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치 Oct 30. 2020

20.10.25의 너에게

가을날의 너에게

오늘은 네가 대전에 오는 날이야.

내가 한사코 서울로 올라간다고 했는데, 이번 주 시험과 회식으로 인해 힘들었을 거라며 네가 내려왔지.

그 말을 들었을 때 네가 나를 많이 배려함을 무척이나 느꼈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었지만, 이건 비밀이야.

대전역에서 유유히 걸어 나오는 우리가 색달랐어.

나도 너도 대전역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서울과는 다소 다른 정취에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시선이 돌아갔어.

누가 봐도 커플이야.

  날씨가 좋아서 가을 기분을 만끽하면서 우리는 한참을 걸었어.

걷다가 걷다가 도착한 카페에서 서로의 복장에 한번 더 놀라고 말았지.

누가 먼저 말한 것도 아닌데 누가 봐도 커플 같이 맞춘듯한 옷차림이었어.

이렇게 종종 통할 때 우리는 서로의 취향의 비슷함을 느끼고 행복해지나 봐.

연신 신기해하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행복해져.

우린 참 잘 통해!
대전 선화동 동은성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네가 찾아낸 맛집을 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어.

오늘의 맛집은 냄비 짬뽕이었어.

사실 나는 별로 큰 기대를 안 했어.

오픈 시간 오 분 전에 도착한 우리는 첫 주문의 영광을 얻을 수 있었고, 빠르게 메뉴를 받을 수 있었지.

맛있는 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잖아.

오늘 나에게는 또 별점 5 점의 맛집이 생겼어.

너는 내가 너무 만족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더라.

나는 너와 함께라서 더 멋있었던 것 같아.

너와 함께한 대전.


맛있는 걸 먹고 나니 어느새 우리가 다시금 헤어져야 할 시간이야.

너와의 시간은 언제나 금방 지나가.

너를 만나기 전의 시간이 마치 느린 마을버스와 같다면, 너를 만나고 나면 ktx를 탄 것만 같아,

얼른 너와 다시 만나는 날이 돌아오면 좋겠어.

우리가 오늘 걷던 그 길들 밤의 공기, 함께 바라보던 풍경, 내 눈에 담긴 너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한 하루야.


매거진의 이전글 20.10.09의 너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