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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의 단비 Nov 18. 2023

삶의 길을 닮은 상추자 올레


4월의 마지막 날 상추자 올레 18-1코스를 걸었다. 이 코스는 총 11.4km에 난이도가 상이라 시작점에 서서 완주하지 못할까 봐 살짝 긴장하고 걱정했다. 주말이라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지만 올레꾼들과 함께라서 안심이 되었다.


추자도는 처음이라 올레 표식인 화살표와 리본을 따라 정식 코스대로 걸었다. 추자 등대와 돈대산 그리고 예초리 기정길에선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쉼 없이 이어져서 숨이 꼴깍 넘어갈 듯 힘들었다. 하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 죽을힘을 다해 신양항 종점까지 걸었다.



추자도는 사람이 살고 있는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4개의 섬과 사람이 살지 않는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12개의 산과 바다로 이뤄진 제법 큰 섬이었다. 우리 동네에서 바라볼 땐 아주 쪼그만 섬이었는데 말이다.


상추자 올레길의 8할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다. 난이도가 왜 상인지 걸으면서 알았다. 힘든 만큼 풍광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워서 지친 발걸음의 위로가 되었다. 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려웠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걸었던 나를 칭찬해 주었다.



나의 삶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의 순간이 있다. 숨이 넘어갈 듯 힘든 순간엔  주위를 둘러보며 쉬어 가자. 발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부신 풍경이 펼쳐질 테니.


길은 나에게 긍정의 힘과 위로를 주는 삶의 배움터다.


출처: 제주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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