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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니체 81일 차 - 아름다운 싸움?

<타란툴라에 대하여 3>

by Homo ludens

[아름다운 자기 극복의 싸움]

차라투스트라는 타란툴라가 우리를 회색빛의 평등으로 이끄는 것에 맞서는 것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양성이 이르는 길은 투쟁에 의한 쟁취의 과정이며, 이 길은 하나의 널찍한 길이 아닌 무수히 많은 좁은 길입니다.

사람은 천 개나 되는 교량과 좁은 길을 걸어 미래를 향해 돌진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들의 적의 속에서 형상과 유령을 만들어낼 줄 아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형상과 유령을 동원하여 서로에 대항하여 최상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

우리는 안전한 길을 택하기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넓은 길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고, 그 끝에서 그들은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우리 앞에 천 개나 되는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길은 시련으로 가득한 좁은 길입니다. 이 길의 끝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습니다. 이 길을 택한 자들이 경쟁해야 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자신입니다. 밧줄과 같이 좁은 길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곧게 나아가는 것은 자신의 두려움과 방심 사이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나친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조급함과 위축감, 그리고 방심으로 인해 생기는 나태함과 집중력 저하는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입니다. 타인과의 전투보다 절대로 쉽지 않은 이 적과 우리는 최상의 전투를 벌여야 합니다.

생 자신은 기둥과 계단의 도움으로 자신을 높이 세우려 한다. 먼 곳을, 복에 겨워하는 아름다움을 내다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기 위해 생은 높이 오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자기 극복을 통해 성장합니다. 인고의 시간은 자신이 걸어온 길의 아름다움을 증명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길을 돌아보고, 주변을 둘러볼 소 있는 여유 있는 상태를 높은 곳이라고 비유합니다. 덩굴이 굽이치듯 힘겹게 벽을 타고 오르는 처절한 생의 전투를 펼치는 모든 과정은 그것이 도달한 곳까지 그려낸 아름다운 벽화로 드러납니다. 생이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은 또 다른 필요가 아니라 그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아름다움 속에조차 싸움과 불평등이, 힘과 그 이상의 힘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그런 자는 여기서 우리에게 더없이 명료한 비유를 들어 가르치고 있다.

덩굴은 벽을 휘감으며 적절한 습기를 찾아내어 자신의 발톱을 내릴 곳을 끊임없이 찾아냅니다. 그것이 벽에 새긴 아름다움은 이곳과 저곳 사이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싸움이 존재했음을 증명합니다. 덩굴이 또 하나의 덩굴을 만나면 둘은 평등하게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고 서로 간섭하는 평화주의적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더 강한 덩굴이 약한 덩굴의 영역을 침범하여 더 강한 힘을 쟁취하고자 합니다. '사이좋게', '조화롭게'라는 예쁘장한 말은 투쟁의 결과로 생긴 일시적 균형상태에 대한 묘사일 뿐, 그 과정에서 생긴 무수한 싸움과 불평등을 도외시하는 것입니다.

벗들이여,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게끔 나를 여기 이 기둥에 단단히 묶어달라! 나는 앙갚음에 대한 욕망의 소용돌이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폐허가 된 신전 기둥 위에 올라 수행하는 성자가 되고 싶다!
1280px-Piero_della_Francesca_042.jpg <채찍질당하는 그리스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ca 1455

차라투스트라는 남을 깎아내리는 원한과 앙갚음을 부정하기 위해 스스로를 기둥에 묶어달라 부탁합니다. 예수가 하늘로 향하는 기둥에 묶여 스스로 채찍질의 고통을 견디듯,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을 삶의 한복판에 고정시키고 모든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타인들의 기준에 따라 평등해지기를 거부하는 대신 받아야 하는 고통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순교자가 아닌 자신의 비극과 고통을 자기완성으로 승화시키는 위버멘쉬가 되고자 합니다. 기둥에 묶인 차라투스트라가 견뎌야 하는 가장 큰 고통은 남들의 조롱과 멸시가 아니라, 스스로 그 고통에 굴복하고자 하는 체념의 유혹입니다. 그는 좁은 길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위버멘쉬로 향하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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