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이유
- 김용기
꽃향기 돼 본 적이 있느냐고
묻지 마라
쉬운 일 아니다
아니다, 어려운 일 아니다
머금은 꽃향기로
누군가를 향하여 날아가라
그까짓 개망초냐고
말하지 마라
다가서서
선입견 없이 그의 향기 느꼈다면
향기롭다는 말
건네라
흔한 꽃 아니라고 토닥거려 주어라
분(憤) 내지 않았으므로
너의 짧은 한 마디
그 인정으로 인하여
꽃대궁 흔드는
개망초의 이유는 충분하였다
휠체어 앉은 사람은
지팡이가 간절하다는 걸 아느냐
아장아장 걷는 아이조차 부러움이다
오늘 아직 한 뼘 남았다
이 저녁 외로운 누군가에게
다가가라
소리 없이 손을 잡아 주었다면
예쁜 꽃이리라
그윽한 꽃 향기리라
그가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