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퀴
- 김용기
달아나면 쫓아가고
뒤돌아보면 어느새 등 뒤
앞서 가거나
바람 빠진 앞바퀴를 두고
못 본체 한 적은 없다
다르다
그래도 포개면
닮지 않은 것 없는 뒷바퀴는
자전거 앞바퀴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그림자다
변하는 세월을 따라
장식품이 됐다는 비아냥도
감수하지만
앞바퀴 버팀목이라는 자부심은
긍지였다
말 같잖은 비유라며
여기까지 참고 산 것에 대하여
애쓴 공(功) 갚으라는 아내가
불쑥 손을 내밀었을 때
목울대 침 넘어가는 소리는
종손에게 천둥이었다
앞바퀴 구동이 대세지만
뒷바퀴의 판단은 신속했다
역린은 미련한 짓
설거지 청소는 기본인 세상에
공손(恭遜)은 필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