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기 Dec 10. 2024

장례식장 소묘

- 요즘 그 한 쪽

장례식장 소묘


- 김용기



문상객들은

헌화부터 쭈뼛거렸다

이렇게 놓을지 저렇게 놓을지

그러다가 맘먹은 대로 놓는 듯했다


상주와 절을 의무로 생각했지만

어림없는 일

고인께 예를 표한 후

상주 쪽으로 몸을 비틀었을 때

잽싸게 앞으로 나서며

손을 내미는 상주의 의도가 읽혔다


그러다가 고인에 대해 주고받는

이러저러한 대화

묻는 사람도 대답하는 상주도

어정쩡한 걸 알아챈

AI 방송처럼 뻔한 반복이었다

돌아서면 서로 기억 못하는

묘한 질문 모본이 책에 있었다


울다가 웃는

웬만한 상갓집 기적 같은 하루는

빵뜰처럼 비슷했다

상주들의 눈은

늦은 밤 뒤집힌 부의함에 있다는 걸

애 빼고 대부분 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