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으로 전원
급성충수염 치료 끝, 다시 재활 시작!
지난 PEG교체 건과 관련한 퇴원 조치는 늘 다니던 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님이 입원장을 내어주면서 무사히 끝났다. 1박 2일의 입원. 그동안 엄마는 PEG를 교체하고 피검사를 비롯해 뇌 CT를 찍는 등 몇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Very good!
이틀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혹여 컨디션이 쳐질까 싶어 퇴원 전 영양수액을 맞아서인지 엄마의 상태는 꽤나 안정적이었다. 피검사 결과도 뇌 CT 결과도 좋았다.
작년 10월이 넘어서면서부터 어느 정도 내과적으로 안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잠시, 갑작스레 미열이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그걸 잡느라 주춤 데다가 전원을 미룬 게 어느덧 해가 바뀌어 버렸다. 이젠 본격적으로 재활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았다. 입춘을 기다려 옮길 병원을 찾기 위해 다시 여러 군데 전화를 돌렸다. 여전히 소변에서 VRE가 나오고 있기에 엄마가 갈 수 있는 재활병원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재활이 가능한 요양병원도 후보군에 넣기로 했다. 그리고 요양병원 중 보호자들의 평이 가장 좋았던 곳으로 엄마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번엔 부담스러운 간병비 대비 사람마다 간병의 질에 편차가 매우 큰 개인 간병과 공동간병을 병행해 보기로 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개인 간병사분을 두고 그 외 시간엔 공동간병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엄마의 돌봄에 있어 돈을 고려 요소에 넣어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만약 그렇게 해 보고 엄마의 상태가 나빠진다면 다시 개인간병으로 바꿔야지. 다행히도 설연휴 바로 전날 병원을 옮길 수 있으니 연휴기간 동안에 내가 엄마와 함께 있으면서 엄마의 새 병원 적응을 돕고 그 참에 병원 시스템과 상태도 체크해 보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은 대망의 전원의 날.
생각보다 개방적인 분위기다. 1층은 면회 중인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내가 가장 관심 깊게 보았던 병실. 간호사실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어 가래 끓는 소리가 들릴만큼이라 일단 마음이 놓였다.
엄마의 주치의는 신경과 선생님이었는데 그분에게 엄마의 그간 병력에 대해 설명드리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엄마의 상태가 나빠진다면 바로 상급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가버렸다. 저녁 7시가 다 되어 피딩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하고 친정집으로 돌아왔는데(주간 간병만 하고) 어젯밤 늦게 차를 끌고 내려온 데다 병원 전원으로 긴장을 했던 모양인지 피로와 졸음이 쏟아지는데도 어쩐지 마음이 불안했다. 새로운 병원으로 옮긴 거니까 이 불안은 당연한 것일 텐데... 내일 아침 다시 엄마에게 가 볼 테니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마음이 이 모양인 건 어쩔 수가 없다.
엄마, 새 병원에서 잘 적응하고 열심히 재활도 받아보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