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벚꽃

봄 속으로 들어가다

by 고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아파트 단지에는 오래된 수목이 자라고 있다. 조경수라고 보기엔 너무 웅장해서 그 높이가 아파트 10층에 다다른다. 서울숲처럼 의도적으로 수목공간을 만든 것도 아닌데 세월이라는 시간에 기대어 나무들은 풍성하게 우거져 자랐다. 큰길 건너 오래된 주공아파트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벚꽃 명소이다. 조경수로 심어진 벚꽃이 정말 흐드러지게 피어올라 오래돼 낡고 볼품없어진 아파트를 낭만스럽게 만들어준다.


우리 단지에는 벚꽃은 가로수로 연이어져 있지는 않지만 듬성듬성 나무가 있는 곳은 각 장소마다의 개성과 특색을 뽐내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앞에 자리한 나무는 내가 책가방 메고 학교를 가던 때의 모습 상기시켜 준다. 아무 고민과 스트레스가 없었던 철도 없고 생각도 없던 그때로.


봄을 알리는 초록과 핑크빛은 단지 앞에 있는 빌딩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을 밖으로 끌어내어 산책을 하게 만든다. 흐드러진 벚꽃이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즘 퇴근하고 저녁 먹고 가족들과 산책을 나온다. 지난겨울의 추위와 불편함은 잊은 채 오래된 아파트가 숨겨왔던 매력을 깨닫고 다시 이곳에서 잘 살아보자 마음을 다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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