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시작부터 정신없다
시험이 있고 괜히 맨날 먹는 부모님과의 식사가 부담스럽고 쓸데없이 절에라도 한번 가볼까 고민도 해보는...
그리고 나는 518을 맞는다
지난 10년, 내 인생에 416을 보내지 못하듯이
지난 40년, 나는 그렇게 518을 끌어안지도, 놓지도 못하고 또 이렇게 창가에 선다
선생님하고 부르는 내 아이들을 보면서 416은 더 깊고 진하게 새겨진다, 해마다.
그리고 그때 전하지 못해 자꾸만 날 침몰시키는 언어가 연습장에 몇발자욱 걷다가 흩어지고 또 힘겹게 걷다가 스러진다.
이제 518.
충장로 아래 북동에서 살았기에 더 뜨겁고, 차갑게 기록된 세글자 518.
버릇처럼 5월이면,18일을 앞에 두면,
흔들리는 창을 바라보며 함께 너울댄다.
이제 다시 5월.
그날을 맞을 나는.
조금은 덜 서걱대며 흔들리는 창을
조금은 덜 거칠게 잡아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