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을 정리해보면,
그녀는 그 아름다움의 정도가 지나쳤고
적당히 이기적이였으며,
쓸데없는 배려심이 넘쳤다고 한다.
바로는 그런 시연을 좋아했다.
"너 답다"
오늘도 그녀는 급작스레 보자고 했다.
바로에게는 그렇게 낯선 상황은 아니였다.
시연은 약속을 따로 정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를 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바로의 엉덩이는 가벼웠다.
그런 그의 모습을 시연은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도 마음을 열기에 적당했고,
둘은 사이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다만, 그 사이를 정의하진 않았다.
“너와 사귀진 못할 것 같아”
시연은 확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연은 바로를 좋아했다.
모순적이지만, 그 감정에 거짓은 없었다.
사실 바로도 또한
처음에는 그러했다.
하지만 , 시연이 물어본 순간
이러한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나는 너와 사귀려고 해“
시연은 확고하게 말을 했음에도,
바로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것을 보고
그가 편해졌다.
그렇기에 이대로 남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았다.
말이 잘 통했고, 낭만을 추구하는 점이
두사람은 닮아있었다.
서로에게 “감기는” 것은 그리 이상한일은 아니였다.
다만, 이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터였다.
그 둘은 알고 있었고,
시연은 바로가, 바로는 시연이
상처 받지 않길 바랬다.
돌이킬 수 없는 선을 간간히 넘어왔지만,
완전히 넘어가게 되면
더 이상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둘은 생각했다.
필연과는 달리 우연의 주술적인 힘으로,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단지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겹쳐졌을 뿐이였다.
바로와 시연의 사랑법은 닮아있었지만 ,
분명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