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으로 고통받는 당신에게>
하얗게 찰방거리는 소금 호수를 걸으며,
기울어가는 시간에 기대 온 주변이 빨갛게 물들어가는 비현실적인 풍광을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애초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는 전혀 다른 심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반짝거리는 호기심으로 드넓은 세상을 정처 없이 걷고 그렇게 만나게 될 우연 속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자꾸만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끊어내거나 떨쳐낼 수 없는 끈질김으로 나를 놓아주지 않는 지독한 감정 속으로 또다시 끌려 들어가고 말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외로움의 근원은 어디인가?”
“이 감정이 어디서 시작됐고 어떻게 해야 끝이 나는가?”
지금 이 순간을 누군가와 함께한다 하여 이 공허함이 사라질 수 있을까? 단순히 형이하학적인 동질성을 갖는다 하여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될 수 있는가?
결국 인간이 가진 외로움은 상대에게서 나를 요구하는 지독한 이기주의라는 생각을 했다.
굳건히 똬리를 틀고 앉아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타인에게서 나를 찾는 허무맹랑한 감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나 보다.
타인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상대에게서 나를 찾을 수도 없기에 감정적 유대 관계가 깊은 가족이라도 이 지독한 외로움의 뿌리를 끊어낼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외로움은 옆에 사람이 있다 하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서 나를 찾아낼 때 흐려지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이 항상 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