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향기 / 20회 야반도주

장편소설

by 가야

20회 야반도주


날씨는 하루가 다르게 추워졌다. 새벽에 일어나면 길에는 서리와 함께 가녀린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변화무쌍한 산골 날씨는 가늠하기 힘들다. 갑자기 날이 추워 눈이라도 일찍 내리는 날이면 밭에 있는 무나 배추가 얼까 봐 노심초사하던 엄마가 드디어 결단을 내리셨다.


어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밭에서 거둬 마당에 쌓아놓은 무와 배추를 작은어머니 두 분과 어머니는 다듬고 반으로 갈라 소금에 절여 놓고, 무와 파, 갓과 미나리를 다듬어 냇가에서 씻어오셨다.


할머니가 동생을 보니 나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 할머니가 우리와 함께 사시면 오늘처럼 내가 동생을 보는 일은 없고 이렇게 편하고 좋을 텐데. 왜 할머니는 우리와 함께 살지 않는지 모른다.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언니는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연신 생글거리며 깨를 볶는다.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은 나는 고구마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 난데없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따라 고양이 울음소리가 이상하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맞춰 갑자기 언니가 아랫배를 감싸 쥐며 발을 동동거린다.


“아이고 오줌마려. 나 얼른 오줌 누고 올 테니 깨 타지 않게 젖고 있어.”


나무 주걱을 내게 건네주며 언니가 말했다.


“싫어!”


“야옹야옹”


이상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계속되고, 언니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른다.


“괭이 울음소리 되게 요상하다 그치, 언니?”


내가 정지문을 열고 고양이 울음소리를 좇아 기웃거리자, 언니가 더 이상 오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어쩔 줄을 모른다.


“야, 나 시방 오줌 옷에다 쌀 것 같아. 금방 올 테니 쪼끔만 젖고 있어라. 응?”


“참말로 금방 올 거지?”


거듭 다짐을 한 뒤 못 이기는 체 언니에게서 나무 주걱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내심 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소한 깨를 훔쳐 먹기 위해서였다. 언니가 정지문을 나서기 무섭게 나는 주걱으로 깨를 퍼 입안에 넣었다. 너무나 뜨거워 입천장이 화끈거린다. 그렇지만 고소한 깨를 씹는 맛에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한 가지 이상한 일은 언니가 나가자마자 고양이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는 것이다. 약속대로 곧 돌아온 언니는 뭣이 그리 좋은지 연신 싱글거린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언니는 엄마에게 호되게 꾸중을 들어야만 했다. 언니가 변소에 다녀온 사이 알맞게 볶아야 할 참깨가 그만 까맣게 타버렸기 때문이었다.


“니가 정신이 있는 년이냐, 없는 년이냐? 응, 그래, 저 어린것을 보고 깨를 볶으라고 그러고 그 새를 못 참고 뒷간을 다녀와? 시킬 것을 시켜야지, 이 귀한 깨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았으니, 김장은 이제 뭘로 할래?”


엄마는 까맣게 타버린 깨를 주걱으로 이리저리 뒤적거리고는 언니의 어깨를 사정없이 내려쳤다.


“엄마! 잘못했어.”


잘못은 내가 했는데 언니만 혼나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 나는 울면서 엄마를 향해 두 손을 비벼댄다.


“꼴도 보기 싫으니까, 둘 다 당장 나가!”


엄마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언니가 나를 흘겨보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주먹을 들어 보였다. 바로 그 순간, 이상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언니가 화들짝 놀라며 흘낏 엄마의 눈치를 살핀다. 언니가 정지문을 나서려는 순간 엄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순자, 너 당장 이리 못 와!”


“왜에?”


여전히 고양이 울음소리는 계속되었다. 언니는 정지문을 잡고 서서 퉁명스럽게 묻는다.


“너 시방 어디 가냐?”


“진자네 집에.......”


언니가 말꼬리를 흐린다. 엄마가 정지문을 잡은 언니의 손을 낚아채며 정지 안으로 끌어들였다.


“내가 이놈의 가시내 땜에 못 살아! 너 바른대로 대지 못해?”


도랑 옆에서 울던 고양이가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울타리 밑에서 울고 있다. 엄마가 고양이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고 언니의 어깨를 사정없이 내려치며 묻는다.


“저놈이 시방 누구냐?”


“저놈이라니?”


잔뜩 긴장한 언니가 두려움에 가득한 눈빛으로 엄마에게 되묻는다.


“얼레, 이게 나를 영 암것도 모르는 병신으로 아네. 저거 인 괭이지?”


“인 괭이가 뭔데?”


거의 울 듯한 표정의 언니가 눈치 없이 울고 있는 고양이 쪽을 흘낏 바라보며 말했다.


“저놈의 고양이는 왜 남의 집 울타리 밑에 와서 울고 난리야!”


“저기서 괭이 소리 내는 놈이 대체 누구냐!”


엄마가 함지박 가득 한 구정물을 울타리 쪽으로 끼얹으며 벽력같이 소리를 내 질렀다.


“앗! 차거.”


뜻밖에 울타리 밑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후닥닥거리며 뛰어 도망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래도 바른대로 대지 못할래? 저놈이 누군지 바른대로 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이마 빼기에 쇠똥도 안 벗겨진 풍신 난 것이 벌써부터 남자를 만나?”


엄마의 그 말을 듣고 보니 얼마 전부터 이상한 고양이 소리가 들리곤 했다. 맞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언니가 공연히 생글거리고 다니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즈음부터였다. 어째 고양이 우는 소리가 이상하다 했더니. 엄마는 어떻게 그런 사실을 귀신같이 알아냈을까? 나는 그런 엄마가 마냥 신기할 뿐이다.


“느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아봐. 당장 가위로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버리지 그냥 둘 줄 알아. 내가 미친년이지. 이런 년을 중학교에 보내려고 했으니. 아나! 중학교. 될성부른 나무는 어릴 때부터 알아본다고 싹수가 노란 너 같은 년을 가르쳐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너도 이순이 따라 서울 공장에 가서 일찌감치 돈이나 벌어와! 우리도 니 덕에 다리 좀 뻗고 편하게 좀 살아보자.”


중학교에 안 보낸다는 말에 언니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방울방울 뺨 위로 떨어져 내린다. 언니의 그런 모습을 보니까 덩달아 나까지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언니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과 투쟁이 있었는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언니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나중에 절대로 중학교 같은 데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일도 있었다.


“그래도 저년 중학교는 가고 싶은가 벼. 아까 그놈 누구냐? 바른대로 얘기하면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줄 테니께 어서 대.”


언니의 눈물을 보고 엄마가 많이 누그러진 소리로 말한다.


“누군지 말하면 정말 나 중학교 보내 줄 거야?”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언니가 묻는다.


“그래, 그러니 누군지 어서 말해봐!”


“......”


그러나 언니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엄마가 화를 내다 달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더 이상 버티는 게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던지 언니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엄마가 넋두리처럼 말했다.


“선동이가 느 성한테 몰래 편지 보낸 걸 눈치채고 아무 죄 없는 네 성 니 아버지한테 얼마나 혼났는지 너 그새 잃어버렸냐?”


선동이 아저씨란 엄마의 말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엄마를 바라본다.


“따지고 보면 니 성은 편지 받은 죄 밖에 없었는데도 네 아버지가 남 보기 창피하다고 니 성한테 뭐라고 나무라대? 그래도 선동이가 자꾸만 편지를 보내니까 급히 서둘러 흉악한 촌구석으로 시집보낸 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내 속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지는데, 너는 그 새 그 일을 잊어버렸냐고?”


엄마의 그 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선동 아저씨와 큰언니와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작은언니 지금도 여전히 이쁘니?라는 말에 화가 나 선동 아저씨를 미워했었다. 선동이 아저씨한테 미안해진다.


엄마의 득달같은 성화에 결국 언니는 가짜 고양이가 누구인지 실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짜 고양이는 선동 아저씨의 동생 찬호 오빠로 밝혀졌다.


“이 일은 너하고 나하고만 알고 없었던 일로 하자. 알겠지?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 있으면 그땐 너 죽고 나 죽을 테니 잘 알아서 처신하고, 알았지?”


언니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김장은 장장 이틀에 걸쳐 계속되었다. 두 작은어머니와 함께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를 이 항아리에서 저 항아리로 옮기느라 엄마는 밤을 꼬박 지새우셨다. 다음날 새벽 날이 밝기 무섭게 항아리에서 알맞게 절인 배추는 아버지와 두 작은아버지가 지게로 냇가로 날랐다. 두 작은어머니는 살얼음이 진 냇물에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배추를 씻어 커다란 광주리에 빙 둘러가며 차곡차곡 엎어놓았다. 물이 빠진 배추는 다시 집으로 날라졌다.


할머니와 엄마는 무를 채 썰어 대야에 담고 절구에 마늘과 생강을 다지고, 찹쌀풀을 끓였다. 냇가에서 깨끗이 씻어온 파며 미나리, 갓, 등을 숭숭 썰어 배추 속을 만든다. 김치 사이사이에 넣을 납작하게 썰어놓은 무가 광주리에 가득하다. 작은어머니가 배추 꼬랑지 한 개를 내 손에 들려줬다. 배추 꼬랑지는 무보다 단단하며 고소하다.


“배추가 달아서 올 김장은 맛있겠구나.”


할머니가 배추 속잎을 하나 뜯어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구덩이를 깊게 파 무를 묻고 찬바람과 눈비를 막기 위해 그 위에 짚으로 움막을 짓고 거적으로 문까지 해 달았다.


일 년 중 이맘때가 제일 좋다. 사방에 먹을 것이 가득하고, 크고 작은 대소사로 사람들의 왕래도 빈번해 명절 때처럼 흰쌀밥에 생선이나 고깃국을 먹을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미친 아줌마가 낳은 아기의 두 이렛날이라며 아줌마가 이웃에 백설기를 돌렸다.


참,

아기의 이름은 팔용이라고 지었단다.


박팔용(朴八龍) 엄마의 말에 의하면 양악 댁 아줌마가 올봄 태몽 비슷한 꿈을 꾸었는데, 그때 꾼 꿈이 호랑이 꿈이란다. 양악 댁이 호랑이 꿈을 꾼 것은 산신령이 아기를 점지해준 것이 아니었겠느냐고 엄마는 그러셨다. 그러면서도 엄마는 가까운 친척의 경우 태몽을 대신 꿔주기도 하지만 아무 상관이 없는 남의 태몽을 꾼 일은 희한한 일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침 일찍 올라오신 두 작은아버지와 아버지가 마당에서 짚으로 이엉을 엮는다. 가지런히 간추린 짚을 앞뒤로 돌려가며 단단히 엮어 일정한 길이가 되면 동그랗게 말아 마당 한쪽에 세워놓고, 다시 엮기를 반복해 지붕 전체를 덮을 만큼 넉넉한 양의 이엉을 엮어 놓았다. 그런 다음 지붕 윗부분을 덮을 용마루를 엮는다. 마지막으로 맨 위를 덮는 용마루는 지금까지 한쪽으로 엮는 것과는 달리 좌우 양쪽으로 번갈아 엮어나간다. 지붕에 꼭 맞게 엮은 용마루는 아름답다. 이제 지붕에 얹을 이엉과 용마루는 다 만들었다.


지붕 끝에 사다리를 놓고 작은아버지들이 지붕 위로 올라갔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을 하며 작은아버지들은 쇠스랑으로 헌 짚을 걷어내 마당으로 던진다. 비와 햇빛에 빛이 바랜 이엉은 지난 한 해 맡은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그 생을 끝내려는 것이다. 겉 짚은 잿빛으로 바랬지만 그 속에 있는 짚은 까맣게 썩어있다. 썩은 짚더미 속에서 굼벵이가 꿈틀거리며 처마 끝에서 뚝뚝 떨어진다. 그렇게 걷어낸 짚은 텃밭 한쪽 거름더미에 수북하게 쌓아놓았다.


헌 짚을 걷어 낸 자리에 새로 엮은 이엉을 얹고 마지막으로 용마루로 마감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엉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새끼줄로 단단히 묶어 놓았다. 잿빛으로 칙칙하던 초가지붕이 말끔하게 단장되어 새집이 되었다. 마당에 서서 새로 이은 초가지붕을 바라보는 엄마와 아버지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늦가을 하루는 긴 겨울을 준비하기엔 너무나 짧다. 이제 문 창호지를 새로 발라야 한다. 군데군데 얼룩이 지고 찢어진 헌 문 종이를 떼어내고, 잘 떨어지지 않는 창호지는 물에 불려 깨끗이 씻어 햇볕에 바싹 말렸다. 그런 다음 새 창호지를 문 크기에 맞게 자른 뒤 풀을 발라 곱게 펴 발랐다. 손이 많이 닿는 곳에는 언니가 국화꽃 이파리를 예쁘게 덧붙여 한껏 모양을 냈다. 다 바른 창호지에 엄마가 입으로 물을 품어 그늘에 다시 말린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쭈글쭈글하던 창호지는 탱탱하게 펴져 손가락으로 튀겨보면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난다.


지붕도 새로 이고, 문종이까지 새로 붙이니 새집이 되었다.


언니는 요즘 얼마 안 있어 중학생이 된다는 설렘보다 학교를 졸업하면 뿔뿔이 헤어질 친구들 생각에 심란하다. 언니가 단짝처럼 붙어 다니는 진자 언니는 전주로 유학 가고 중학교에 진학할 형편이 못 되는 이순 언니는 언니를 따라 서울 공장으로 갈 것이다. 언니만 안성장터에 남게 되었다. 남녀공학인 언니네 반에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여자들은 언니까지 합해 세 명에 불과했다.


“남의 집에 시집가면 그만인 가시나를 뭐 할라고 중학교에 보낼라고 그란 대요? 누님은 돈도 쌨소. 지 이름이나 쓸 줄 알면 됐지.”


언니가 중학교에 간다는 말을 듣고 외삼촌이 한 말이다. 때문에 언니는 요즘 외삼촌 그림자만 얼씬거려도 꼴도 보기 싫다며 피했다.


언니는 친구들과 방명록을 돌려쓰고,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진자 언니가 유학 간다며 어찌나 뻐기는지, 언니는 눈꼴이 시어 못 볼 정도라며 엄마에게 진자 언니처럼 전주로 유학을 보내 달라고 했다가 엄마한테 혼만 났다.


“시끄러, 안성 중학교가 어때서? 중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는 애들이 수두룩한 판국에 그걸 시방 말이라고 하냐, 보자 보자 하니께 양양이가 났네, 시방.”


이별의 아쉬움이 크긴 큰 모양이다. 하기야 꼬박 13년을 눈만 뜨면 보던 소꿉친구들이었다. 세 언니는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며 우리 집에서 팔뚝에 먹물 실뜨기를 하기로 했다. 평소 그렇게도 무시하던 이순 언니를 진자 언니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친구로 인정해 주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그동안 진자 언니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이순 언니를 무시했고 마주치는 것조차 꺼려했었다. 물론 세 사람이 모일 때 힘든 일이나 잔심부름은 언제나 이순 언니가 도맡았다.


그 모든 일이 미안해서였을까? 진자 언니의 선심에 이순 언니가 감지덕지했음은 물론이다. 실을 꿴 바늘에 먹물을 흠뻑 묻힌 뒤 서로의 팔목 안쪽 살갗을 꼬집듯 잡고 바늘로 꿰매듯 뜨는 것이다. 엄청 아플 텐데, 세 언니는 영원한 우정을 위해 그런 아픔쯤은 기꺼이 참을 수 있다는 듯 결연한 표정이었다. 살을 바늘이 뚫고 나갈 때 세 언니는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고 고개까지 돌린다. 가장 윗줄은 진자 언니가, 그다음은 우리 언니, 세 번째 줄은 이순 언니 순서로 먹물을 뜨기로 했다.


집이 떠나갈 듯 비명을 지르고 허리를 쥐고 깔깔거리더니 세 언니의 팔뚝에 한일자 하나씩 새겨졌다. 맨 마지막으로 실에 먹물을 듬뿍 묻힌 바늘을 든 이순 언니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진자 언니의 팔을 쥐고 눈을 질끈 감고서 꾹 찔렀다.


“아야, 아파라. 야, 삐뚤어졌잖아!”


두 언니는 이순이를 끼워주는 게 아닌데 괜히 끼워주었다고 투덜거린다. 내가 듣기에도 민망한 핀잔을 들으면서도 이순 언니는 웃고 있다.


“독한 것들. 아프라고 바늘로 생살을 찔렀는데 그럼 안 아플 줄 알았냐? 그 숭(흉)은 죽을 때까지 안 없어질 건데, 앞으로 어디 가서 팔을 어떻게 내놓고 살래?”


그날 밤 밤새도록 먹물 뜬 팔이 욱신거리고 쑤신다며 몸을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는 언니를 보고 엄마가 한 말이었다.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는 일요일 아침부터 집안은 온통 콩 삶는 냄새로 가득하다. 아침부터 콩을 삶느라 내내 아궁이에 불을 지핀 까닭에 온 방이 쩔쩔 끓고 있다.


따뜻한 방에 다리를 뻗고 앉아 언니는 털실을 감고 있다. 오빠는 구슬을 손에 쥐고 흔들다가 양손에 나누어 쥐며 나를 빤히 바라본다. 나는 오빠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 나서 홀이라고 소리쳤다. 오빠가 오른손을 활짝 펼쳐 보이며 홀짝홀짝하며 구슬을 센다. 그러나 구슬은 여섯 개로 짝이다.


“자, 내가 이겼지.”


의기양양한 표정의 오빠가 내기에 건 구슬을 자신의 앞에 가져간다. 그리고는 다시 양손에 나뉘어 있던 구슬을 섞어 흔들더니 구슬을 양손에 나눠 쥐었다.


“자, 이번은?”


오빠가 내 눈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내 구슬은 달랑 한 개 남았다. 쌈치기를 시작할 때 오빠가 준 10 개중 다 잃고 한 개만 남은 것이다.


“홀!”


나는 마지막 구슬을 홀에 걸었다. 오빠가 오른손을 짝 펼쳐 보이자, 두 개의 구슬이 나를 바라보며 조롱하듯 웃는다.


“아싸! 이번에도 오빠가 이겼지!”


“나, 이제 고만할래.”


너무 뜨거워 엉덩이가 타버릴 것 같은 방바닥에 벌렁 누우며 말했다.


“그러지 말고 딱 한 번만 더 하자. 응? 이번엔 내가 진짜로 져 줄게.”


오빠가 누워있는 나를 잡아끌며 말한다.


“싫어, 안 해. 맨 날 맨 날 오빠만 따고 나는 잃기만 하고. 재미없단 말이야.”


“그럼 우리 딱지치기하자.”


비가 내려 밖에 나가지 못한 오빠는 자꾸만 날 보고 같이 놀잖다. 그러나 오빠와 하는 놀이란 구슬치기나 딱지치기 계급 놀이 등 남자애들 놀이라 재미가 없다. 물론 재미없기로 치자면 오빠가 더하겠지만, 그래도 혼자 노는 것보다 나은지 자꾸만 딱지를 치잖다.


“그럼 오빠 우리 실뜨기하자?”


벌떡 일어나며 내가 말하자, 오빠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실뜨기만큼은 오빠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서랍에서 실패를 꺼내 실뜨기하기 좋을 정도로 실을 자른다. 그런 다음 실 양 끝을 묶고 양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걸쳐놓았다. 오빠가 먼저 별을 만들었다. 다음에 내가 비행기를 만들고, 다시 오빠가 지게를 만들고 한참을 그렇게 서로 실을 주고받다가 실이 엉켜버렸다. 한참 동안 엉킨 실을 푼 오빠가 실 톱질을 하잖다. 오빠가 한쪽 실을 잡고 내가 그 반대쪽 실을 잡고 잡아당기기를 반복하면 톱질을 하는 것 같다.


언니는 대바늘을 들고 빨간 털실로 벙어리장갑을 뜨고 있다. 언니의 말에 의하면 벙어리장갑 세 개를 똑같이 떠서 실뜨기한 기념으로 삼총사가 하나씩 나눠 가질 거란다.


언니는 지난번 인 고양이 사건 이후 달라졌다. 얼굴에 생글거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늘 화가 난 사람처럼 시무룩하다. 물론, 엄마에게 구정물 벼락을 맞은 가짜 고양이도 두 번 다시 오지 않았다. 엄마가 언니를 불렀다. 언니가 부엌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메주콩과 동치미를 한 대접씩 들고 온다.


“엄마가 따뜻할 때 먹어 보래.”


오빠와 나는 콩 앞으로 다가앉았다. 아직도 뜨거운 콩 한 숟가락을 떠 입에 넣는다. 우리는 메주콩 한 대접을 순식간에 비웠다. 조금 더 가져오라는 오빠의 말에 빈 대접을 들고 마루로 나선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어느새 진눈깨비로 변했다. 함박눈은 아니었지만, 첫눈이 분명했다.


나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언니 오빠에게 소리로 말했다.


“오빠! 눈 온다.”


“어디?”


오빠가 방문을 활짝 열고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저게 눈이냐? 진눈깨비지,”


“아무튼 눈은 눈이잖아!”


오빠는 방문을 도로 닫아버렸다. 나는 마루에 서서 한동안 흩뿌리는 진눈깨비를 바라본다. 진눈깨비는 외삼촌처럼 성질이 무척 급한가 보다. 뭐가 그리도 바쁜지 질퍽거리는 땅에 곤두박질치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바보야! 쫌 천천히 내려와. 그럼 되잖아!”


오빠에게 또 혼날까 봐 진눈깨비만 들을 수 있도록 속삭인다. 그러나 진눈깨비는 엎어질 듯 꼬꾸라질 듯 그렇게 바삐 질퍽거리는 땅바닥에 떨어져 물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오빠한테 콩 많이 먹으면 설사한다고 쪼금만 먹으라고 해라. 날도 궂은데 점심때 밀수제비 해 먹게 네 언니 보고 나와서 감자나 몇 개 긁으라고 해라.”


가마솥 삶은 콩을 바가지로 퍼 함박에 담으면서 엄마가 말했다. 오빠가 시킨 일이라면 엄마는 두 말도 하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언니나 내가 콩을 더 먹고 싶다고 했다면 아마 엄마는 소리를 꽥 질렀을 것이다.


“언니, 엄마가 점심때 밀수제비 해 먹는다고 얼른 나와서 감자 긁으래.”


콩 대접을 방바닥에 내려놓으며 하는 내 말에 언니의 안색이 달라진다. 언니는 감자 긁는 일을 최고로 싫어한다. 하기야 지겹기도 할 것이다. 하루 세끼 음식에 감자는 빠질 때가 없었고, 그 감자를 긁는 일은 언니 일이기 때문이다. 언니는 툴툴거리며 커다란 자주감자를 함박 가득 담아놓고 몽당 숟가락으로 벅벅 긁는다. 그러면 감자 물이 사방으로 튀어 언니의 얼굴엔 하얀 점으로 가득하다.


“참말로 엄마가 점심때 밀수제비 끓인대?”


언니와 반대로 오빠의 얼굴은 환해진다. 오빠는 유난히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밀로 만든 수제비나 국수는 부드러워 저절로 입에 넣기 무섭게 넘어간다. 하지만 밀기울로 만든 수제비는 거무튀튀해 보기도 별로 좋지 않지만 먹을 때도 꺼끌꺼끌한 것이 목에 걸릴 것 같다.


“덕이 너 내년에 학교 들어가면 그때부터 감자는 네가 긁어!”


언니가 어찌나 감자를 세게 긁었던지 살이 많이 깎여나간다. 그것을 본 엄마가 언니의 어깨를 사정없이 내려쳤다. 엄마는 하얀 살이 두툼한 감자 껍질을 언니 코앞으로 들이대며 말한다.


“이놈의 가시나! 감자 좀 긁으랬더니 아까운 살을 다 삐져내고 자빠졌네. 껍질만 살짝 긁어야지 누가 살까지 다 삐져내래, 이리 줘봐.”


엄마가 익숙하게 껍질만 살짝 벗긴 감자를 언니의 얼굴 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이렇게 긁으란 말이야, 눈구멍이 있으면 똑똑히 봐.”


엄마가 빈 함박을 내밀며 말했다.


“너는 장꽝에 가서 밀가루나 좀 퍼 오고.”


엄마가 그런 중요한 일을 나한테 시킨 것은 처음이었다.


“밀가루가 어딨는데?”


“장 단지 뒤에 있지 어디 있어. 여태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 사방에다 흘려놓지 말고 조심해서 퍼와.”


“알았어. 근데 얼마만큼 퍼와?”


“단지 안에 사발이 들어 있으니께 그걸로 수북하게 세 사발만 퍼.”


나는 아버지가 손수 만든 함박에 눈처럼 흰 밀가루를 세 사발을 조심스럽게 퍼냈다.


“다 펐으면 손으로 다독거려 안 떠낸 것처럼 해놓고.”


엄마의 말에 움푹 파인 곳을 다독거려 편편하고 고르게 해 놓았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사발을 밀가루 위에 살그머니 올려놓고 단지 뚜껑을 덮었다.


“엄마, 밀가루 퍼왔어.”


밀가루가 든 함박을 내밀자 엄마는 칭찬 대신 잔소리부터 한다.


“밀가루 하나도 안 흘렸지?”


“응, 하나도 안 흘렸어.”


“밀가루 다독거려놓았고?”


“응, 다독다독해 놨어.”


“밀가루 쪼께 퍼 오라니까 밀가루를 온몸에 칠갑을 했네, 그래 가꼬 앞으로 일 해 먹고살겠다. 가마솥에 따뜻한 물 한 바가지 떠다 손 깨끗하게 씻고 방에 가서 동생 깨면 보고 있어.”


조심을 한다고 했지만 마루에 있는 색경을 보니 얼굴은 물론 머리카락에도 밀가루가 묻어있다. 혼자서 딱지놀이를 하던 오빠가 슬그머니 일어나 정지로 나간다.


오빠는 밀가루 반죽을 아궁이에 구워 먹으려는 것이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 구우면 담백하고 고소하며 베어 먹는 소리까지도 맛이 있다.


정지의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려 방 안에 있을 수가 없다. 곤히 잠든 동생을 흘낏 쳐다보고 신발을 끌고 정지로 간다. 내 짐작대로 오빠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고 있었다. 아궁이 앞에는 언니가 쪼그리고 앉아 콩깍지를 때고 있다. 타닥타닥 요란한 소리를 내며 콩깍지가 타들어 간다. 보나 마나 언니는 아궁이 속에 감자 몇 개 넣어놓았을 것이다.


“오빠 뭐해?”


나는 짐짓 딴청을 피우고 정지 안으로 들어서며 오빠에게 묻는다.


“저놈의 가시나 동생 깨나 보고 있으랑게 그새를 못 참고 또 끄질러 나왔네.”


“엄마, 나도 줘.”


엄마의 질책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막무가내로 밀가루 반죽을 조금 떼어달라며 조른다.


“내가 못 살아, 이래서 얘들 보는 앞에서 찬물도 못 먹는다니께, 자, 옷 버리지 말고”


엄마는 마지못해 함박에 치대던 밀가루 반죽을 아주 조금 떼어 준다.


“애걔, 요렇게 쪼끔?”


오빠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밀가루 반죽을 손에 쥐고 마땅찮은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본다.


“왜, 싫어? 그럼 인내, 수제비나 끓여 먹게.”


엄마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얼른 반죽 덩어리를 등 뒤로 감춘다.


“엄마, 어따 구워?”


반죽을 얇게 편 오빠가 엄마를 보며 물었다. 엄마가 행주로 부뚜막을 깨끗이 훔쳐냈다.


“이리 줘봐라. 부뚜막이 뜨거운 게 여기다 펴놓으면 잘 익을 거다.”


엄마는 오빠가 얇게 편 반죽을 부뚜막 위에 올려놓았다. 곧이어 가마솥에서 물이 끓는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솟아오른다. 엄마가 솥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김 때문에 엄마와 오빠가 잠시 사라졌다.


“와! 연기다.”


“저게 연기냐? 김이지.”


오빠가 핀잔을 주었지만 나는 연기와 김을 구별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것이 연기든 김이든 상관없다, 하얀 기체가 하늘거리다 대기 중에 흩어지는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너도 덕이 만 할 때 김을 연기라고 했어.”


부지깽이로 콩깍지를 아궁이 속에 밀어 넣으며 언니가 말했다.


“거짓말?”


오빠가 언니에게 따지듯 묻는다.


“참말이야. 너도 덕이 만 할 때는 그랬어.”


“아냐!”


“엄마! 양호도 덕이 만 할 때 그랬지?”


오빠가 지지 않고 우기자 언니는 엄마의 동의를 구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불이나 잘 때, 우리 양호가 언제 그랬냐?”


밀가루 반죽을 얇게 뜯어 넣으며 엄마는 오빠의 역성을 든다.


“엄만 맨 날 양호 편만 들어.”


“시끄러. 그럼 쓰잘데기없는 너그 가시나들과 우리 양호가 같냐?”


엄마가 팔꿈치로 언니의 어깨를 툭 치며 그렇게 말했다.


“틀리긴 뭐가 틀린 데?”


언니가 발끈 화를 내며 부지깽이를 든 채 벌떡 일어선다.


“이놈 가시나, 어른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어디서 앙살을 하고 지랄이냐? 응, 어디서.”


밀가루 반죽이 뭍은 손으로 언니의 등을 엄마는 사정없이 내려쳤다. 그 사이 아궁이 속에 밀어 넣은 콩깍지가 다 타서 불은 아궁이 밖에서 붉은 혀를 날름 거른다.


“저년 저러다가 불내겠네, 얼른 앉아 불이나 잘 때지 못해?”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오빠를 흘겨본 언니가 털썩 주저앉았다. 언니는 아궁이에 콩깍지를 밀어 넣으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남자면 제일인가? 자기도 여자면서.”


“저놈의 가시나 시방 뭐라고 씨부렁거리는 거야?”


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를 삭이며 아궁이 불길 지핀다. 반죽을 얇게 펴 떼어 넣는 일이 재밌어 같이 하고 싶지만 엄마가 허락할 리 만무하다. 부러운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끓는 물 속을 자맥질하며 오르내리는 감자와 멸치, 수제비는 마치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잠시 보이지 않다가, 이내 위로 올라와 나 다 익었어요. 아주 맛있게 말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자, 잘 익었다. 양호 너는 아버지 진지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덕이 너는 동생 깼나 가 보거라.”


부뚜막 위에서 바삭하게 구워진 밀가루 과자를 우리에게 건네며 엄마가 말했다. 밀가루 과자를 들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다.


“맛있지?”


오빠가 밀가루 과자를 한입 덥석 베어 물며 묻는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의 말이 아니더라도 밀가루 과자는 정말 맛있다. 밀기울에 쑥을 버무린 개떡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 집에 밀가루가 많이 있다면 매일같이 이런 것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텐데. 나는 잠시 그런 상상을 해본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빠르다. 아직 11월 초순밖에 되지 않았는데 함박눈이 펄펄 날린다. 눈이 오면 엄마는 공연히 심란하다고 하지만, 나는 너무나 좋다.


함박눈이 내린 날 아침, 청천벽력과도 같이 놀라운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버리 아저씨와 양악 댁 아줌마, 그리고 남원관 집 아줌마가 갓난아기인 팔용이를 데리고 간밤에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우리가 눈길을 만들어 아줌마네 집으로 달려갔을 때, 아줌마네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어디를 가던 지 잘 살 거여. 둘 다 맘씨가 좀 좋으냐?”


텅 빈 남원관 집을 둘러보고 치맛자락으로 눈물을 훔치며 엄마가 말씀하셨다. 아줌마는 꽤 오랫동안 떠날 준비를 한 모양이었다. 집안에 쓸만한 물건은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 그래도 이웃처럼 지내던 엄마에게는 차마 그냥 떠날 수가 없었던지 마루 다듬이돌 위에 편지 한 통을 다듬이방망이로 눌러놓았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에 가 네 식구가 남부럽지 않게 잘 살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친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 줘 너무나 감사했다는 말과 함께 편지말미에 내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예쁜 덕이도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울먹이며 언니가 읽어 내려가는 아줌마의 편지를 들으며 이제 다시는 아줌마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내 눈에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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