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CAR-T 임상결과 발표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자사 Innovation Day에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결과 및 개발 우선순위 변경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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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CD70 타깃 CAR-T인 CTX130의 COBALT-RCC 임상1상 데이터를 발표하였는데, 14명의 신장암 환자 중 CR 7%(1/14)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DCR 79% 수준이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고형암에서 CR 1명이 나온 것도 우수한 데이터라고 발표하였으나, 해당 발표 이후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10% 하락하였다. (CR이 나오기는 하였으나, 저용량인 DL1에서만 나왔고, SD는 사실상 인정하기 어려운 지표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CTX130은 CD70을 타깃하기 위해 Anti-CD70 CAR를 도입하고,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TCR, MHC Class I을 KO시킨 CAR-T이다.
T세포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BALT-LYM 임상에서는 65명의 환자(이전에 1회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 평균값 4회)를 대상으로 ORR 70%, CR 30%를 달성하였으며,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겠지만, Best Overall Response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 동종(Allogeneic) CAR-T 개발사에 비하여 반응률이 낮다. 또한 3등급 이상의 감염관련 부작용이 2건 있었다. (아디셋의 경우 Cut-off 기준으로 CR 75% 수준이다.)
또한 BCMA 타깃 CAR-T인 CTX120은 후속 파이프라인 CTX121로 대체되었다. 얀센(Jassen)의 BMCA CAR-T인 카빅티(Carvykti, cilta-cel)이 다발성골수종(MM)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Best-in-class로 개발하기 위해서 파이프라인을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벤처에서 은근히 이렇게 파이프라인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로 개발전략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시간을 벌기 위해서 대체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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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유전자 편집 기술 CRISPR/Cas9을 보유하고 있어 ex vivo, in vivo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ex vivo에 대해서만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리드 파이프라인인 CTX001의 경우 올해 4분기에 FDA에 BLA를 신청할 계획이다.
먼저 베타지중해성빈혈(beta-thalassemia), 겸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 등을 포함하는 혈색소병증(Hemoglobinopathies)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CTX001의 경우, 환자의 세포를 분리한 후 ex vivo에서 HbF(fetal hemoglobin; 태아성 헤모글로빈) 발현이 증가하도록 편집하여 환자 내로 재주입한다.
EHA 2022에서 발표한 장기 효능데이터를 보면, 환자 44명 중 42명의 환자가 추적기간 내에 수혈을 필요로 하지 않았으며(0.8~36.2개월), 수혈을 중단할 수 없었던 환자 2명의 경우도 수혈량이 각각 75%, 89% 감소하였다. 특히 임상 초기에 참여했던 환자가 3년 이상 수혈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one-shot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겸상적혈구병 환자 31명 중 31명이 혈관폐색위기(Vasco-Occlusive Crisis; VOC) 없이 2.0~32.3개월 간 생존하였다. 약물 투여 전에는 평균 3.9회의 VOC가 발생하였다. CTX001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강자인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와 공동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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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현재 시장에서 $5B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리드 파이프라인인 CTX001이 장기 추적관찰에서도 높은 효능을 보였고, 기존 유전자치료제의 한계점이 다회투여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원샷으로 치료가 가능한 CTX001은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동종 CAR-T는 같은 CRISPR/Cas9을 이용하는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Caribou Biosciences) 또는 감마델타T세포를 이용하는 타 세포치료제 개발사 등과 비교했을 때 비교우위를 갖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면역세포치료제 시장은 최근 효능 뿐만 아니라 지속성 측면에서도 챌린지가 많기 때문에 점차 개발이 어려워지는 분야로 생각된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지속성에 대한 이슈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면역세포치료제 시장이 크기는 하나, CRISPR/Cas9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다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적응증을 타깃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