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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도전!

7세의 올림픽

by 파퓰러

Aug 14. 2021



꼬모, 이거 만져봐! 알통!


7살 욤이가 가느다란 팔뚝에 잔뜩 힘을 주고 알통을 만져보라고 한다.

욤이는 요즘 근육 만들기에 한창이다.

윗몸일으키기도 하고 아령도 들어가면서 몸을 키우고 있다.



힘을 잔뜩 주니까 딱딱하다.

"우와~ 욤아, 대단하다!"





욤이가 몸만들기에 신경 쓰게 된 것은 올림픽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우사인 볼트를 이번 도쿄2020올림픽에서 볼 수 없다는 소식에 안타까웠지만

올림픽 육상경기를 보면서 욤이는 우사인 볼트를 대체할 새로운 우상을 많이 만났다.

그래도 욤이에게 가잔 멋진 우상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힘껏 뛴 욤이가 묻는다.

꼬모! 욤이 우사인 볼트만큼 빨랐어?





우사인 볼트를 좋아하고 방방 뛰는 것이 장기인 욤이는 올림픽 기간 동안 오로지 육상 경기만 파고들었다.

고모는 육상경기가 재미없는데 억지로 봤지만, 마침, 욤이 덕에 결선에 오른 우상혁 선수 경기를 볼 수 있었다.


2.3m.

성공!

"와아아아~ 성공!!!"

욤이가 소파를 방방 뛰며 함께 기뻐한다.


2.5m.

성공!

"와아아아~ 우상혁 선수!!!"

욤이가 더 높이 방방 뛴다.

우상혁 선수의 기합도 따라 하며 같이 소리 지른다.


"꼬모, 우상혁 선수 왜 안 나오는 거야? 지금 뭐 하고 있어?"

욤이는 어느 순간 우상혁 선수의 열렬한 팬이 되어

우상혁 선수 차례가 빨리 돌아오기를, 그래서 화면에 보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2.7m.

1차 시기 실패 후 2차 시기 도전!

성공!

"와아아아~ 성공!!!!!"



아쉽게 4위에 머물렀지만 욤이가 응원한 선수가 천장보다 높은 2.7m를 뛰어넘은 것에 욤이는 감격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이 뛰는 사람, 우상혁이 욤이의 새로운 영웅으로 등극했다.




욤이가 놀이방에서 장난감 칼을 들고 나오더니 낮은 침대가 있는 건너편 침대 방으로 고모를 데려간다.

"꼬모, 여기서 이 칼 높이 들고 가만히 있어봐"


칼의 높이가 욤이의 가슴높이쯤인 것을 확인하고 욤이는 놀이방 안 깊숙이 사라진다.


저 멀리서 욤이의 기합 소리가 들린다.

"도전!!!"

욤이가 놀이방 저 깊숙한 곳에서 침대방 쪽으로 전속력을 내어 달려오고 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욤이가 장난감 칼을 뛰어넘으려 점프한다.

고모가 칼을 살짝 내린다.

욤이는 칼을 뛰어넘었다.


저 멀리 벽까지 날아간 욤이가 기세 등등하게 일어나며 묻는다.

"꼬모, 욤이 몇 m 넘었어?"

"80m"




소파 위에서도 쿠션 3개를 깔아놓고 욤이의 도전은 계속된다.

할아버지가 중계를 시작한다.


준비 과정이 요란하다.


"1차 시기, 도전!"

"성공!"


"2차 시기, 도전!"

"실패!"


"3차 시기, 도전!"

"성공!"



욤이 선수, 성공!
금메달!!!


포기를 모르는 집념의 사나이 욤이는 할아버지배 높이뛰기 금메달을 땄다.

매일매일 방방 뛰며 하늘 높이 도약하려는 욤이의 우상은 이제 이름도 '우상'이 들어가는 우상혁 선수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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