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기 싫은 사실
골수검사 결과가 완전히 나오기 전, 의사 선생님은 병실 밖으로 나를 불렀다.
지금까지 본 검사 결과로 아마도 예상한 것에 가까운 결과일 것 같다며 어깨를 토닥이셨다.
받아들이기 싫은 사실이 내 귀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나는 애써 나오려는 눈물을 삼켰다.
결국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아이의 병이 사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그 사실을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내 아이가? 백혈병이라니.. 대체 왜? “
마음속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마음만 가득했다.
앞이 깜깜했다. 그냥 머릿속이 새하얗게 멍한 기분이었다.
당장 내일부터 항암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이게 맞는 것인지, 대체 무슨 상황이 하루아침에 내 아이에게 벌어진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마음을 추스르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
병실에 돌아가서도 아이가 앞에 있으니 목놓아 울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 천진난만한 아이 앞에서 어찌 내 속마음을 다 보일 수 있을까.
이후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 아이의 진단명과 치료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백혈병은 단순 백혈병으로 통합되지는 않았다.
설명을 듣고서야 이 병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나뉘는지 처음 알았다.
불행 중 다행인 건지 요즘엔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했다.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일 때는 불치병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는 표준위험군에 속하는 B세포 급성림프모구 백혈병으로 진단받았다.
인정을 해야 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