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마주하다
내 아이 정도의 피검사 수치면 골수검사를 해서 정확한 원인을 봐야 한다고 했다.
병실에서의 첫 아침, 골수검사 안내를 받으면서도 백혈병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내 아이가 백혈병이라고?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마음속 깊은 곳 한구석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자리 잡았다.
난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이다.
너무 무서운 그 생각만으로도 눈에 눈물이 맺혔다.
검사 전, 검사를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나 어떤 검사인지에 대해 쭉 설명을 해주면서 보호자 동의를 받는다.
“아이는 너무 어려서 진정제를 맞고 진행을 하게 된다.
수면내시경하는 것처럼 진정제를 주는 것이다.
검사 후에는 1시간 동안 똑바로 누워있어야 한다. “
진정제를 넣는 순간까지는 보호자가 동행을 한다.
진정제가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는 본인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는 무서워했다. 엄마를 부르며 무섭다고 했다.
검사를 시작하기 전 보호자에게 아이의 병원등록번호와 이름을 직접 말하게 하고 확인을 한다.
나는 목이 막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진정제를 주사하자 아이의 눈이 허공을 보고, 나는 밖에서 대기하라고 안내받고 나왔다.
가슴 한편 큰 돌덩이가 내려앉아 가슴이 답답한 것.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얼마 뒤, 아이는 잠든 채 나왔고 병실에 가서 1시간 넘게 누워있어야 했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눈물이 나왔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고 있을까.
4살 아이에게는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하원 후 잘 놀다가 잠들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입원을 해서 이상한 일들을 겪는 그런 상황일 것이다.
빠르면 저녁에 중요한 결과부터 나올 것이고, 전체 검사 결과는 2일에서 3일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그때도 지금도 피가 말리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