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 제도의 심각한 문제점
신상공개 제도에 대해서 현행보다 확대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일부 유투버들은 아직 기소도 안 된 범죄자들을 잡아 공개해서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거를 막고 있기도 하고요. 저도 일견 신상공개 확대에 대해 동의하는 면도 있습니다. 범죄자의 신상보호보다 범죄자를 알지 못해 발생할 범죄를 막는 효과를 인정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얼마 전 형을 다 살고 나온 범죄자가 지역사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역 사회 입장에서는 범죄자가 동네에 온다는 데 대해서 불편감이나 불안감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형을 살고 나왔다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그 대가를 치른 것으로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에는 명백히 국민으로서 복귀가 된 것입니다. 사법권과 형벌권을 국가가 가져간 나라에서는 모두 이 원칙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고요.
죄의 경중에 차이가 있겠으나, 한국은 전과범이 1000만이 넘습니다. 국민 1/5은 전과자죠. 따지고 보면 바로 옆집이나 앞집에 전과자가 있을 확률은 대단히 높습니다. 이들 중에는 재범으로 혹은 더 심한 범죄로 가는 비율도 있을 것이고요. 저도 폭행죄 30만 원 처벌이 있으니 전과자라면 전과자라서, 이거를 입장을 이렇게 전달하면 제 입장에서 말하는 것만 같아서 불편하기는 했습니다만, 여하튼 저 포함 국민 다수가 전과자입니다. 정치인이나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인들, 삼성, 현대 할 것 없이 전과자들이 경영인인 것은 다들 아는 것이고요.
따라서 한국은 죗값을 치르고 나온 범죄자에 대해서 분명하게 그 권리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신상공개됐고, 처벌받았고, 전자발찌 같은 거 부착하라는 명령 이행하고 있고, 거주지 제한 이행하고 있고, 그렇다면 이거에 대해서 인정을 해줘야 돼요. 범죄자가 다시 범죄자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의 잔인성도 한 몫하겠지만, 사회에 부적응하기 때문이거든요. 사회에 부적응해서 범죄자가 돼봐야 결국 또 다른 희생만을 만들 뿐, 범죄자가 사회에 적응하는 게 이익이 크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때문에, 신상공개가 된 범죄자가 죗값을 치르고 나왔을 때를 보면, 과연 한국사회에서 신상공개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까 의문이 많이 듭니다. 그런 방비책이 없는 상태에서의 신상공개는 그냥 문제를 지역사회 갈등으로만 옮겨놓는 것 같아요.
저도 조주빈 사건에 경악을 했습니다만, 이 사람도 40년 후면 나올 텐데요. 40년 후 대한민국에서는 과연 이 범죄자를 어떻게 맞이하게 될까요? 이런 범죄자들이 계속 양산이 되는데 그때마다 배척하면 누적자수만 엄청날 테죠. 미국에서는 이런 범죄자들을 따로 살게 한다고 하는데, 한국은 영토의 특성상 어딘가에 고립시키기가 쉽지 않아요.
이렇게 덧글을 달면, 판사들의 책무를 좀 가중하는 것 같아서, 이거를 너무 사법적인 그런 거에만 넘기는 거가 불편하기는 합니다만, 때문에, 사법 판결이 중요한 겁니다. 형의 선고에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형을 살고 나온 범죄자가 지역사회에 발을 붙일 수 있어요. 현재는 사법 불신이 크고, 그래서 이거를 좀 건드린다고 나름 다투고는 있는데,
한국의 용서가 힘든 문화가 좀 있어 보이는 탓에, 글로리 같은 복수극이 횡행한 건가. 뭐 여기까지도 생각이 가네요. 용서도 다시는 그런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는 타인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건데, 한국사회가 타자에 대해 믿음을 회복하면 좀 나아질까 의문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