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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21. 2024

남을 돕는 좋은 일을 하는 데도 돈이 들죠

때문에 좋은 일을 하다가 어려워지면 뭔가가 붕괴되더군요

https://youtu.be/Kmzg5 TX-qfY? si=6_ZaSGaDftmB4 Mhs



이번 주 할 일이 천지인데, 여하튼!, 생각나는 거를 적어봅니다. 저도 비슷하게 범죄나 어떤 사건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하게 된 적이 있다 보니까, 이게 대략 어떤 상황인지 가늠이 되는 면이 있어서 말이죠. 저와 비슷한 상황이라기에는 워낙에 영향력 있는 유튜버 시긴 하지만, 어떻든 누군가를 돕는 과정에서는 비슷한 맥락이 발생을 하거든요. 


처음에 보면, 보통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모든 사건 내역을 듣게 됩니다. 법원을 오며 가며든 어디 카페에서든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글도 올리고 현수막도 쓰고 이런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얼마나 억울하면 저렇게 할까> 걱정도 되고 하면서 돕겠다는 생각이 들죠. 따라서 억울하다는 분의 사정을 듣는 시간을 거치게 되고, 그러면 어떻게 도울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막상 사건의 뚜껑이 열렸을 때 억울하다고 한 분들의 반대 입장 주장을 들으면 상황이 반전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피해자 주장이 상당 부분 맞고 따라서 그 억울함을 십분 이해는 하면서도, 사건 하나하나를 일일이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막상 그 원인이 전적으로 상대방에게만 있지 않은 경우가 제법 많더라는 거죠. 게다가 피해자분들 중에는 저를 만나기 전에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건에 이미 너무 복잡하게 휘말린 경우가 많다 보니까 저처럼 혼자 활동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하루 종일 그 사람 사건만 해결해야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하고는 1년 가까이 거의 매일 카톡을 하면서 도와도 봤는데 이 분도 사건이 거의 끊임없이 있어서, 사실상 제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는 그 많은 사건 전개들을 파악하는 자체가 힘들었고요. 


때문에 이런 일들에 연루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 일상이 파괴되면서 심지어 의식주 해결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게 되며 거기에 본인 사건까지 있게 되면 말 그대로 입으로 뭐가 들어가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처음에는 아무 의도 없이 돕다가도 당연히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불현듯 이게 맞는 건가 생각이 들고 그래도 뭔가 받아야 되지 않을까 유혹에 빠지기가 쉬운 거죠.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돈을 주겠다고 하면 사실상 웬만한 사람은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상황이 상당히 어려운데도 돈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본인 생활이 힘드니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거죠. 게다가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거니까) 실제 소득은 전혀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기 안에서부터 뭔가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아마 그게 도덕 그런 거일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내면에서 <나도 뭔가 챙겨야겠다,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 등등 어떤 도덕이나 죄의식이나 불편감이나 그런 게 붕괴되기 시작한 시점에,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나가는 비용 전반을 없애버렸고 웬만하면 돈 쓸 일 자체를 만들지 않는 방법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차량으로 운전하면서 전국을 다니고 사람들 만나고 하는 분들은 불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군가를 돕는 데도 다 돈이 드는데 막상 그 돈을 피해자에게 받는 것에 대해서 착취의 느낌이 강하다 보니까, 결국 이런 활동을 하는 분들 대부분은 각종 법률 위반으로 감옥으로 가더군요. 정상적으로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이 피해자와의 뒷거래 혹은 가해자와 합의 종용으로 돈을 받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남성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성이 뭔가 남성들을 도와주자고 하면 거의 대부분은 <네가 얼마나 잘하나 보자>이런 약간의 무시로 시작해서 결국 어떤 성적인 부분으로 방향을 가져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던 터라 ^^;;;;;;;; (전부라고는 할 수 없으나 여하튼 ^^;;;;) 저로서는 이제 누군가를 돕는 일을 현재는 거의 그만뒀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한동안은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나?>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자괴감과 비참함도 들었을 정도고요. 그래서 변호사님과 함께도 해봤는데 변호사님에게 일반 사람이 사건을 듣는 게 또 불편하다고 했다고 하니까. ^^;;;;;; 


여하튼 어떤 문제가 발생한 사람의 경우에는 신기할 정도로 각종 억울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발생하다 보니까, 그리고 사람이란 변하기 마련이라, 처음에는 이런 모습에서 이런 일로 도와주려고 했던 그런 것들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때로는 정치적 성향) 가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또 어떤 권위나 부유함 등으로 상대방을 압도할 성격도 안 되고 하다 보니, 처음에 돕겠다고 한 부분을 설정하고 시작하고 딱 그 부분만 돕고 끝냅니다. 지금 제가 처한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 어려운 부분만 토로하는 분들도 많아서, 이렇게 말하면 젠더 갈등이 될 거 같은데, 이런 분들은 거의 여성들이더군요. ^^;;;;;;  


카라큘라 님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발생한 어떤 특정한 일을 도울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의 인생 전반에서 발생하는 세세한 사건들을 모두 돕는 건 개인적으로 가족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선을 긋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진짜 밑바닥을 가보면 알 텐데, 주변에서 도와주는 게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스스로 일어나야 되는 시기는 피할 수 없고, 표예림 씨도 그 시간을 보내다 결국 지쳤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가 무너진 시기에 받은 어설픈 도움(?)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고소 고발에 시달리고 있고, 이렇게 인생 바닥에서는 또 이상할 정도로 온갖 손길이 오는데, 손길의 성질을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 잘못된 손을 잡아서 무너지는 분들도 봤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사람은 만나지 않고 자료만을 찾아보거나 공개된 자료나 연락으로서 메일로 연락을 하거나 이렇게 댓글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 정도 하는 게 최선이 됐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 댓글 작성도 심지어 피곤하게 구는 사람들이 있어서 계속 그만둘까 그만둘까 하면서도, 저 또한 너무 고통받던 시기에 그래도 사람들이 남긴 자료로 살아남았기에 그 덕분을 잊지 않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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