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가 없어도 싸가지가 없으면 친구로서 투박해야죠
친구 좋다는 게 이런 거 아닌가요, 고쳐줄 수 있는 건 고쳐줄 수 있는
https://youtu.be/HwBCr_Mx8y8? si=6 AbCWtmId9 YZjHvp
보통 초중고는 비슷한 환경에 있는 친구들과 사귀게 되지만 대학에 가면 그 환경의 범위가 넓어지긴 합니다. 저만 해도 대학에 갔을 때 어디 병원 원장 딸이나 등등 소비 수준이 비교가 안 되는 친구들이 있었고 당시 제가 이름도 모르는 수입 차를 모는 애도 있고 그랬죠. 같이 백화점을 가면 용돈 몇 달은 넘는 시계를 바로 카드로 구입을 한다거나 머리핀 하나도 명품으로 착용하고 그런 친구들 있습니다. 립스틱도 다 명품으로 할 때 저는 그 브랜드 이름도 모르고 그랬을 정도. ^^ 저도 처음에는 이런 친구들과 다니는 게 어딘가 비참하고 좀 비굴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랬었는데, 한 동안 어울리다가 저랑 성향이 맞는 선배랑 친해졌고, 이후에는 그냥 제 갈 길 갔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도 부러웠지만 그보다는 부모와 사이가 좋은 데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 너무 부러웠고 (아버지가 학교까지 데리러 와서 같이 가락국수 먹으러 간다고 하는 그런 분위기) 그로 인해 오히려 고등학교 때보다 대학 때 부모님과 갈등이 더 심했던 적이 많았고요. (고등학교까지는 다들 집안 분위기가 안 좋구나 했었다가, 내가 뭔가 불행하다는 걸 자각했달까) 세상에 이렇게 부유한 사람이 많은 지 처음 알았던 탓에 스스로를 숨기고 싶었던 한 편으로 내심 많이 힘든 시기이긴 했습니다. 오죽하면 학교 내에서 파퓨아 뉴기니로 자원봉사를 모집한다는 글에 참여를 신청하려고 할 정도로 멀리 가고 싶은 그런 상태이긴 했어요. ^^;;;;;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런 친구들과 잘 지내거나 편안하게 지내기 위해서 맞춰 준다거나 그런 적은 없고, 오히려 일부 싸가지(^^;;;;) 없는 친구들은 제가 좀 두들겨도(^^;;;;;) 주고 그랬기 때문에, 제 내면에서야 불행과 열등감이 웅크리고 있었을지 몰라도 외부적으로는 적당히 지냈습니다.
덕분에 동기들이 오히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에게 와서 하소연하는 일들이 있었지만 (동기 중 몇 명이 조교와 갈등이 생겼는데 오히려 제가 조교와 다투게 됐달까? 물론 조교가 너무 저를 약을 올렸고 중간에 오해가 있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깊이 친해지지도 그렇다고 너무 거리를 두지도 않고 지냈습니다. 자기들끼리 남자 문제 생기면 번갈아 가면서 저한테 와서 얘기하고 그런 상황이었고요. 저는 이 친구들 미팅하고 놀고 쇼핑하는 시간에 전시 다니고 도서관 다니고 그랬습니다, 나중에는. 이 친구들도 공부도 하고 그랬으니까 오해는 마시고요.
따라서 악의는 없어 보이나 어딘가 자라는 과정에서 나와 맞지 않는 혹은 이기적인 사람이 있으면, 거래처이거나 이런 경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친구로 지낼 거라면 충고를 해줘서 안 들을 때는 자기 갈 길 가면 됩니다. 부유하고 이런 친구들 중에 선의를 잘 베푸는 경우가 있긴 하므로 자기도 모르게 그 선의에 이끌려서 신세를 질 수가 있겠는데, 선의를 받고서 불편감을 느낀다면 굳이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맞춰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즉 부유한 동기와 친구가 되는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지만, 그 친구의 부유함으로 인해 자기가 억눌리고 위화감 느끼고 맞춰 주기 위해 무리를 할 정도가 된다면, 그때는 친구가 아니라 상전이기 때문에, 굳이 그런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그 친구가 제대로 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면, 이 영상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든 어디든 여러 사람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이상하다면, 그때는 따끔하게 혼을 낼 수도 있어야겠죠. 저도 대학 때 몇 번 그렇게 따끔하게 한 친구들 있습니다. ^^
대부분 대학을 나오고 난 뒤에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따끔하게 지적할 일도, 반대로 지적을 받을 일도 없으므로, 잘못된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도 거의 마지막으로 인성을 고칠 수 있는 시기이고, 친구로서 인성을 고쳐줄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사회에 나오면 이상하다 싶으면 손절하고 심한 경우 내용증명이나 심지어 소장 바로 날아온다 생각하면 됩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뭔가를 주고받을 수 있을 때가 좋은 겁니다, 나중에 아시게 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