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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골절에 미화원 모친을 고용한 회사의 부당 각서

모친 사망 후 벌어진 참으로 기가 막힌 일들

by 이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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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이 척추 골절 및 심장 비대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제가 어떻게든 모친 근로를 막고자 하니, 일단 모친 직장을 알아봐야 해서, 여러 방법으로 모친 직장 정보를 알아내고자 하였으나, 모친은 이미 제 의도를 간파하고 모친 직장 정보를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직업 관련 질문을 하면 고함을 지르거나 화를 내기 일쑤였죠.


게다가 모친의 나이가 점점 들어가다 보니, 제가 만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모친 근로를 반대하고 잔소리를 하자, 모친은 아예 제 전화나 집에 가도 저와 개인적인 대화를 하지 않았으며 결국 부친 병원도 제가 그냥 다니게 됐죠. 제가 주말마다 전화를 해도 모친은 제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휴대폰 통화는 사망하기 이주 전쯤 서울대병원을 가기 위해 만나던 날 외에는 전혀 없을 정도였습니다. 모친의 일을 돕고자 부친 병원을 제가 다니게 된 것인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면서 모친은 자기 일을 계속하게 됐던 건데요.


어떻든 모친 사망 후에야 모친 휴대폰으로 직장 동료와 처음으로 통화를 시작했으며, 장례식이 끝나고서 모친 직장으로 가서 퇴직금 등을 정산하고 처음으로 모친 은행 계좌를 봤으며 월급 내역도 봤는데, 모친 직장에 가서 근로 계약서를 받으려 하자, 말 그대로 회사에서 난리가 났더랬습니다.


모친에게 근로 계약서를 달라고 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모친이 워낙에 반대를 한 터라, 결국 제가 스스로 받아내려고 하자, 근로 기준법에 따라 발급하도록 돼있는 근로 계약서를 회사 측에서 고함지르고 난리를 치며 지급 거부하였고, 결국 경찰을 불러 받아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근로 계약서 지급을 거부할까 저로서는 당시 상당히 분노를 하였는데, 내용을 보니 기가 막히더군요.


모친은 충무로 역에 있는 한 건물에서 미화업을 했다고 하는데, 첨부된 사진과 같은 각서까지 작성을 했더라고요. 고령의 여성을 자기들이 <배려>하여 고용한 것이므로 본인 부주의는 본인이 책임을 진다라. 사실상 업무에서 본인 부주의는 본인이 책임지는 게 맞긴 합니다만, 이런 각서까지 작성하면서 근로 계약을 맺는 건 제가 보기엔 대단히 불공정한 터라, 해당 근로 각서를 보자마자 국민신문고로 고용노동부 등에 문의를 하였고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노동 관련 변호사에게도 자문을 구했습니다만, 사실상 도움이 되는 답변은 받은 바가 없고 변호사는 아예 답변을 안 하는 실정입니다.


당연히 자녀인 저로서는 모친이 척추 골절과 심장 비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각서를 쓰면서 미화업을 해야 했을까 도무지 납득이 안 가지만, 제가 국가 정책이다 뭐다 심지어 대통령과 소송까지 하면서 온갖 항의를 함에도 막상 본인 모친이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모순에 처했다는 게 지금으로 봐도 참 이상할 일이죠.


그러나 아무리 가족이라도 말을 안 하고 밝히지 않으면 알아낼 수가 없으므로, 저로서는 모친 사망이 이를 밝힐 계기가 됐다고까지 생각이 됩니다. 또 가족도 이렇게 본인 입장을 고수하는데 남이 과연 나의 말을 들을까, 어떤 면에서 가족 때문에, 저는 누군가에게 제 의견을 강요하는 작업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고 볼 수가 있을 텐데요. 저는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 문제라고 할 때 굳이 강요하지 않는 편인데, 이런 여러 상황이 반영됐다고 보면 됩니다.


저에게 모친이 어떤 사람이었느냐를 우선 떠나서, 기 말씀드렸지만 저는 가족과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낼 정도로 사이가 돈독한 편은 아니고 여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모친이 왜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미화업을 해야 했을까, 결국 이런 사실은 모친이 사망하면 다 밝혀질 텐데 모친은 왜 그렇게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을까, 저로서는 여전히 의문 투성이입니다.


제가 나름대로 제 개인의 이익보다는 그래도 나은 사회를 위해서 노력한 것에는 제가 청소년 시기에 했던 행동들에 대한 반성도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제가 가족을 경제적으로는 돕지 못해도 그래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데, 모친이 직장을 다니면서 존중받으며 일하기는커녕 이런 각서까지 작성해야 했다고 하니, 저로서는 사실 모친 사망 이후 한국 사회 전반에 분노가 있었던 면이 있었고, 지금도 모친 관련 정보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사회에 그래도 성실하게 활동한 대가를 원해본 적은 없으나 모친 사망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은 저에게 대단히 충격인 거죠.


모친 사망 후 경찰에게 모친이 사고가 있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 <모친이 횡설수설한다> 비판하였고 (제가 사고 사실은 밝혔습니다만), 모친 직장에서는 고함을 지르며 저를 쫓아냈으며, 모친 직장 미화 동료들에게 장례식을 모두 알렸으나 냉면 값도 안 되는 만원 싹만 내고 아무도 오지 않았고, 기존에 모친과 연락하던 분들은 심지어 모친을 모른다고 하거나 모친에 대해 이상한 소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연락이 온 건 미수금이 있다고 알려준 모친과 전라도 동향이라는 작업 반장과 그 미수금을 받겠다는 요구르트 아줌마와 1500원 교통비가 미지급됐다는 국민 은행 채권 추심 회사였을 정도였던 터라, 아, 모친이 매번 현금으로 결제하고 치료를 받았던 피부과도 있었군요. 이 피부과는 환불이 안 된다고 해서 제가 이어서 치료를 받고 있긴 합니다만, 모친과 제 신분증도 확인을 안 해서 제가 스스로 확인을 시켜줬고요.


그나마 모친 통장에 있는 돈을 모아서 모친 명의 비영리법인 계좌에 옮겨 소송을 하고 있는데, 그 외에 모친이 속한 사회의 반응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저야 국가 기관이나 공무원, 판사나 검사 등 수많은 고소 고발을 하고 있으므로 국가 기관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줄 아는 일반 사람들 중 일부가 저에게 불필요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모친은 특정 정당을 지나치게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는 하나, 사회 구성원으로서는 큰 무리 없이 생활했을 터인데, 이렇게 주변에서 반응을 하니까 저로서는 내가 대체 무슨 일을 해왔던 걸까, 생각이 많아질 때가 많습니다.


성격이나 가치관에서 저와 상당히 다른 면도 있고, 제 활동이 국가 기관에 도전적인 성격이 있어 저 또한 너무 많은 공격을 받아서 저는 가족을 알리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가능하면 가족과 거리를 두고 활동을 했지만, 그로 인해 결국 모친이 이렇게 부당한 계약 관계를 맺고 응급실에서도 아무런 조치 없이 나가게 되고 했어도 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상황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제가 건강도 잃고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렵고 여러 상황에서도 나름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모친이 황망하고 안타깝게 삶을 마감하고 주변에서의 반응마저 이렇다 보니까, 비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어디를 가면 늘 청소하는 분들이 위법하게 작업을 하며 나타나므로, 또다시 이 문제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제 상황이 참으로 고통스럽군요.


여하튼 모친 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모친과 같은 고령 여성들이었던 터라 다들 이런 각서를 작성하고 있을 텐데, 이 부분은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모친 장례식에 오지도 않고 만원 부조한 걸 생각하면 섭섭함이 치고 올라오나, 기 말씀드렸듯이, 저는 제 기분으로 활동하진 않기 때문이죠. 다만 모친이 이미 사망하였고 제가 계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한계가 있는 면은 있습니다.


여하튼 제가 <병신> 취급당하는 거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 가족이 이런 취급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한국이 참 싫어지네요. 가족과 저와의 관계를 떠나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게다가 제 모친은 전라도 사람이라도 살면서 국가에 저항한 번 해본 적 없는 데 이렇게 대우를 받아야 했다니.


저는 지난 8년 간 4번의 기소를 당해 무죄 3번 받고 난치 질환 발병해 의료 급여를 받고 있고, 모친은 척추가 골절되고도 미화업을 하다가 새벽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으나 응급실에서 치료를 안 해줘서 사망을 했으니, 참담한 현실에 나쁜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전에 작성했듯 억울하고 나쁜 일이 있더라도 같은 나쁜 방식으로 응대해 봐야 더 비참함만 남고 결국 잘못된 사람들은 모두 숨고 저와 가족처럼 약자인 경우 이들만 <병신>으로 남게 돼 안 하는 것이니, 제가 대단히 도덕적이라 그런 건 아닌 점 참고해 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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