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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환 Dec 27. 2024

살라망카 Salamanca



여행의 계절, 다시 걷는 스페인-살라망카 Salamanca



새벽에 잠을 깬다. 지금 시각 03시 50분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낯선 이국 풍경이 주홍색 불빛을 그리며 새벽으로 질주하며 이내 사라진다. 어제 마드릿 투어에 대한 잔영이 남아있는 새벽시간에 마치 시간이 멈춘 중세도시 속에서 길을 묻는 나를 발견한다. 크로와상과 따듯한 우유를 곁들인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08시 30분 마드릿에서 2시간 20분 남짓 달려 살라망카로 이동한다. 도로에는 제법 짙은 안개가 내려앉았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지평선의 끝엔 구름이 맞닿아 있다. 안개가 걷히고 하늘은 푸르다. 교량 난간 너머로 카데드랄과 도심 풍경이 들어온다. 봄을 기다리는 강변의 앙상한 나뭇가지는 파리하게 흔들린다. 잔잔한 수면 위로 물그림자만 너울너울 흐르는 강을 따라 살라망카로 들어간다.


Slm1858_Salamanca City map in 1858_Public Domain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lm1858.


살라망카(Salamanca)는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이다. 한니발의 점령 이래 로마의 군사요충지로 고트족과 무어인의 지배를 벗어나 1085년 카스티야 왕 알폰소 6세의 사위인 라몬 데 보르고아에 의해 재정복 된다. 그 후 1218년 알폰소 9세가 살라망카대학을 설립하면서 유럽에서 가장 중요하고 명문인 살라망카 대학을 필두로 살라망카 돈키호테 어학원 등 많은 대학들이 이곳에 자리 잡는다. 카스티야 이 레온 광역자치주(Castilla y León)에 속하는 주인 살라망카 주의 주도이며 스페인의 정신을 만드는 대학도시 살라망카다.


1746px-Isabella I of Castile (1451-1504), queen of Castile and León_Public Domain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IsabellaofCastile03.jpg


https://ko.wikipedia.org/wiki/이사벨_1세_(카스티야)


1124px-La_Rendición_de_Granada_-_Pradilla_그라나다_함락_백마에_탄_여인이_이사벨_여왕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a_Rendici%C3%B3n_de_Granada_-_Pradilla.jpg


이베리아반도(스페인) 역사에서 1492년은 매우 의미 있는 해이다. 카스티야와 아라곤 왕국의 통일 이후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이베리아반도에서 마지막 이슬람교도들의 세력인 그라나다의 앗수르 왕국이 멸망한 시기이며, 이사벨 여왕(Isabel I de Castilla y Aragón)의 후원을 받은 크리스토발 콜론(Cristóbal Colón)의 아메리카 도착으로 신대륙 개척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스페인 르네상스의 시작 시기이며 인쇄된 형태로 출간된 체계적인 최초의 로맨스어 문법서인 안토니오 데 네브리하 Antonio de Nebrija의 ‘스페인어 문법’이 출간된 시기이기도 하다.


1131px-Muerte_de_Crístóbal_Colón_(Museo_del_Prado)_Muerte de Cristóbal Colón en una pintura de mediados del siglo xix de Francisco Ortego que forma parte de la colección del Museo del Prado_Public Domain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uerte_de_Cr%C3%ADst%C3%B3bal_Col%C3%B3n_(Museo_del_Prado).jpg


1191px-Desembarco_de_Colón_de_Dióscoro_Puebla_Dominio público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esembarco_de_Col%C3%B3n_de_Di%C3%B3scoro_Puebla.jpg


Cristóbal Colón ante los Reyes Católicos en la corte de Barcelona (V. Turgis, siglo xix)_Christopher_Columbus7_Dominio público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hristopher_Columbus7.jpg


893px-Portrait_of_a_Man,_Said_to_be_Christopher_Columbus_Dominio público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ortrait_of_a_Man,_Said_to_be_Christopher_Columbus.jpg

https://es.wikipedia.org/wiki/Cristóbal_Colón


https://ko.wikipedia.org/wiki/돈_키호테

문학이 창조해 낸 인물 중 단연 으뜸은 돈키호테다. 16세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저술 당시 스페인어는 문법 등이 체계화되지 않았고 통일된 언어가 없었다. 지금도 카탈루냐 사람들은 카탈란 어를 공식어로 사용하고 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던 스페인어를 오늘날 스페인어로 확립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작품이다. 정치적, 사회적으로는 ‘스페인’이라는 국가 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스페인의 신대륙 개척에서 스페인 식민지 제국을 확장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보고 있다. 지금도 스페인어는 가장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스페인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사적인 두 사람이 살라망카 대학 출신이다.



살라망카 대학 Universidad de Salamanca

 


이곳 상점에는 사각모를 쓴 개구리, 제복을 입은 개구리 등 각양각색의 개구리들이 유난히 많았다. 이유를 들어보니 재밌는 이야기가 있었다. 살라망카 대학 현관 파사드에 프라데레스코 양식의 조각은 웬만한 미술관의 조각과도 견줄 수 있는 섬세하고 화려한 걸작품이다. 어느 날 이 대학의 어떤 교수가 신입생들에게 이 조각에 숨어있는 개구리를 찾는 미션을 주었다.

“개구리를 발견하면 공부를 잘하여 학점을 잘 받고 4년 내내 장학생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얽혀 있었다.


807px-Class_at_Salamanca_Public Domain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lass_at_Salamanca.jpg


대학도시다운 발상이었다. 아무튼 그 후 개구리를 찾는 신입생들이 많아졌으며 행운을 가져다주는 개구리를 찾은 청소년은 살라망카 대학 합격이 따 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관광객들도 개구리를 찾아, 자녀들이 공부 잘하길 기원하는 일에 합세하다 보니 자연스레 개구리가 살라망카의 상징이 되었고 상점마다 개구리가 넘쳐 난다는 이야기다. 도시 곳곳이 대학 건물들이며 우리네 대학처럼 한 곳에 모여 있는 형태가 아닌 단과별로 나누어 도심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살라망카 인구의 30%에 달하는 대학생들이 톡톡 튀는 젊음으로 가득 채워 활기가 넘치는 도시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이곳 역시 중세 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붉은빛의 도시다.


https://ko.wikipedia.org/wiki/살라망카_대학교



마요르광장 Plaza Mayor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laza_Mayor,_Salamanca.JPG#/media/File:Plaza_Mayor,_Salamanca.JPG

사람들이 거리를 메운 거리를 지나 모든 활동의 중심지인 마요르광장 (Plaza Mayor)으로 들어선다. 광장을 중심으로 늘어선 거리는 18세기에 그러했듯이 여전히 번화하다. 광장 한편 귀퉁이에 자리 잡은 노천카페에서는 붉거나 푸른 식탁보로 단장을 끝낸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길손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앉는다. 고운 모래 빛깔로 입혀진 바로크 양식의 3층 건물이 성곽처럼 에워싼 광장은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고 여행객의 셔터 소리 또한 분주하다. 벤치에 하나 둘 앉아있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숨 쉬는 공간이다. 식당과 카페, 기념품 가게, 보석상 등이 있는 광장의 사방으로는 옛 거리가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따라 이어진다. 조각상으로 장식된 종탑에서 이네들의 기가 나부끼고 바닥에 깔린 대리석은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에 다듬어져 반들반들하다. 사방 아치로 연결되는 회랑 상단 벽체에 훼손되어 알아볼 수 없는 둥근 메달 형태의 부조 사이사이로 오랜 세월을 견뎌온 세르반테스, 아빌라의 테레사 등 당시 스페인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인물이 부조되어 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은 공공청사, 상점, 아티스트 작업실, 숙소 등으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한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건물임에도 온기가 느껴진다. 손으로 벽체를 만져본다. 보존을 위하여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붉은 스웨터를 입은 금발머리 결이 찰랑거리는 소녀가 맞은편 의자에 두 다리를 걸쳐 올리고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광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은 눈부시다.


점심도 먹고 식후경에 나서기 전, 이쯤에서 평소 즐겨 듣는 스페인 음악 Maria Toledo - Pensando En Ti (당신 생각)을 들으며 살라망카 여행을 이어간다.

https://youtu.be/vTMFC480Nnk


우리는 광장에서 아치를 지나 거리로 나선다. 온몸을 붉은 황톳빛으로 칠한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가 막 끝난다. 황토색으로 빛나는 거리의 집들이 족히 몇 백 년은 되어 보인다. 겨울을 나고 있는 길거리 화단에 깔린 스프링클러가 골격을 드러낸다. 청바지 차림의 젊은 여인이 가슴엔 책을 앉고 오른손은 핸드백에 집어넣어 뭔가를 찾으며 걷고 있다. 차량은 많이 다니지 않는 구시가지 거리다.


우리는 비교적 큰 마켓으로 들어간다. 천장에 고리를 달아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소금에 절여 말린 돼지 뒷다리를 건조한 하몽과 스페인 전통 소시지 앰부티도스(embutidos), 치스토라(chistorra), 초리스(chorizo)가 잔뜩 걸려있다. 가격은 6.90유로에서 12.90유로까지 다양하다. 큼직하게 잘 써 붙였다. 우리 돈으로 약 9,000원부터 17,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양을 보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각종 채소와 과일 생선 등을 팔고 있는 풍성한 재래시장 모습이다. CARLOS MACIAS이라는 하몽을 파는 상점 앞에 많은 현지인들이 늘어선 것으로 보아 유명한 가게인 모양이다. 한 상점에 멈춰 선 우리는 이것저것 구경하고 와인과 하몽, 말린 무화과 등 몇 가지 물건을 담는다. 높아야 5층인 건물들 사이로 좁은 길들은 광장으로 이어진다.



로드리고 아르얀스 말도나도(Rodrigo Aryans Maldonado) 기사의 저택 Casa de las Conchas

 

 

광장에서 잠깐 살라망카 대성당 방향으로 걷다 보니 벽면 상단에 가리비 조개껍질이 잔뜩 붙어 있는 붉은색 건물이 보인다. ‘Casa de las Conchas-조개의 집’이다. 사실 의미를 모를 때 이 집은 그저 좀 특이한 장식을 한 집으로 보였다. 이 건물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Camino de Santiago) 순례자들을 도둑과 이교도, 짐승들로부터 지켜주기 위한 산티아고 기사단 소속의 로드리고 아르얀스 말도나도(Rodrigo Aryans Maldonado) 기사의 저택이었다. 벽 대부분을 성 야곱 성인을 기리면서 그의 상징인 조개로 장식한 것으로 유명한 집이었다. 외관에 조각된 조개는 순례자를 상징하는데 북부지역의 유명한 순례의 길인 산티아고 데 꼼보스텔라 역시 조개로 순례의 방향을 표시했다고 한다. 


산티아고 데 꼼보스텔라 순례자들이 가리비를 목에 걸고 다니는 풍습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이유는 다양한 상징과 실용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가리비는 종종 성모 마리아와 연관되어 사용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이집트로 피신할 때 가리비 조개껍질로 햇볕을 가려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가리비를 순결과 보호의 상징으로 만들었으며,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모양의 가리비 껍데기는 순례자들에게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로 향하도록 이끄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가리비는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생명체로, 죽음과 재생을 상징하는데, 순례는 종종 영적인 변화와 재생을 의미하며, 가리비는 이러한 과정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또한, 순례자들에게 가리비 껍데기는 실용적인 용도도 있었는데, 가리비 껍데기는 자연스러운 그릇 형태를 가지고 있어 순례길에서 물을 떠먹는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가리비 껍데기의 안쪽은 광택이 나고 빛을 반사하는 특징이 있다.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모습을 보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리비 껍데기의 아름다운 무늬는 빛의 간섭 현상에 의해 나타나는데, 마치 비눗방울이나 CD 표면에서 볼 수 있는 무지갯빛과 같은 현상이 가리비 껍데기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빛이 가리비 껍데기의 미세한 구조를 통과하면서 여러 번 반사되고 굴절되면서 발생한다. 가리비의 이러한 특징은 여름철 햇빛이 강할 때 더욱 선명하게 관찰될 수 있는데, 빛의 각도와 세기에 따라 무늬의 색깔과 밝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리비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순례자들에겐 실용적인 용도도 상당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순례자들이 가리비를 목에 걸고 다닌 이유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다양한 상징적인 의미와 실용적인 용도를 지니고 있었다. 가리비의 아름다운 외모와 빛과의 상호작용은 순례자들에게 영적인 감동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길을 찾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시인 살리나스(Salinas y Serrano, Pedro)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누군가의 동상이 있었다. 동상 하단에 'Salamanca Al Maestro Salinas‘라 적혀 있다. 스페인의 시인 살리나스(Salinas y Serrano, Pedro)의 동상이다. 



살리나스는 사랑을 주요 테마로 삼아 다양한 시를 발표하였는데, 자연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시인이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시인으로, 살리나스의 시는 단순하고 명료한 시어를 사용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전달하는 시인이었다. 그는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 보편적인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페인 시인으로 대표작으로 《표류》 등이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사랑의 고독과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살리나스의 시는 스페인 시에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었으며, 후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곳 살라망카 대학 출신의 스페인 시인이다. 


역시 여행도 그렇고 세상 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 우리는 ‘조개의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거리 한쪽에서 벌어지는 철거작업이 이색적이다. 몇 백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건물 외형을 보존하기 위하여 H빔을 가로 세로로 보강하여 베란다가 그대로 붙어있는 외벽은 세워두고 내부 철거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철거공사 중인 건물을 펜스로 막아 놓았다. 펜스에 그려진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언뜻 보면 그냥 낙서 같지만 낙서만은 아니다. 누가 그렸을까 궁금해질 정도로 잘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는 펜스다. 샤갈의 퀴비스트(기하학적 구성을 보여주는 화면을 원과 삼각, 사각으로 구성하는 방법) 기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공사장 펜스조차도 예술이다. 구멍 뚫린 청바지에 위장 무늬 점퍼를 입은, 이곳에 공부하러 온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중세 시대를 걷고 있다. 우리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마을 주민들이 한가로이 대화를 주고받는 중세 시대 골목에 그렇게 서있었다.



이 도시는 매우 입체적이다. 최소한 5~6백 년은 되어 보이는 붉은빛 건물 들은 각 단과별 대학, 수도원 까데드랄, 순례자들의 집부터 빵집, 술집, 카페, 기념품 가게, 도서관, 서점 등이 가득 들어서 있다. 어느 골목에선 학생들이 양손에 화구를 챙기고 겨드랑이에 가까스로 책을 끼고 나타난다. 거리의 악사가 길거리 음악을 연주하고 광장에선 현지인들이 느긋한 오후를 즐긴다. 또한, 수도자가 나오고 수녀들이 지나간다. 가끔은 차도 지나다니지만 제한된 수량이고 성당과 대학, 수도원, 사람들이 사는 집의 구별이 어려운 도시다. 여행자의 눈엔 이 붉은빛의 중세도시가 역동적이고 활기찬 입체적인 도시로 다가왔다.



살라망카 대성당 Cathedral de Salamanca

 


스페인 모든 도시의 중심에는 까데드랄(Cathedral)이 있다. 성당 수와 헌금 정도를 보고 교황청에서 국가로 인정 여부를 결정하였다 하니 성당은 당시 가톨릭 국가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졌다. 우리는 살라망카 대성당 정문 앞에 섰다.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성당 입구 파사드 왼쪽은 하늘에서 아기천사들이 외양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 탄생을 찬양하며 동방박사 셋이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그 옆으로 예수가 남자임을 분명히 밝혀 놓은 조각상이 보인다. 그리스도의 탄생과 고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모습까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아무튼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Catedral Vieja de Santa María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orre_del_Gallo,_Catedral_Vieja_de_Salamanca.jpg#/media/File:Torre_del_Gallo,_Catedral_Vieja_de_Salamanca.jpg


Catedral Nueva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alamanca_Catedral.JPG#/media/File:Salamanca_Catedral.JPG


17세기 바로크 건축양식은 화려한 장식을 특징으로 한다. 이 성당의 파사드는 당시 ‘추리게라’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추리게라 가문의 3형제는 모두 유명한 건축가였으며 이들 일가의 건축은 물결치는 듯 처마와 난간, 회반죽 피막, 섬세하고 화려한 꽃 도안 장식을 촘촘히 새겨 넣은 바로크 대표적인 건축양식이다. 1513년에 짓기 시작하여 1733년, 220년에 걸친 공사로 구 까데드랄(Catedral Vieja de Santa María)에 비해 500년 정도 뒤늦게 완공된 대성당은 후기고딕 양식, 바로크 양식, 플라테레스크(Plateresque)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건축물인 셈이다. 신 까데드랄(Catedral Nueva) 주변에 굵은 쇠사슬로 연결된 열주는 과거 왕족이나 귀족들이 성당에 오면 마차를 메어두는 곳이다. 단순한 기능인데 그마저도 예술적이다.


구 카데드랄의 이에로니무스 탑(Ieronimus)은

https://ieronimus.es/en/

https://ieronimus.es/wp-content/uploads/2021/03/ieronimus_folleto_ingles.pdf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에서 살라망카 즐길거리 보기

https://www.tripadvisor.co.kr/Attraction_Review-g187493-d3236085-Reviews-Ieronimus-Salamanca_Province_of_Salamanca_Castile_and_Leon.html



성당을 벗어나 좁은 골목길, 텐테네시오 거리 Calle Tentenecio를 따라 내려온다.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거리 악사의 기타 연주소리는 붉은 골목길을 따라 여행자들과 함께 골목을 빠져나간다. 십자가가 보인다. 둥근기둥에 올려져 있다. 예전에 처형된 사람의 머리를 걸어 두었던, 우리식으로 치면 효수형을 집행한 곳 정도이지 싶은데, 성 밖에 이를 설치하여 경고의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골목길은 내리막 경사를 따라 넓게 펼쳐지더니 대로변으로 이어진다. 붉은 사암 벽돌로 쌓은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돋보이는 집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를 가나 무엇을 보나 예술의 경지이니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는 단아한 중세도시 살라망카다. ‘스페인의 숨겨진 보석’ 이란 예찬이 허명이 아니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중세도시 살라망카다.

@thebcstory

#살라망카 #살라망카대학 #살라망카대성당 #Catedral #스페인여행 #돈키호테 #마요르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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