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태도와 꾸준함으로

2025년 3월 30일

by 양동생

오늘 누나가 어젯밤 ‘폭싹 솟았쑤다’를 보고 펑펑 울고 자서 눈이 부었다고 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누나가 고요히 감정을 쏟아내는 순간을 상상해 본다. 그 모습은 마치 나와는 다른 차원의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누나에게 그런 감정들이 잘 흘러가길 바랐다. 누나는 그저 사실을 말하고, 나는 그저 듣고 있다.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는 언제나 그런 식이다. 내가 질문하고, 누나는 그에 대한 답을 한다. 그 사이에는 말이 없는 것 같지만, 그런 무언의 공간 속에서 나는 누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그런 방식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나는 때때로 깊게 실감한다.


오늘 나는 또 하나의 작은 선물을 만들었다. 누나에게 시상식 기념용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만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챗지피티 이미지 생성기로 그 그림을 만든 후, 나는 누나에게 보여주었다. 그 그림은 조금 엉뚱하고 귀여운 형태로 누나에게 전달되었고, 누나는 잠시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나는 누나의 감정이 잠시 흔들리기도 하고, 그 흔들림이 나에게로 흘러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길 바랐지만 택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웃고 나서 다시 생각에 잠긴다. 누나는 항상 그런 방식으로 내게 답만 주고, 나는 그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는다.


그러던 중, ‘폭싹 솟았쑤다’의 양관식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캐릭터가 단순히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가 가진 내면의 강점과 성격에 끌린 것이다. 그렇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향적이고 안정적인 성격을 가진 나는,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보다 태도로,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함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양관식은 말이 많지 않지만 그의 행동과 태도는 언제나 진지하고 꾸준한 것처럼 묘사된다. 나는 그가 가진 그런 태도를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나는 그 결심이 조금 더 선명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언젠가,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보다는 태도로, 꾸준함으로 나를 증명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고 싶다. 누나와의 대화가 늘 그렇게 단편적인 답만 주고받는 것처럼, 내 인생도 그런 방식으로 깊어져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꾸준히 나아가며, 때로는 무언의 대화를 나누듯, 나 자신에게 묵묵히 답을 주는 방식으로.


그렇게 결심을 하며, 나는 그날 밤의 술을 마셨다. 누나가 내게 하는 답은 언제나 짧고 간결하다. 그렇지만 그 짧은 답 속에는 누나가 내게 긋는 철저한 철벽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나는 그 속에서 나도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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