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그리고 사랑의 자세

2025년 4월 1일

by 양동생

오늘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정해두었던 날이었다. 내 마음을 누나에게 솔직히 털어놓기로 한 날. 어떤 명분도, 대단한 각오도 없이 그저 조용히, 가볍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마주하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늘 준비한 방향과는 다른 곳으로 흐르곤 한다.


오늘 우리는 우연히 카페에서 마주쳤다. 우연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예정된 어색함 같은 것이었다. 둘 사이엔 깊은 침묵이 흘렀고, 마치 평행선을 그리듯 닿지 않는 말들만 부유했다. 누나는 그날도 줄곧 내 동기만을 찾았다. 그리고는 누군가와 술을 마시러 떠났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나를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무너뜨렸다. 질투가 일었다. 오래전부터 내 안에 살고 있던 그 감정. 이성을 가장한 감정의 망령 같은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이렇게나 미숙한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다. 누나가 무엇을 하든 영향받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한, 특히 내 동기를 향한 따뜻한 말과 눈빛 하나에도 쉽게 주저앉아버린다.


아마 이 일은 평생 해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처음 누나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부터 내 마음속 깊은 곳을 잠 못 들게 만들던 것은, 다름 아닌 누나가 내 동기에게 쏟는 애정이었다. 그건 내가 가장 오래도록 질투했고, 가장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한마디로 좋게 말하면 트라우마였고, 나쁘게 말하면 집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안다. 그런 감정이 우리 사이에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건 연결이 아니라 단절을 만드는 감정이고, 가까움을 가장한 멀어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감정을 반드시 이겨내고 싶다. 언젠가, 누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때까지. 내 감정이 아닌 나 자신으로 누나를 마주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누나를 올바르게 사랑하고 싶다. 지금 이 마음의 형태는 어쩌면 올바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질투와 시기와 불완전한 욕망들이 엉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감정들을 껴안고도 끝끝내 지켜내는 사랑의 태도만큼은 바르게 가지고 싶다.


어떤 사랑은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계절 같다. 기다리고, 견디고, 때론 지는 법을 배우면서도 여전히 곁에 있으려 애쓰는 마음. 나는 지금 그런 계절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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