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낫으로 깎은 연필 Jan 18. 2023

동물의 왕국 사바나와 21세기

사랑하는 동물들

  집으로 가는 해가 

  하늘을 떡볶이 색으로 칠해버렸다     

  저녁을 준비하는 아궁이에는 불이 사그라들고

  가마솥 안에는 여섯 개의 밥과 누룽지가 

  살얼음처럼 얼리고 전봇대는 까맣게 밤으로 지우고 있다


  엄마의 부름은 들리지 않고 

  소년은 방으로 날아 들어갔다

  흑백 14인치 텔레비전 속, 동물의 왕국


  김정만 서울 대공원 동물원장의 친근한 설명

  처음 본 동물들을 눈으로 만지고 있을 때

  30촉 백열등은 델만큼 달아올랐다 

    

 코끼리와 사자, 하마가 사는 사바나

 먹이사슬법은 철저히 지켜진다


 임팔라를 본 치타는 필살기 기술 단거리가 가동된다

 임팔라는 치타의 가속력을 잡아채 비틀어 뿌리치고 

 곧바로  내빼기 콤보 스킬을 작동한다 

 연속점프,  멀리뛰기, 중거리 스킬을 완벽하게 펼친다

 소년의 눈엔  한대의 텔레비전이 더 켜져 있다

  

 지구는 태양을 수없이 돌며 기도했다

 임팔라를 사랑한다고 치타를 사랑한다고

 가쁜 숨을 쉬는 사바나


 2023년 도읍지 준주거지역 그어진 선 속에서 

 억지로 만들어진 불가사리 모양 엘이디 등은 

 나를 차갑게 내려보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