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 일지 #17

#17 쇼핑 이야기 2 '미국 costco 탐방기'

by 마틴팍

미국에 와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유통은 바로 'amazon'이다. 온갖 생활용품, 소모품, 소형 전자기기, 골프의류 등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광범위하게 구매하고 있다. 다만, 식료품만큼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사야 하는 '신선도'와 가서 천천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재미'를 위해서, 오프라인 스토어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특히나 생수, 탄산수 등의 벌크 구매를 위해서는 코스트코를 주로 방문하고 있다. 한국은 요즘 워낙 렌털 정수기가 잘 되어 있어서, 거의 대부분의 집집마다 '식수'에 대한 걱정은 없는 편이겠지만, 대부분의 해외에서는 이 '먹는 물'이 살아가는 데 가장 큰 문제가 되곤 한다. 특히나 대부분의 외국은 수돗물의 질이 좋지 않아서 먹는 물은 신경 써서 골라야 한다. 한국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코스트코 인지라, 거의 대부분의 상품 구성이 비슷하긴 하다.(멕시코에서도 집 앞에 있어서 자주 가던 코스트코도 한국과 비슷하긴 했다. 물론 아이템의 가격은 국가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그래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여기에만 있을 것 같은 상품들도 많고,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매장 구성의 차이 등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버번위스키의 본고장 다운 그 다양함에 눈의 즐거웠던 주류 섹션]

한국에서도 요즘 워낙 위스키의 열풍이라(이제 어두운 방에서 맥주에 섞어 들이붓는 아재들의 술이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취향으로 즐기는 트렌디한 술로 떠오름) 마트마다 위스키 섹션이 잘되어 있긴 하지만, 미국 위스키 쪽은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정도 가야 일부 유명한 브랜드 몇 가지 갖춰놓은 수준이었다.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정말 거의 전국의 모든 종류의 버번위스키, 테네시 위스키들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에는 대표 브랜드의 한 가지 정도가 있다면, 여기에는 한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맛과 버전, 용량을 만나볼 수 있었다. Rye(호밀)로 만든 위스키들도 많이 보여서 한번 사보고 싶었으나, 유튜브 리뷰를 보니 일반 버번보다도 더 알싸한 맛이 강하다고 해서 그냥 패스했다. 숱한 고민 끝에 결국 내 카트에 실린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위스키인 'Gentleman Jack'과 코스트코 갓성비 코냑(무려 XO 등급!)으로 유명한 '커클랜드 코냑'이었다. 실컷 버번위스키 구경하고는 이상한 결말이었다. 한국에선 그래도 12만 원 선인데, 여기에서는 49불이니 안 살 수가 없었다는 건 변명.

[9월인데 이미 한겨울을 준비하는 월동 준비 템]

아무리 유통이 시즌을 앞서간다고 하지만, 30도가 웃돌던 8월 중순부터 이미 코스트코에는 이른바 '월동준비 템'들이 상당히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미 친숙한 히트텍 류의 발열 내의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손난로, 겨울 실내 슬리퍼, 장갑 등도 보였다. 미국에서만 판매할 것 같은 아이템은 단연 눈을 파내는 대형 삽일 것이다. 시카고는 바다만큼이나 넓은 '미시간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라 한겨울엔 영하 20~30도는 기본이며, 강바람을 동반한 '블리자드'(게임회사 이름 아님)도 유명하고, 눈도 한번 오면 사람 키만큼 온다고 한다. 아직은 경험하지 못했으나, 이미 겨울이 다가옴에 긴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살지 않는 이상은 자기 집 앞 눈은 자기가 치워야 하고, 눈을 치워야 차고에서 차를 빼서 회사나 학교에 나갈 수 있다고 한다. 귀찮다고 내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이웃에게 신고를 당한다고 하니, 대형 삽은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차 한 대를 외부 주차장에 세워야 하는 현재 집 구조 때문에 나도 이미 차량용 덮개, 차량 위 눈 치우는 도구를 구매하려고 아마존 장바구니 담아두었다. 원격 시동장치를 사제로 설치하려고 이번 주에 예약도 잡아 놓았다. 이제 진짜 시카고의 혹독하고 긴 겨울을 맞이해야 할 시점이다.

[벌크의 수준이 다른 육류와 어류]

아무리 벌크 구매로 유명한 코스트코라지만, 3인 가족으로써 코스트코에서 고기 사는 것은 많이 주저되는 일이다. 한국 코스트코도 상당히 벌크 구매이지만, 어느 정도는 커버될 수 있는 양이었지만, 이곳의 고기 사이즈는 아마 집에 현주엽이나 쯔양 같은 대식가가 있거나 5인 이상 대가족이 아닌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양이다. 한국처럼 마블링은 전혀 없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질기지 않은 것도 신기하다. 우리가 한국에서 먹는 미국 소고기는 모두 젤 안 좋은 등급이었나 보다), 다양한 부위의 소고기를 엄청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연어 등 어류도 기본 포장된 사이즈가 막대하여 육류와 어류는 코스트코에서는 거의 구매하지 않고, 보다 소량 포장된 'wholefood'나 한인마트를 이용하는 편이다.


지나가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아이템은 바로 '총기 보관 캐비닛'이었다. 주로 사냥용 장총을 넣어두는 보관함으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일종의 총기를 위한 '스타일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템은 아마 한국에서는 절대 판매하지 않을 것 같다. 역시나 미국은 각 가정마다 총기들을 많이 가지고 있나 보다.


*표지설명: 추수감사절 즈음이라 모든 마트 앞에 펌킨을 전시하고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 등 카페에서도 펌킨라떼 등 시즌 스페셜 음료들도 많이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