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소년 May 11. 2017

성취감이 짜릿한 운동, 클라이밍

이런 성취감이 운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매거진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어플 '클래스픽'을 통해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는 안혜정님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INTRO

자발적으로.무엇인가.꾸준히. 해나가는 데는 크고 작은 성취감이 존재한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고 거기서 성취감을 느끼고, 그 성취감에 그것을 또 하게 되고, 다시 성취감을 느끼고, 조금씩 성장하고, 어느새 그게 나의 삶의 일부가 돼있기도 한다. 혜정님을 통해서 전해 들은 클라이밍은 그런 성취감이 크게 작용하는 운동이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내가 해냈구나'. 마치 등산을 시작한 새내기가 산을 순차적으로 하나씩 등반해나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클라이밍. 그리고 클라이밍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 약 1년 정도 클라이밍을 이어오고 있는 혜정님의 이야기는 클라이밍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분들에게 시작을 위한 아주 작은 용기를 전해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J: 난 태어나서 클라이밍 딱 두 번 해봤어. 운동이 많이 되더라고! 클라이밍 처음 해보니깐 어땠어?

처음 한 번하고 다음에 할까 말까 고민이 많이 됐어. 등, 어깨, 팔 할거 없이 온몸이 뻐근하고 다 땡겼거든. 


*처음에 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면 부상 방지와 좀 더 올바른 자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J: 맞아. 나는 온몸을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어. 근데 지금까지 클라이밍을 하고 있잖아? 

재밌었어. 일단 새로운 걸 하게 돼서 기분이 좋았고, 익스트림 스포츠라 도전하는 부분이 매력적이었어. 그리고 다른 운동에 비해 성취감이 좀 큰 운동이었어. 클라이밍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이야기하는데 도전해서 끝내는 성취감이 크다고 하더라구!




J: 나도 비슷한 거 느껴본 거 같애! 평평한 벽에 붙여져 있는 번호 순서에 따라 마지막 번호까지 이동을 했었거든! 근데 혹시 방금 말했던 그 성취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을까?

방금 너가 말한 건 지구력이라고 하는데 그거 말고 볼더링이라는 것도 있어! 너가 말한 지구력은 번호 순서에 따라 이동을 하는 거구, 볼더링은 같은 색깔의 홀드만 잡고 밟으면서 스타트에서 엔딩까지 가는 거야!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과 영상을 요청했다!


<지구력> 

자세히 보면 홀드 옆에 번호가 붙여져 있다. 시작번호부터 마지막 번호까지 순서대로 이동을 하면서 문제를 푼다.(여기서 문제라 함은 스타트-> 엔딩까지 마치는 걸 뜻한다)

혜정님 지구력 샷!




<볼더링> 

영상을 보면 같은 색깔의 홀드가 보인다! 시작 홀드부터 마지막 홀드까지 이동을 하고 마지막 홀드를 양손으로 잡고 3초 정도 버티면 문제를 푸는 것이다. (다른 색깔 홀드를 잡으면 실패, 중간에 떨어지면 실패. 그럼 다시 도전한다.)


처음엔 당연히 문제들이 안 풀렸어. 근데 이게 하다 보니깐 어느 순간 되는 거야? 똑같은 문제에 계속 도전하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몸은 이렇게 해봐~', '발은 이렇게 해봐~' 하면서 조언을 해주니깐 됐어! 그때 기분이 되게 좋았어! 문제 하나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지! 그리고 문제를 하나 푸니깐 다음엔 조금 더 어려운 문제에 새롭게 도전하게 돼! 그래서 성취감이 되게 큰 운동이 아닌가 싶었어. 




J: 대략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애! 나도 요가하면서 안되던 동작이 어느 순간 될 때 엄청난 희열을 느껴! 너가 말했던 성취감하고 좀 비슷한 거 같애! 웨이트로 따지면 안 들리던 무게가 어느 순간 들리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 그런 성취감이 운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아.

맞아! 그리고 진짜 정직해. 클라이밍을 진짜 정직한 운동이라 하거든? 정말 한 만큼 조금씩 늘어! 




J: 인생의 진리까지..(흐흐). 근데 성취감도 성취감인데 일을 하면서 클라이밍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동호회 때문에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애. 사람을 보니깐. 동호회에서 생기는 유대관계가 클라이밍을 꾸준히 이어나가는데 도움을 많이 줬어. 비슷한 레벨의 사람들끼리 약간의 경쟁도 하고,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화이팅도 해주거든!





J: 예전에 클라이밍 하러 갔을 때 사람들끼리 어울리면서 하는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부러웠어.(사실 함께 어울리고 싶었어)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특히 운동은 함께 할 때 동기부여가 되게 큰 거 같애.

맞아! 나는 학원 강사라 저녁에는 운동을 거의 못가. 그래서 오전에 클라이밍을 혼자 가서 할 때가 있는데 재미가 조금 떨어졌어. 혼자 동영상 보면서 하는 거랑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건 많이 다르잖아? 함께 할 때  받는 기운도 있구. 우리들끼리 그런 얘기도 해 '우리는 관종이라고'! 관심받아야 잘한다고(웃음)




J: 그럼 혼자서는 안 하고 주말에만 같이 클라이밍 하는 거야?

그건 아니야. 이게 약간의 경쟁도 있고 잘하고 싶음 마음도 커서 혼자서도 가게 돼. 함께 클라이밍 할 때 보면 다른 사람들의 실력이 향상돼있어. 그럼 '우씨~뭐야 '하면서 나도 하게 돼. 잘하고 싶거든. 그렇게 클라이밍을 한 지 1년이 가까이 돼가고 있어.




J: 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찾아오는 변화들이 있잖아? 운동하고 변한 건 뭐가 있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매일 얘기하는 건데 삶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어.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해. 우리가 굳이 행복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잘 뱉진 않잖아. 근데 행복해서 행복하다는 말이 입 밖으로 자주 나와. 원래 좀 부정적이고, 주변에선 어둡다는 말도 많이 했고, 감정 기복도 심했던 것 같은데 클라이밍 시작하고 주변 사람들이나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많이 밝아졌다고 해. 가끔은 조증이라고...




J: 그렇게 말하고 보니 엄청 행복해 보여. 또 변한 게 있어?

'취미가 뭐야?'라고 물어봤을 때 '클라이밍'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기분이 좋아! 예전에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독서', '운동', '음악 감상'이라고 했었는데......... 독서는 개뿔 책도 잘 안 읽는데(흐흐). 지금은 진짜 취미가 있고 거기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도 있어. 주변 친구들에게 '너도 해볼래?', '같이 해보지 않을래?' 이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J: 반대로 친구들이 많이 물어볼 거 같은데?

그런 것도 있지. 하도 인스타에 클라이밍 하는 사진만 올리니깐 '매일 그것만 올리냐고, 매일 벽만 타냐고, 그렇게 재밌냐? 고 하는 친구도 있고 호기심 가지고 물어보는 친구도 있어. 친구 중에 요가 강사 하는 친구가 있는데 자기는 힘이 부족했는데 클라이밍 하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 내가 그때 팔근육이 한창이었거든!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만으로도 주변에 좋은 영향을?


J: 오~ 잔잔한 나비효과 같은데?(웃음)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에게 전파하고 있을 거 같애? 

사실 처음 할 때 친구랑 같이 시작하긴 했다고 하더라구. 음... 이런 게 아닐까? 내가 클라이밍을 하고, 클라이밍 하는 이야기를 하고, 인스타에 클라이밍 하는 모습을 올리니깐 클라이밍 하면 친구들이 자연스레 나를 떠올리는 거지. 그리고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점에 친구들이 클라이밍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거겠지? 가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해! 클라이밍이 또 다른 나의 모습이 아닌가 하구.




J: 그런 것도 있어. 주변에서 운동 관련된 거 물어볼 때 나한테 많이 물어보는 편이거든. 근데 보통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많이 시작하는 거 같은데? 다이어트 목적은 없었어?

처음엔 그런 목적은 없었어. 주변에서 다이어트가 되긴 된다고 하더라고! 나 같은 경우는 클라이밍 하면서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게 됐어. 좀 더 잘하고 싶었거든. 몸무게 1~2kg 차이가 클라이밍 할 때 크게 느껴졌어. 주변에 그런 사람들도 종종 있어. 아! 그리고 클라이밍 하고 좋아진 게 있다면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에 비해 살이 덜 찐다는 거야. 상대적으로.










그녀는 클라이밍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었다. 클라이밍 하는 순간을 즐기고, 성취감도 느끼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관계 형성도 하고, 삶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덕분에 다이어트도 자발적으로 하게 되고.


이렇게만 말하면 누구나 쉽게 클라이밍을 즐기고 성취감도 느끼고 삶의 태도도 변하고 운동도 삶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쉽진 않다. 그녀도 대학생 때부터 10년 정도 여러 가지 운동을 건드려 왔고, 운동을 하다가 말기도 했고,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 동호회에 가입해놓고 나갈까 말까 고민도 했으며, 클라이밍 시작한 초반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운동이 익숙해지는데 꽤 오래 걸린 편이다. 


이런 걸 보면 내가 즐기는 운동을 찾고 또 운동이 삶의 일부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다. 그러니 아직 운동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운동이 익숙해지는 날이 올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을까? 


 




운동이 삶에 있어 주는 성취감은 대단한 거 같애.



인터뷰 말미에 그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오늘 운동을 했다는 기분이 되게 좋던데? 운동을 했다는 게 내 약속을 잘 지킨 것 같고 오늘 하루를 잘 보낸 기분이 들어. 오늘 하루 잘~ 살았다.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보낸 기분이야. 다른 사람들은 독서나 다른 것들로 이런 기분을 느낄 텐데 나는 운동으로 많이 느끼는 것 같애. 누구는 여행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이 크듯이 나는 운동으로 통해 얻는 즐거움이 다른 것보다 큰 것 같아. 


(지금 인터뷰 글을 다 적은 것 같은데 오늘 하루 잘 살았다는 기분이 혹시 이런 기분인 걸까?)










클라이밍.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유대관계는 운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클라이밍은 정직한 운동이다. 하는 만큼 는다. 운동은 삶의 태도도 바뀌게 한다. 내가 꾸준히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은 하루를 잘 살았다는 기분을 주기도 한다. 혜정님의 이야기가 클라이밍을 망설이는 누군가에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다. 



인터뷰에 응해준 혜정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긴 글 읽어 내려와 주신 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매거진 '운동하는 사람들' 운동 어플 '클래스픽(CLASSPICK)' 페이스북 페이지에 함께 연재하고 있습니다. 



클래스픽:http://bit.ly/2naXx5w 





1편:운동하는 사람들 첫 번째 이야기

https://brunch.co.kr/@wo-motivator/120



2편: 어느 30대 여자 직장인이 운동을 '꾸준히'하는 이유

https://brunch.co.kr/@wo-motivator/122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은 강요할 수 없다.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닐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