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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Aug 19. 2022

숨고는 PMF를 달성했을까?

[코드스테이츠 PMB 13기] | '숨고'로 알아보는 PMF



PMF란 좋은 시장에,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IT 벤처 투자 전문 회사 앤드리슨 호로위츠 (Andreessen Horowitz)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은 PMF의 개념에 대해서 위와 같이 설명한다. 핵심은 '시장'이다. 실제로 시장이 존재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팀원들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시장이 있음'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 시장이 있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시장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기업은 이를 해결하고 더욱 완벽한 PMF를 찾기 위해 성장해간다.


생활 서비스 매칭 플랫폼 '숨고'가 시장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결론적으로 'PMF'를 찾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해결이 아닌 '연결'이 주는 가치



'판소리, 스와힐리어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보고 궁금해져 검색해보았는데, 실제로 판소리와 스와힐리어 레슨을 하는 '고수'를 여럿 찾을 수 있었다! 사실 판소리와 스와힐리어를 배우길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해결 주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배우고 싶다'는 니즈만 충족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된다. 



숨고는 단순 과외뿐만 아니라 운동, 취미에서부터 이사, 청소,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와 공급자가 서로를 원하지만 쉽게 연결되기 어려운 시장이 있음을 포착했고, 이들을 한 곳에 모았다. 서로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도우며 '사람들을 연결하여 삶의 질을 높인다'는 숨고의 비전을 달성해가고 있다.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맡긴다



숨고는 소비자와 공급자 간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본인이 원하는 조건을 작성해 요청서를 보내면, 고수는 그에 맞춰 견적서를 직접 제출한다. 소비자는 수령한 견적서와 공급자가 제시한 가격, 경력이나 과거 서비스 이용자들의 리뷰 등을 두루 살펴본 뒤, 본인이 희망하는 서비스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숨고의 역할은 '정보의 비대칭성 제거'이다. 숨고는 소비자가 공급자로부터 전달받은 견적서 외에도, 공급자 소개 페이지를 통해 거래 선택 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공급자 선택 전, 서비스별로 예상 견적 가격도 제공하면서 소비자는 큰 수고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는 숨고의 서비스 공급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세 소상공인이나 프리랜서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굳이 고객 유치를 위해 발품 팔며 소비자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본인과 거래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선택해 집중하면 된다. 숨고는 이들을 위한 '5일장'만 열어주고, 나머지는 거래 쌍방에 맡긴다.




개입을 줄인 만큼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먼저 서비스 공급자는 반드시 유효한 사업자등록증을 등록해야 한다. 또한 '원아웃 제도'가 있어 심각한 분쟁을 일으킨 공급자는 즉시 활동이 중지된다. 이와 함께 에스크로 시스템 도입으로 거래 당사자 간 금전 관련 분쟁이나 피해 역시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충분한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는가?



숨고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는 1) 소비자-공급자 간 거래 비용 감소이다. 정확히는 Searching costs, 즉 서로 간 적당한 거래대상을 탐색하는 데 드는 비용을 크게 낮춘다.


소비자는 본인이 공급받길 희망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청서만 작성하면 관련 공급자에게 자동으로 내용을 발송, 공급자들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고 이들을 비교 분석해 빠르게 선택이 가능하다.


공급자 역시 대형 업체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개개인이 원하는 서비스의 종류와 정도, 희망하는 견적 등이 제각각이고, 큰 비용 지출을 망설이는 소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세상인이나 프리랜서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또 다른 가치는 2) 숨겨진 시장의 발견이다. 


숨고에선 랩 레슨도 받을 수 있고, 반려동물을 잠시 돌봐줄 사람도 구할 수 있다. 상품 구매 플랫폼에 가까운 '크몽', 취미나 여가시간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탈잉'에 비해, 생활 서비스 매칭 플랫폼을 지향하는 숨고는 정말 다양한 서비스를 다룬다. 현재 등록된 서비스 숫자만 1000여 가지가 넘을 정도다. 


그만큼 어떤 분야든 본인이 재능이 있고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시작해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게 시장 가치가 있을까' 싶었던 서비스도 상품화시켜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가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새로운 소비자를 통해 다시 새로운 서비스가 생성되는 선순환 구조의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는가



숨고의 주 수익원은 고수들이 소비자에게 보내는 견적서에 대한 수수료이다. 정확히는 고수들이 숨고에 캐시를 충전한 후, 견적서를 보낼 때 금액이 차감되는 'Pay-as-you-go' 방식을 채택했다. 즉 고수는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정보'를 구매하는 대가로 숨고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수수료는 서비스, 지역에 따라 최소 500원에서 많게는 2만 원까지 책정되며, 평균적으로는 1,600원 정도로 본다. 월정액제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시 초기 모델로 돌아왔다.


이 부분은 유사한 중개 서비스들과 차이를 보이는데, 보통은 소비자와 공급자 간 거래가 성사된 후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숨고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우회 거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 번 플랫폼을 통해 매칭된 소비자와 공급자가, 수수료 지불을 피하기 위해 플랫폼을 우회해 개별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어렵다.




고객은 얼마나 많은가


현재 숨고에 72만 명 이상의 서비스 공급자가 등록되어있다. 또한 숨고의 서비스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직장인, 학생, 주부 등 고객층이 폭넓다. 이와 함께, 이전 과제 중 '삼쩜삼'의 PD Life Cycle을 살펴보며, 뉴노멀 시대로 돌입하며 '긱워커', 'N잡러' 등 새로운 고용/근무 형태의 증가로 인해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코로나 19와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긱 이코노미' 현상으로 숨고의 '미래 고수'와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 보인다.




경쟁자가 쉽게 카피할 수 없는 차별적 경쟁우위가 있는가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크로스셀링 효과'가 가장 큰 차별점이다. 크로스셀링(cross-selling)이란 기존 상품을 구입하였던 고객이 다른 연관된 상품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이다. 숨고에서 기타 레슨을 받았던 고객이 이사할 땐 이사 용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힘들 땐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숨고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서비스가 크로스셀링 효과를 가능하게 하고 시장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다. 또한 고수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되고, 고객이 자신이 가진 재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수가 되는 선순환을 통해 서비스도 계속해서 확장될 수 있다.




결론 : 숨고는 과연 PMF를 찾았는가?



“Know it when you see it." 


앞서 마크 앤드리슨이 'WTF is PMF?'에서 언급한 것처럼, PMF를 측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더군다나 숨고의 Conversion rate이나 Retention, Chrun 같은 핵심 지표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PMF를 찾은 시기부터 기업은 J커브를 그리며 급속도로 성장한다'는 경향성을 기반으로, 확인 가능한 지표들이 J커브를 그리는지, '숨고가 PMF를 찾았는지' 이야기해보겠다.



출처 : 좌 = 브레이브모바일 | 우 : 혁신의숲


먼저 숨고의 누적 견적 수, 그리고 숨고 운영사인 '브레이브모바일'의 거래액 월평균 성장률이다. 단순히 그래프 모양만 보면 'J커브를 그리고 있다. PMF를 달성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프 왜곡이 없음을 확신할 수 없고, 누적 견적 수가 아닌 월별 견적 수의 변화를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료만으론 판단이 어려웠다. 이에 추가적으로 참고할 지표들을 확인해보았다.


숨고 소비자 거래지수 및 거래건수 | 출처 : 혁신의 숲
숨고 소비자 트래픽, 고용 인원 및 거래 추이 | 출처 : 혁신의 숲
숨고 매출액 추이 | 출처 : 잡코리아


숨고의 소비자 거래지수 및 거래건수, 트래픽과 고용인원 그리고 거래와 매출액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21년 6월 3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이후 대부분의 지표가 J커브에 가깝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업손실도 다소 커지긴 했지만 매출액도 J커브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론은 '외부에서 확인이 가능한 거의 모든 지표에서 J커브에 들어섰다'는 것을 근거로 '숨고는 PMF를 찾았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 자료

https://view.asiae.co.kr/article/2021081115130649796

http://christophjanz.blogspot.com/2017/06/wtf-is-pmf-part-1-of-2.html

https://brunch.co.kr/@soomgo/1197



*코드스테이츠 PMB 과정을 수강하며 과제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르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자유롭게 피드백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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