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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떨어지러 갑니다. 면접

by 이지수

차라리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가니 뱃속이 편하다.


운세를 알려주는 어느 역술가가 이달 운세에 대해 '이번 달은 엄청 바쁘다, 오라는 곳이 많다'였는데 단순히 면접을 보러 다닌다는 뜻이었나.

그리고 그 바쁜 행위가 면접에 성공하여 새로운 직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까지는 또 아니었나 보다.


면접 보라고 오라는 곳은 많아서 바쁘게는 돌아다닌다. 청소부 일을 그만둔 뒤 또 늦게 잠들고 아침잠을 자는 버릇이 또 시작됐다.


면접 일정은 주로 아침에 있어서 아침잠을 잘 수 없으니 나름 생활 패턴을 바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간 김에 면접이 끝나면 생전 안 가는 스타벅스에 가서 구석진 자리에 앉아 커피도 한잔 마시고 점심때가 되면 김밥도 한 줄 사 먹고 전직 집순이가 아주 신이 났다.


어묵국물과 치즈김밥



내가 이미 면접을 본 곳 중에는 중년 여성 일자리 매칭 사업인지 뭔지 그것에 참여하는 기업에 이미 계약직으로 확정이 된 곳도 있지만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계속 다른 곳에도 지원하고 떨어질 예정인 곳에 면접을 보고자 한다.



오늘은 마침 오후에 면접이 있어서 아침에 늦게까지 또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 부재중 전화가 왔었다. 중부여성 발전센터. 전화를 걸어서 부재중 기록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다고 했더니 "아무개 님?" 하며 상담을 이어나간다. 전화받으신 상담사분도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고 일자리 행사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데 왠지 이름과 목소리가 귀에 익는 느낌이다.


잠깐 행사에 대해 설명을 하시던 상담사는

"혹시 일전에 ㅇㅇ일자리 지원하지 않으셨어요?"

"아. 네 맞습니다."

"그러시구나. 저는 그때 면접관으로 있었던 김 아무개입니다. 여기도 한번 가보시려고요? 잘 생각하셨어요.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세요"

"뭐 기대하고 가는 건 아니고요, 행사 분위기도 보고 면접 실력도 좀 익히려고요."

"아니요! 기대하셔도 됩니다!"

"어머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에 대해서 간략하게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내드릴게요. 꼭 읽어보시고 면접 때 활용하세요."

응원하는 차원에서 해주시는 말인 줄 난 잘 알고 있다. 내일 행사가 있는 곳 근처에 커피 맛집이 있나 같이 검색해 본다.


일자리 구한다며 신나게 돌아다녀 본 적이 내 인생에서 있었던 적이 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늘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경력 이음 일자리 매칭이라는 구인구직 행사에 참여했다. 난 경력 단절까지는 아니지만 일하고자 하는 직종에 경력이 없으니 또 떨어질 예정이다.

면접을 마치고 나서는데 후기를 작성하면 기념품을 준단다.




지퍼백 키친타월 등이 들어있는 기념품을 받아들고 왔다.

미혼 시절이었으면 거들떠도 안 볼 것들을 받아 들고 기분이 좋아진다.


면접은 어찌 되었는지 몰라도 선물은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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