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말 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 할까?

by Ding 맬번니언

정말 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 할까?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말은, 대부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살아보니 알겠다.

열심히만 살다 보면, 지친다.


왜일까?

바로,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고,

원했던 만큼 이뤄지지 않고,

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수들이

인생 곳곳에 숨어 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열심히'보다 중요한 건 '지속할 수 있는가' 아닐까?


어릴 때 나는 파티를 정말 좋아했다. 파티는 힘든 세상을 사는 유일한 낙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점점 깊게 빠져 들 수밖에 없었다.

불빛, 음악, 사람들, 에너지.

그 모든 것이 나를 들뜨게 했다.

그리고 그때는 파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좋은 걸 왜 안 좋아하지?”

그게 정말 궁금했다. 우리는 각자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스포츠, 게임 등등 그리고 열심히 하고 또는 중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파티란, 지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허무함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한때이다.


화려했던 조명도,

왁자지껄했던 웃음도,

다음 날 아침이면

마치 꿈처럼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남았다.



지금의 나는

마지막 날처럼 사는 삶보다,

하루를 ‘지켜낼 수 있는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인생은

늘 빛나야 할 필요도,

항상 뜨겁게 타올라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조용히, 그러나 진심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그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받아들이자. 향략과 쾌락은 끝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힘든 삶의 자신에게 주는 즐거움을 찾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중년이 되어보니 이제 나는 허무하지 않은 하루를 꿈꾼다. 반짝임보다, 지속될 수 있는 온기를 선택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나는 부모가 되어보는 선택을 했다. 아직도 평범한 일상이 주는 스트레스는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클럽이 주는 것보다 부모가 된 지금이 훨씬 좋다. 그리고 클럽은 절대로 나에게 줄 수 없는 즐거움을 매일 느낀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3화젊음도, 돈도, 가족도,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