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Labubu)는 홍콩 출신 아티스트 가상 룽(Kasing Lung)이 만든 캐릭터다. 2019년부터 중국의 피겨 브랜드 팝마트(Pop Mart)를 통해 인형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처음엔 "중국 물건"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요즘은 호주도 라부부 열풍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행복이가 얼마 전부터 라부부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행복이 노래를 중국 물건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가다가 오늘 행복이 친구 알렉스를 만나는 날이었다. 점심을 함께 먹고, 자연스럽게 팝마트 매장에 들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라부부는 이미 전부 품절이다. 그제야 얼마나 대단한 열풍인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사고 싶었다.
내가 큰마음먹고 라부부를 사준다고 했는데 아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다른 피겨로 마음을 달래며 쇼핑센터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들어왔다. 알고 보니 팝마트 인형 뽑기기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도 줄을 섰다. 아쉽게도 라부부 시즌 1은 이미 다 팔렸지만, 운 좋게 시즌 2를 각자 하나씩 구입할 수 있었다. 인당 한 개씩만 살 수 있어서 더욱 귀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설레는 마음으로 언팩싱을 했다.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고, 비닐을 벗기며 기대에 부푼 그 순간 놀랍게도, 우리가 뽑은 건 둘 다 같은 캐릭터인 ‘시시(sisi)’였다. 여섯 종류 중 하나가 겹치다니, 확률로 보면 아쉬워할 일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똑같은 시시를 뽑다니, 이건 운명이야!”
행복이는 시시 인형을 껴안으며 좋아했고, 나도 어쩐지 이 우연이 더 기분 좋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첫 라부부 피규어를, 똑같은 두 개로 나란히 장식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토록 소소하고 귀여운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라부부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으로 더 인기 있어서 구입하기 더 힘들기 전에 똑같은 것 2개지만 구입한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