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계획 없이 피어난 하루

by Ding 맬번니언

아이와 함께 방학을 맞이한 첫 월요일. 이번 방학은 특별한 계획 없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그저 막막했고, 이대로 가다간 카오스가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행복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장해 있었다. 나는 새벽에 출근하기에 어젯밤에 아이에게 방학 동안 해야 할 숙제 두 장을 내주고 집을 나섰다. 돌아와 보니, 아이는 조용히 숙제를 끝내 놓고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해낸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제 뭐 할까?”
우리는 함께 고민했다. 이번 주에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오직 오늘뿐이다. 날씨를 핑계 삼아 계획에 없는 즉흥적으로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했다.

차를 타고 한참 달리다 보니, 50분쯤 지나 어느새 우리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식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오늘 이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이 흘러온 것만 같았다.

그렇게 우리 셋은 식당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맛있는 음식과 웃음이 오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이번 방학에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방학 캠프도 고려해 봤지만,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 돈이면 차라리 함께 영화를 보고, 놀이터에 가고, 소소한 활동을 나누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내일은 행복이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다행히 내일은 내가 데이오프라 오롯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계획 없이 시작된 방학이지만, 어쩌면 이런 즉흥적인 흐름 속에서 더 소중한 순간들이 피어나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가끔은, 계획 없이 흘러보는 하루 속에 진짜 우리가 원하는 시간들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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