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행복이의 2주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은 특별한 계획 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새로 가족이 된 강아지 치카의 영향이 크다. 아직 어린 치카를 누구에게 맡기기도 어렵고, 우리 가족 역시 함께 집에 머물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월요일이 다가오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계획 세우기 좋아하는 내가 이번처럼 계획을 세우지 않은 방학은 처음이다. 그래서 살짝 불안하다. 지금 유일한 계획은 화요일엔 친구 알렉스를 만나기로 했지만, 그 외의 날들은 아직 비어 있다. 어떻게 채워갈지 조금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치카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넣어둔 캔 사료가 조금 상했던 것 같다. 그 모습을 본 행복이는 놀라지 않고 조심스럽게 치카를 토닥이며 안심시켜 주었다. 우리는 함께 치카 옆에 앉아 상태를 지켜보며 다정하게 뒤치다꺼리를 했다. 아직 어린 강아지 치카를 두고 더더욱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 없는 방학이지만, 이렇게 치카와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가 어쩌면 우리가 기억할 가장 따뜻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치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이번 겨울방학의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계획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겨울 방학이 훨씬 알차게 느껴진다. 새삼 무엇을 하든지 마음먹기 나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번 2주 방학 동은 어디를 가는 것보다 행복이와 치카와 함께 시간을 더 보 내 것을 계획해 본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