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크루즈는 나에게 ‘처음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아이처럼 설레었고, 어른으로서도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경험을 조금 나누어보고 싶다.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해 보자.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이 압도적이었다. 디즈니랜드에서도 만나기 힘든 캐릭터들을 이 크루즈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칠 수 있었다. 미키, 미니, 구피, 도널드 등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디즈니 팬이라면 이곳은 정말 꿈의 공간일 것이다.
음식도 기대 이상이었다. 뷔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간식들까지 하나같이 정성스럽고 맛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24시간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행복이 같은 아이들에게는 천국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매일 밤 펼쳐지는 디즈니 공연들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노래, 조명, 의상, 연출 그 모든 게 완벽하게 디즈니스러웠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마다 마법 같은 여운이 남았다.
침대 역시 잊을 수 없다. 집을 제외하면, 내가 누워본 침대 중 가장 편안했다. 하루 종일 걷고 놀다 지친 몸이 디즈니 침대 위에서 금세 녹아내렸다.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할 순 없었다. 단점을 꼽자면, 배의 흔들림이 가장 컸다. 처음엔 그저 살짝 출렁이는 정도였지만 두 번째 날 밤에는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심하게 흔들렸다. 뱃멀미가 심하지 않은 나조차도 불안해질 만큼이었다.
그래서인지 땅에 내린 다음 날에도 한동안 머리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이어졌다. 이게 나에게는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단점, 비용. 디즈니 크루즈는 기본요금도 비싸지만 그 외의 추가 비용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인터넷과 술. 와이파이는 기기당 약 20만 원, 술값은 일반 가격의 두 배 수준이었다. 바다 위에서의 ‘마법’은, 가격도 마법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경험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비가 내리다 멈추던 첫날처럼, 디즈니 크루즈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마법이 있었다.
한 번은 경험해 볼 만한 것 같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