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디즈니 크루즈에서도 그랬다. 처음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고, 많은 사람들과 웃고, 그 마법 같은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아마 그 열정 덕분에 감기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푹 쉬어서 감기는 이제 많이 나았지만, 몸의 컨디션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늘은 병원에 계신 스티븐의 아버지를 찾아뵙기로 했다. 어제 아침,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회복이 안될 수도 있다고 한다.
혹시 몰라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조용한 기계음 사이로 들려오는 숨소리, 창문 너머로 비치는 흐린 빛 거기에 계시는 스티븐 아버지를 뵙고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삶은 정말 짧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내일 죽더라도 여한이 없는 하루, 병실에 누워 인생을 돌아볼 때 ‘그래, 나는 나답게 살았다’ 그 한마디를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는 더 게이다운 방식으로 살기로. 세상이 정한 틀이나 시선 속이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느끼고, 존재하는 그 자체로. 그게 나에게 주어진 삶이고, 내가 선택한 평범함이기 때문이다.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매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하루를 채워가며 살았으면 한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죽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가 아니라 오늘,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 남들이 정해준 평범함이 아니라, 자신만의 평범함 속에서 자유롭고 진심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그리고 마음 한편에는 스티븐의 아버지가 조금만 더 살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시간이 멈출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조금만 더 길게 붙잡고 싶다. 만약 내가 스티븐의 아버지와 같은 상황이라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조금만 더,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에 있고 싶다.” 말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삶의 끝에 다다를 때, 사람은 결국 소유나 업적이 아니라 함께했던 시간의 따뜻함을 떠올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려 한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아직 주어진 이 시간을 감사히 맞이하기 위해.
내가 스티븐의 부모님을 어쩌면 내 부모님보다 더 사랑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그분들은 언제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신다. 몸이 아프고, 상황이 힘들 때에도 농담을 잊지 않고 웃음을 나누신다.
늘 좋은 이야기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의 무게를 유머로 감싸 안을 줄 아는 어른, 어려움 속에서도 밝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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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의 부모님은 내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인생의 스승 같다. 말로 가르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분들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조용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