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년, 그들은 18년.

by Ding 맬번니언

2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우리는 하나의 약속을 만들었다.

“같이 있으면서도,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자.” 그래서 우리는 종종 둘만의 시간을 보내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서로를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고, 굳이 모든 것을 함께하려 하지 않는다.

그게 오히려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제 우리는

오랜만에 함께 공연을 보러 갔다. Briefs Factory International 2008년에 처음 본 공연이었다. 그때의 충격과 즐거움이 강해서 이후에도 몇 번 더 찾아갔고, 그리고 2026년, 우리는 다시 그들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사회자가 말했다. 18년 동안 이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매년은 아니지만 그들의 공연을 종종 보았기에 이상하게 우리의 시간이 겹쳐 보였다.

우리는 20년, 그들은 18년.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시간을 버텨온 사람들. 하지만 18년이라는 시간은 분명 흔적을 남긴다. 무대 위의 주인공 두 사람(이 공연에 대표자들)은 솔직히 조금 늙어 보였다.


예전의 날카로움 대신 조금은 여유가 느껴졌고, 움직임도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날씬해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아, 우리도 이렇게 같이 늙어가고 있구나. 그 생각이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그 두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연자는 새로운, 더 젊은 사람들이었다. 에너지도 다르고, 움직임도 더 빠르고, 관객을 끌어당기는 방식도 달랐다. 그리고 관객들도 젊은 공연자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무대 위에는 시간이 공존하고 있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과, 새로 들어온 사람들.

그 사이에서 공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우리의 관계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변하고, 몸은 늙고, 에너지도 달라진다. 이제는 클럽도 피곤해서 못 가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관계는

그 변화 위에서 계속 이어진다.


같이 늙어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같은 시간을 통과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젊은 게이 친구들에게도 나와 같은 경험을 꼭 해보기를 바란다. 누군가와 오래 함께하며, 시간을 쌓아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해 가는 경험.


그것은 순간적인 즐거움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삶이다. 물론 젊을 때는 자유롭고, 즐겁고, 쾌락적인 선택들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것만을 쫓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남는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혼자 남은 노인 게이들이 정말 많다.


결국 사람에게 남는 것은 함께한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관계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조금은 돌아가도 괜찮고, 조금은 느려도 괜찮다고. 그 대신 누군가와 오래 함께하는 시간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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