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여행이 벌써 일주일 전 이야기다.

by Ding 맬번니언

시간은 정말 빠르다.


몰디브 여행이 벌써 일주일 전 이야기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은 그냥 흐른다. 몸은 아직 그 여파를 기억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피곤해서 정말 버티는 느낌으로 일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음을 배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몸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바다다.


Maldives의 색,
햇빛이 물 위에 퍼지던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시간.


그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출근하고, 집에 오고, 아이를 챙기고, 또 하루를 살아간다.


인생이 그렇다.


특별한 순간은 지나가고, 결국 대부분의 시간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흐른다.

그리고 반대로 고통의 순간도 비슷하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특히 게이라는 이유로 힘들어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나는 내 경험을 말해주고 싶다.


게이라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나 역시 그랬다.


사춘기부터 호주에 오기 전, 26살까지 내 삶의 중심은 “나는 게이다”라는 사실이었다. 성 정체성 확립이 내 중심에 있었다.


그 생각 하나로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불안했고, 스스로를 제한하기도 했다. 돌아보면 그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허비를 하든 하지 않든 시간은 어차피 흐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할까.


아마 정답은 단순한 것 같다.


내가 나를 너무 한 가지로만 정의하지 않는 것.


게이인 것도 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고, 트램 운전사이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루를 살아내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


삶은 한 가지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넓게 봐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을 너무 미루지 않는 것.


언젠가 괜찮아지면,
언젠가 자유로워지면,
그때 살겠다고 미루다 보면


그 ‘언젠가’는생각보다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완벽한 상태에서 게이로 살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불안한 상태에서도 살았고, 부족한 상태에서도 선택했고,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인생은 준비가 끝난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상태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마 이렇게.


완벽하지 않아도 지금을 살아가고, 하나의 정체성에 갇히지 않고 나를 넓게 바라보며, 언젠가가 아니라

오늘을 조금씩 선택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쌓아가는 것.


그게 결국 내가 배운 삶의 방식이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답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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