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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May 09. 2024

부모가 되고 혼자 보내는 어버이날..

혼자 있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행복이를 깨우고, 급한 마음으로 아침 식사를 하며 바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8시 전에 학교에 도착해야 합니다. 학교를 떠나는 버스 출발 시간이 8시 30분이기 때문에 조금은 서둘러야 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캠프여서 약간의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아이를 대신해 느끼는 긴장감과 설렘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여유로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2박 3일 동안의 학교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바라며, 학교 문을 나서는 행복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이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행복이가 없는 집은 조금 쓸쓸하겠지만, 이 소중한 시간을 통해 아이가 더 독립적이고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저도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렇게 행복이를 캠프에 보내고 나서, 저는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평소와 같은 경로지만, 아이가 없어진 공허함을 채우려는 듯, 주위의 자연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였습니다. 매일 듣던 새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맑고 경쾌하게 들렸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공원의 벤치에 앉아 전화기를 통해 브런치에 글을 읽다 보니, 오늘이 어버이날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주에서는 어버이날이 한국이랑 달라서, 특별한 날임을 잊고 지내기 쉬운데, 우연히 브런치에서 읽은 어버이날 관련 글귀가 오늘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와 떨어져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도 평화롭고 성찰적일 수 있다니, 새삼스러웠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저에게는 휴식이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평온한 순간들이 저를 더 성숙한 부모로 성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에게 매우 뜻깊은 어버이날이 되었습니다. 이유는, 행복이 없이 보내는 첫 번째 어버이날이기 때문입니다. 호주에서 살고 있지만, 저는 매년 한국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 날을 기념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혼자 보내게 되었습니다. 행복이가 자라 언젠가 제 품을 떠날 때가 올 것을 생각하면, 저 역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단지 2박 3일 동안 행복이와 떨어져 있을 뿐인데도 느껴지는 이 허전함을 보면, 부모님은 매일 어떤 마음으로 저를 생각하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어버이날은 자식과 떨어져 있는 부모님들께 특히 의미 있는 날이 될 것 같아요.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식이 보고 싶을 것 같고요. 자식이 잘 자라고 있는지, 행복한지 항상 걱정되는 마음, 그리고 그리움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이 날이 저에게는 단순히 행복이를 키우며 느낀 부모로서의 사랑과 책임감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과 부모님의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모가 되고 9년 만에 행복이가 없이 처음으로 혼자 보내는 어버이날은 생각보다 별로입니다. 이런 상황이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비슷할 것 같아서, 그분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작은 용돈도 보내드렸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렇게 마음을 전하니, 제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특히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깊어집니다.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누고,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렇게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은 때로는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울 수 있지만, 그런 감정들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단한 효자가 되는 것은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최소한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는 자식이 되자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만약 싱글로 살았다면 몰랐을 인생을 부모가 되어 알아가는 것에 저는 행복을 느낍니다. 부모가 되는 것도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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