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티븐이 부모님을 도와드리는데 집중하며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하루를 보내면서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이가 85살이 넘어가면 어른들이 점점 아이처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어른이시고 존중해야 할 분들이지만, 고집이 세지고 감정적으로 쉽게 삐치며, 때로는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에서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점심을 먹기 위해 Burleigh Head로 가는 차 안에서 두 분의 갈등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서로 말다툼을 하시는데, 싸움의 이유는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 상황이 차 안에 있던 모두에게 불편함을 가져왔습니다. 그저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함께하고자 했던 순간이 어색하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스티븐도 부모님을 이해하고 차분하게 대하려 했지만, 갈등이 계속되다 보니 결국에는 그도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사실, 스티븐과 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나이와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을 돌봐야 할 시기가 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스티븐에게는 여전히 부모님이 어린 시절의 강인한 모습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두 분의 고집스러운 대화와 잦은 갈등을 지켜보는 것은 스티븐에게 참기 어려운 순간이었을 겁니다.
저는 이 상황을 통해 나이가 들면서 가족 간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른이시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신 모습에, 부모님을 더 이해하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힘들고 답답한 순간도 많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Burleigh Head에 도착해서야 두 분의 분위기가 조금 진정되었고, 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스티븐도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며 조금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양쪽 모두 쉽게 화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오늘 하루는 저희 가족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도움만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성숙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겠지만, 스티븐과 함께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법으로 부모님과 의사소통하고 갈등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경험을 통해 스티븐 부모님께서 골드 코스트에서 두 분만 지내시는 것보다, 우리와 가까운 멜버른으로 모시는 것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돌봄과 주의가 필요하신 상황에서, 자주 찾아뵙고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거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스티븐도 오늘 부모님과의 갈등을 겪으며, 더 가까운 곳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이가 드시면서 더 자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고, 감정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가족이 가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두 분도 현재 골드 코스트에서의 생활에 익숙하시고, 그곳에서의 생활이 주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있겠지만, 가족이 가까이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안정감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 또한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면 행복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아이도 결국 부모를 돌보게 되는 날이 옵니다. 하지만 저는 행복이에게 의무감이나 부담으로 다가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신, 함께 살아가는 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지금부터도 독립적이되 함께할 수 있는 가족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티븐과 함께 앞으로 두 분의 거주 문제를 포함해 더 나은 방안을 고민해 볼 예정입니다. 가까이 모시게 된다면, 두 분의 생활 방식과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 더 빠르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경험은 가족이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