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블로그에서 빈티지 향수만 리뷰한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빈티지 향수가 주고 가끔 니치나 인디 브랜드 향수를 리뷰하곤 한다. 때문에 빈티지 향수를 어디에서 구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 이 글에서는 빈티지 향수를 구할 수 있는 곳, 구하는 방법, 사기당하지 않는 방법 등에 대해 적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 위주로 쓰여 있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곳이나 내가 모르는 사기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절대적인 가이드로 생각하기보다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지 꼭 이렇게 하라는 지시문이 아니다.
1. 샘플 구하는 법
요새 환율 때문에 50ml, 100ml 병을 사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 각종 사이트에서 빈티지 향수병을 소분해서 판매하곤 하는데, 편의상 이것을 샘플이라고 부르겠다. 빈티지 향수 중에서는 굉장히 값비싼 것들도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의미가 크거나, 아니면 아주 한정적인 수량이 한정적인 시간동안에만 존재했다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비교적 싼 샘플을 사곤 한다.
왼쪽: the perfumed court 메인 페이지 캡쳐. 가운데: 카테고리란 오른쪽: 카테고리란 세부
개인적으로 이 사이트를 좋아하는데, 비교적 희귀한 향수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해서 로그인하고 둘러보다 보면 카테고리란에 레트로&빈티지 향수라고 따로 항목이 개설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클릭해서 보면 남성용으로 나온 향수, 여성용으로 나온 향수 몇년대, 이런 식으로 세부화되어 있다. 저기에서 sampler 라는 단어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한 테마 (향조, 시대, 저명한 향수 블로그에서 추천한 빈티지 향수들, 기타 등등)을 잡아 샘플들을 묶어 파는 것이다. Mini&full&partial bottles 는, 미니어쳐 향수(보통 2ml~7.5ml 정도를 미니어쳐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향수를 홍보하기 위해 이런 작은 향수병을 나눠주곤 했다), 본품, 그리고 중고물품 중 어느 정도 사용감이 있어 50%만 차 있다던가 이런 병을 파는 것이다. 이 외에도 Retro&vintage A-C 이런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향수 브랜드별로 이름이 A-C로 시작하는 브랜드, E-G로 시작하는 브랜드 이런 것을 모아둔 것이다.
왼쪽 사진을 보면 starting at 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가장 작은 사이즈-보통 0.25ml 아니면 0.5ml-가 그 가격이란 뜻이고, 샘플 사이즈가 커질수록 값이 올라간다. 예로 코티 란으로 들어가서 코티 시프레를 보자.
the perfumed court의 빈티지 코티 시프레 페이지. 왼쪽: 0.25ml 를 골랐을 때 오른쪽: 8ml를 골랐을 때
보시다시피 0.25ml의 경우 10.99달러지만, 8ml를 골랐을 경우 305.99달러가 된다. 빈티지 코티 시프레가 궁금하기만 한 사람이면, 0.25ml 정도를 사서, 한번 시향해보고 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 Glass spray와 glass roll on 의 차이가 있는데, 전자는 스프레이형 소분병에 온다면, 후자는 롤온, 즉 피부에 직접 닿아 바르는 형태로 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롤온이 고체형이라는 것은 아니다. 병 입구에 구슬이 있어, 구슬을 피부에 접촉시켜 굴리면 향수가 피부에 발라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롤온은 피부에 너무 자주 닿아 오염이 될 수 있어 좋아하지 않지만, 오히려 선호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람마다 취향 차이인 것 같다.
종류가 내가 가 본 사이트 중에서는 가장 다양하기 때문에 나는 이 사이트를 많이 애용하곤 한다. 한국까지 배송하는 데에 드는 배송비는 또 따로이므로 이 점 유의해서 구입해야 한다.
왼쪽: surrendertochance 메인 페이지 캡쳐 가운데: 카테고리란 오른쪽: 레트로 코롱&퍼퓸즈 란
역시 가입해서 로그인하고 둘러보는 와중에, 왼쪽 사진을 보면 카테고리 란이 밑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클릭하면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가 쭉 펼쳐지는데, 가운데 사진에서 보듯이 레트로 코롱&퍼퓸즈를 클릭하면 사실 굉장히 길고 방대한, 빈티지 향수가 왜 좋은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쓱쓱 스크롤을 내리면 그제서야 세부 카테고리와 몇 개의 빈티지 향수가 예시로 나오는데, 일단 사이트 내비게이션이 비교적 어렵고 귀찮게 해놓았고 종류도 몇 가지 없어 정말 급할 때가 아니라면 추천하기 어렵다. 사실 여기 들어가서 막 클릭해보는 것보다 메인 페이지 왼쪽 상단 돋보기모양을 클릭해서 vintage 라고 치고 들어가는게 더 빠르다.
빈티지 겔랑 샬리마를 예시로 들어보자.
왼쪽: 0.25ml를 선택했을 때 오른쪽: 5ml를 선택했을 때
역시 theperfumedcourt 처럼 비슷한 방식으로, 양을 고르면 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이 사이트에서는 starting at 이라는 단어를 안 썼기 때문에, 저 빈티지 향수가 5.99달러라고? 하면서 들어갔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가장 적은 양이 저 가격이고 양이 많아질수록 달라질거라 생각하면서 들어가면 된다. 역시 배송비는 또 다르다.
왼쪽: 로그인하지 않았을 때의 메인 페이지, 가운데: 로그인 했을 때의 메인 페이지, 오른쪽: 빈티지 샤넬 No.5 의 검색 결과
Etsy는 초보자에게 권하기 어렵다. 일단 검색을 했을 때 오른쪽 사진을 보면 샤넬 No.5를 쳤는데 관련 없는 샤넬 No.22나 다른 것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보듯이 내가 찾는 것과는 다른 물건이 나오기도 하고, 중간에 Ad by Etsy seller 라고 적혀있는 물건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은 내 검색어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것들을 엣시에서 광고용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빈티지 향수를 판매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아예 쓰지 말라고 하기는 어렵다. 가운데 사진은 내가 계정 로그인을 했을 때의 페이지인데, 내가 최근에 검색해봤던 것들이 상단에 동그라미 모형으로 뜨고, 그리고 봤던 물품들이 밑에 사진으로 뜨기 때문에 내가 최근에 뭘 봤었지? 하고 헷갈리는 경우에 유용하다.
엣시의 최대 장점은, 괜찮은 물건을 유통하는 판매자가 있을 때 그 샵을 찜해놓으면, 새로운 물건이 올라왔을 때 내게 알림을 준다는 점이다. 판매자를 고를 때 이 판매자에 대한 후기를 보고, 만족도를 보고, 또 다른 물건은 뭐가 올라왔는지를 꼼꼼히 따져본 후에 골라야 한다. 한국으로 배송하는 경우도 있고 안 배송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배송대행을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메시지를 보내서 혹시 한국으로 배송 가능한지 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엣시 판매자와 친해진 경우 향수 샘플을 더 넣어주거나 하는 경우가 있고, 손편지가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고 나면 마음이 훈훈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판매자가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속상할 것은 아니다.
미국인 판매자에게서 물건을 구입하고 미국 내 배송대행을 쓰는 경우에도 어떤 사고나 여러 이유로 인해서 배송이 안 되는 경우 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하면, 내 경험상 대부분의 판매자가 확인한 후 조치를 취하곤 한다. 나는 아주 구하기 힘든 빈티지 겔랑 수르방의 경우 중간에 배송이 2달간 안 되어 판매자에게 연락하니 바로 또 다른 샘플을 무료로 보내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