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살짝 꼬이게 되었다. 그래서 3일 동안 현지 미술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예전에 동네 미술학원에서 무섭게 얘기하는 선생님이 있어서 미술학원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아이들이라 이번에도 긴장 잔뜩 하고 엄마 손 꼭 잡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들어갔다.
"엄마 가지 마~ 여기에 나랑 같이 계속 있어~~"
한 왈가닥 하는 막내는 평소답지 않은 불안한 모습으로 내 손을 잡아끌었다.
학원 안에는 아이들이 10명가량 있었다. 작은 공간에 선생님은 총 3명. 우리 아이들 세명이 들어가자 선생님은 앞치마를 둘러주며 아무 데나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노트 위에 세 아이의 이름과 들어온 시간, 내 연락처를 적었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얘기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오긴 했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 가본 외국 학원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4시간 뒤 끝날 시간에 데리러 가니 아이들이 신이 나서 자기 작품을 들이밀며 종알거린다.
"동네 미술학원에서는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는데 여기서는 하는 방법만 알려주고 내가 다 그리는 거야. 어때? 잘 그렸지? 여기 재밌어! 계속 다니고 싶어~ 여기는 공간은 작은데 선생님이 많이 있어 근데 그게 더 좋아. 선생님들이 엄청 친절해"
가장 궁금하던 질문도 해봤다.
"그런데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겠어?"
"선생님이 말하는 거 다는 못 알아듣는데 설명해줄 때 어떻게 하는지 보면 알 수 있어"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은 매일 2장의 작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3일 동안 그림 4장, 조형물 2개를 가지고 왔다. 3일이 아쉬울 만큼 현지 미술학원 잘 다녔다. 마지막 날 미술학원을 다녀온 첫째가 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