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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훈 Jul 13. 2022

01. 낡고 바랜 것에 대하여

미소 가득한 그녀, 나의 어머니

어디선가 누구도 쓰지 않을 법한 물건들로

규칙 없이 쌓아 그녀의 소유임을 증명해놓곤 한다.


구겨지는 나의 얼굴과는 다르게

신중함 반 미소 반 섞인 얼굴의 그녀는

그렇게 만족한 듯 자리를 비우곤 했다.


이래 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고 입을 삐죽 내밀며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만 싶은 아이는

그때의 그녀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립다.

초라한 행색과 땀내 나는 옷, 까맣게 탄 얼굴


청승과 검소 사이 얇은 틈에서 담백해지는 것.



zeiss ikon 

contax iia, sonnar 5cm f1.5

kodak portra16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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