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체력싸움이다
"내 몸에 대한 최고의 의사는 바로 나 자신이다."
- 속담 (Proverb)
내 몸은 내가 지킨다: 똑똑한 환자가 되는 법
현대 사회에서 건강은 그 어떤 자산보다 소중한 가치로 여겨진다. 우리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고 의사의 처방을 따른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우리의 건강을 의사에게 온전히 맡겨도 되는 것일까? ‘내 몸에 대한 최고의 의사는 나 자신이다’라는 속담은 단순한 격언을 넘어, 건강 관리의 핵심 원칙을 제시한다. 이는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몸과 병에 대해 가장 잘 알아야 함을 강조하며, 능동적인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희귀병을 극복한 H대표의 이야기
벤처기업가인 H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운동과 건강 관리에 매우 힘쓰는 사람이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수십 개의 특허를 보유하며 사업을 한창 확장하던 40대 초반, 그는 건강 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희귀병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는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상태는 점점 심해져 여러 유명 병원을 전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국내 유수의 병원들로부터 ‘치료가 어렵다’는 절망적인 판정까지 받게 되었다.
절망의 순간, 그는 현대 의학에만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병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밤낮없이 공부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의료 논문과 임상 사례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현대 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간요법과 자연식에 의존하여 건강을 되찾았다. 그는 독소 배출을 위한 디톡스 요법, 철저한 채식 위주의 식단, 그리고 매일 꾸준한 명상과 가벼운 운동을 병행했다. 이러한 극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현대 의술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환자 중심의 자연 치유를 강조하는 책을 썼고, 현재는 자연식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상 일반인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진정으로 지키며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몸과 병에 대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때로 “의사를 맹신하지 말고, 약에만 의존하지 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만난 의사 중에 의술 정신을 제대로 보여준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도 오진이나 불필요한 시술로 인한 의료 사고를 자주 접하게 되고, 심지어 의사들조차 동료 의사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인터넷에서 억울한 의료 사고 사례들을 찾아보면,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며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건강, 잃기 전에 지켜야 할 진리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내 몸에 대한 최고의 의사는 나 자신이다.’ 이 말들은 수많은 현자들이 오랜 세월 동안 강조해 온 인생의 진리이다. 누구나 건강을 쉽게 회복하는 젊은 시절에는 이러한 말들이 크게 가슴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젊음이라는 특권은 우리에게 무한한 회복력을 선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말의 중요성을 비로소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젊었을 때는 금방 나아지던 작은 통증이 오래 지속되고, 병세가 호전되는 데 시간이 점점 더 오래 걸린다. 심지어 어떤 의사는 병이 ‘더 나빠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은 현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회복이 더뎌지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만성 질환이나 노인성 질환은 완치가 아니라 관리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의사는 분명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그들의 실력 수준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며, 언제든 인간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명의’라 불리는 의사들이 있고, 많은 사람이 그들을 찾아간다. 그러나 방송에 자주 등장하여 명의로 불리는 의사들 중에서도 그 실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거나, 과도하게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한국 의료 현실에서 진료 시간이 평균 4~5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사가 단시간 내에 환자의 복잡한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며칠 후에 다시 찾아가도 환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부지기수이며, 한 달 뒤에 재진을 받으러 간다면 그 의사가 나의 건강 상태에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의료 사고 통계를 보더라도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의료 서비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똑똑한 환자, 내 몸의 주치의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대한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몸 상태나 약을 복용했을 때의 변화(부작용, 효과 등)를 일기처럼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의사가 바빠서 주의 깊게 듣지 않더라도, 이러한 객관적인 정보를 기록하여 제공하는 것은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만약 환자의 이러한 자발적인 정보 제공에 무관심하거나 불쾌감을 표현하는 의사라면, 애초에 그런 의사에게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치료하는 의사를 찾기 어렵기에, 같은 질병이라도 의사마다 치료 수준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만약 헌신적이고 훌륭한 의사를 만나는 행운이 있다면, 그 의사의 결정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믿을 만한 주치의를 찾는다면 평생 건강 관리의 든든한 조력자를 얻는 것과 같다. 안과, 치과, 정형외과 등 분야별로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여 신뢰할 수 있는 주치의를 정해두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한국 최고의 병원에서 2~3분 만에 끝난 진찰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국내 최고 병원에 암 검사를 받으러 간 친구의 이야기는 이러한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정기 진찰을 받기 위해 병실로 들어선 친구는 커튼으로 칸막이 된 침대 세 개가 놓여있고, 각각 환자 세 명이 동시에 진찰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의사는 세 번째 방문임에도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고,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차트를 들고 이것저것 형식적인 질문을 한 뒤, 간호사에게 간단한 지시를 내리고는 다음 칸으로 이동했다. 이 모든 과정이 불과 23분 만에 끝났다. 친구는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하고 그날도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렸지만,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듣고 필요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너무나 큰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따라서 의사에게 가기 전에 자신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환자의 의무이다. 증상과 현상을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라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면 의사는 보다 효율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진단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증이 있다면 언제부터, 어디에서, 어떤 종류의 통증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의사에게 물어볼 질문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단 2~3분 안에 핵심적인 질문을 모두 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긴 진료 시간 동안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야 할 의사의 유형
한 유명 의사가 유튜브에서 “피해야 할 의사”라는 주제로 영상을 게시한 적이 있다. 본인도 의사로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피해야 할 의사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그의 의견은 나의 경험으로 너무나 절실한 내용이었다.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의사: 환자를 대할 때 무뚝뚝하거나 불친절한 태도는 환자에게 큰 불쾌감을 주고, 의사와의 신뢰 관계를 저해한다. 환자의 질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는 의사는 환자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만나기 힘든 의사: 예약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진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제때 진료를 받기 힘든 의사라면,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어렵다.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되거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주사를 본인이 직접 놓지 않는 의사: 특히 중요한 시술이나 주사는 의사가 직접 시행해야 환자의 안전과 의사의 책임감을 담보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을 간호사나 다른 직원에게만 맡기는 의사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건강 관리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의사: 질병의 치료는 단순히 수술이나 약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운동법, 식단 관리, 수면 습관, 스트레스 해소법 등 건강 관리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의사는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에만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의사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의사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가 제안하는 치료 계획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의학 정보를 탐색하며, 필요하다면 다른 의사의 의견이나 대안적인 치료법을 찾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자신의 건강 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기본적인 의학 정보를 미리 습득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많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학 용어와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이해를 갖추면 의사와의 소통이 훨씬 수월해진다. 의사들은 바쁜 진료 시간 탓에 어려운 의학 용어나 X-RAY, MRI 등의 검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스스로 이러한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의사는 전문적인 조언과 치료를 제공하지만,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증진시키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지혜롭게 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건강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들은 환자가 똑똑해지는 것을 가장 무서워한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그만큼 환자가 많은 정보를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과잉 진료와 엉터리 치료를 피하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강에 대한 지식은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환자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의사에게는 인내심과 지식이 필요하다."
- 히포크라테스 (Hippocrates)
나의 무관심이 의료사고를 부른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건강을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의사의 처방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내 가족, 나 자신, 그리고 지인들이 의료진의 판단 착오나 크고 작은 실수로 인해 고통받거나 심지어 생명의 위기에 처한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무책임한 진찰로 잘못된 처방을 받거나, 심지어 엉터리 수술로 평생 고통받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았다.
나의 친구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의료진의 착오로 엉뚱하게 고관절 수술을 받고 오랜 시간 극심한 고생을 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나중에야 다른 의사가 이 실수를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이 의사는 사고를 낸 의사와 친분이 두터워, 친구에게 법적 고발을 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하여 어쩔 수 없이 무료 치료만 받고 사고를 덮은 가슴 아픈 사연도 들었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법적 다툼보다는 무료 치료나 적당한 보상으로 합의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료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병이 치료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에게 의료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자 당사자가, 그리고 가족이 더욱 신경 쓰고 살펴봐야 한다. 특히 환자보다 가족이 정말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의료진의 실수로 정체 모를 고통 속에서 평생을 후회하며 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의료진이 자신의 실수를 먼저 인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냉정한 현실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대학병원 수술, 아찔한 경험들
내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오른쪽 손목 인대 절제 수술을 받기 위해 종합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은,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실수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시 나는 한국 최고의 병원 중 한 곳에 입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황당한 상황들을 겪어야 했다.
입원 첫날부터 삐걱거린 수술 준비: 입원 첫날 저녁, 간호사가 다음 날 수술이라며 자정부터 금식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의아했지만 시키는 대로 따랐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의 수술은 부분 마취였기 때문에 금식이 필요 없었다. 담당 주치의가 차트에 ‘전신 마취’로 잘못 기록한 탓이었다. 만약 내가 이를 모르고 수술실에 들어갔다면 불필요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수술실에서의 혼란과 시간 낭비: 수술 당일, 수술실 입구에서 환자 점검을 담당하는 두 명의 의사가 내 차트를 보더니 “전신 마취로 기록되어 있는데 맞느냐”며 다시 확인했다. 나는 깜짝 놀라 “주치의가 부분 마취로 한다고 했으니 다시 확인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두 의사는 당황하며 우왕좌왕했고, 결국 수술실 안에서 30분을 기다린 끝에 부분 마취로 정정되어 수술이 시작되었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듯한 젊은 의사들이었고, 그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은 환자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위험천만했던 오진과 수술 계획: 수술실 안으로 들어온 젊은 의사 두 명은 내게 수술 가운을 덮어주며 차트를 다시 확인하더니, 내게 “양손 수술이 맞느냐”고 물었다. 나는 또다시 깜짝 놀랐다. 만약 전신 마취로 했다면 양손 수술을 받을 뻔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시 확인하는 데 30분이 더 소요되었고, 결국 오른쪽 한 손 수술로 바로잡혔다. 만약 내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면, 멀쩡한 왼손까지 칼을 댈 뻔한 위기였다.
수술 중 벌어진 황당한 강의: 겨우 수술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수술실에 들어온 담당 주치의와 다른 두 명의 의사는 내 손목을 앞에 두고 수술 강의를 시작했다. 얼굴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내 손목으로 실습을 하는 듯했다. 주치의는 다른 의사들에게 “다른 많은 이들이 이 수술에 참여하고 싶어 했지만, 너희들은 내 덕분에 이런 수술에 참여한다”며 자기 공치사를 시작했다. 20분 정도 내 손목으로 현장 강의를 진행하며 수술을 하더니, 인턴에게 수술 마무리를 잘 하라고 지시한 뒤 유유히 수술실을 나갔다. 남겨진 두 명의 젊은 의사는 수술대 위에서 내가 두 눈을 뜨고 있는 환자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신참 의사들인지 서로 의논하며 내 손목을 마치 분해 조립하듯 수술을 이어갔다.
예상치 못한 퇴원 연기: 수술 전 의사는 간단한 수술이니 당일에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퇴원 당일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담당 간호사는 “병실 담당 의사가 퇴원 서명을 잊고 퇴근해서 하루 더 입원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멀리서 퇴원 준비를 마치고 병원에 왔던 아내는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행정적인 실수로 환자와 가족에게 불필요한 불편을 준 것이다.
방치된 수술 부위와 직접 처치: 퇴원 후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 상처 처치 의사는 “실밥을 제거하러 다시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치의는 “녹는 실이라 올 필요 없다”고 했다. 주치의 말이 맞겠지 하고 집에서 대충 소독했다. 며칠 후 수술 부위에 작은 염증이 생겨 살펴보니, 실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치의가 수술 마무리를 직접 하지 않아 실의 종류조차 몰랐던 것이다. 결국 나는 병원에 다시 가지 않고 직접 실밥을 뽑고 소독하며 치료를 마쳤다.
담당 의사의 말대로라면 ‘간단한 손목 인대 수술’이었지만, 나는 이처럼 기막힌 경험을 겪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았다면, 전신 마취 상태에서 엉뚱하게 양손 수술을 받을 뻔한 위기 상황이었다. 이 경험은 의료 사고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의료진을 맹목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특히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이다 보니 미미한 개인의 실수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환자 본인도 물론이지만, 보호자 역시 진료 및 수술 진행 과정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주시해야 한다. 이는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기 방어이자 권리 행사다.
똑똑한 환자, 내 몸의 주치의
우리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의료진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드시 질문하여 명확히 해야 한다. 만약 의료진의 명백한 실수나 부주의를 발견했다면 즉시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수술 전후로 자신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환자의 알 권리와 주체적인 건강 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의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의료진과 환자 간의 원활한 소통, 의료 과정의 투명성 확보, 그리고 의료진의 책임감 강화가 필수적이다. 환자에게 충분한 교육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가 똑똑해져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따라서 의사에게 가기 전에 자신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환자의 의무이다. 증상과 현상을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라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하면 의사는 보다 효율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진단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증이 있다면 언제부터, 어디에서, 어떤 종류의 통증인지(찌르는 듯 한지, 욱신거리는지, 둔한 통증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통증이 심해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의사에게 물어볼 질문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단 2~3분 안에 핵심적인 질문을 모두 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긴 진료 시간 동안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야 할 의사의 유형
한 유명 의사가 유튜브에서 “피해야 할 의사”라는 주제로 영상을 게시한 적이 있다. 본인도 의사로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피해야 할 의사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그의 의견은 나의 경험으로 너무나 절실한 내용이었다.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의사: 환자를 대할 때 무뚝뚝하거나 불친절한 태도는 환자에게 큰 불쾌감을 주고, 의사와의 신뢰 관계를 저해한다. 환자의 질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는 의사는 환자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만나기 힘든 의사: 예약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진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제때 진료를 받기 힘든 의사라면, 환자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어렵다.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되거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주사를 본인이 직접 놓지 않는 의사: 특히 중요한 시술이나 주사는 의사가 직접 시행해야 환자의 안전과 의사의 책임감을 담보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을 간호사나 다른 직원에게만 맡기는 의사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건강 관리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의사: 질병의 치료는 단순히 수술이나 약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운동법, 식단 관리, 수면 습관, 스트레스 해소법 등 건강 관리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의사는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에만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의사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의사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가 제안하는 치료 계획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의학 정보를 탐색하며, 필요하다면 다른 의사의 의견이나 대안적인 치료법을 찾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자신의 건강 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기본적인 의학 정보를 미리 습득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많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정보를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학 용어와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이해를 갖추면 의사와의 소통이 훨씬 수월해진다. 의사들은 바쁜 진료 시간 탓에 어려운 의학 용어나 X-RAY, MRI 등의 검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스스로 이러한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의사는 전문적인 조언과 치료를 제공하지만,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증진시키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지혜롭게 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건강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들은 환자가 똑똑해지는 것을 가장 무서워한다”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그만큼 환자가 많은 정보를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과잉 진료와 엉터리 치료를 피하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건강에 대한 지식은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사기는 누구나 당한다 "
"Anyone Can Be Scammed"
-저자
회색 지대의 유혹, 다단계 사기의 현장
나의 화사가 있는 건물은 많은 회사들이 입주한 지식산업센터다. 150개 회사 중 10개가 넘는 다단계 업체들이 불법으로 입주하여 수시로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사라진 회사의 문 앞에서 망연자실하며 하소연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시니어층이지만, 가끔 사회 경험이 일천한 젊은이들도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누구나 사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을 들였다가 결국 피해를 당하는 것이다.
다단계 사기는 종종 ‘합법을 가장한 불법’의 회색 지대에서 교묘하게 움직인다. 그들은 화려한 사무실, 성공 스토리를 내세우며 피해자들의 욕망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사회적 연결망이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노력하면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달콤한 환상을 심어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러한 광경은 사기가 특정 계층이나 무지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사기꾼들의 교활한 수법 앞에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딱지 어음 사기, 영화 스팅이 현실이다
사업 초기, 우리 회사가 참가한 전시회에서 10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현금으로 주문한 구매자가 있었다. 현금 거래였기에 별도의 신용 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열흘 후 다시 주문과 동시에 송금을 하며 10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추가로 구매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좋은 고객이라 생각했고, 우리는 그와의 거래를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들은 신뢰를 쌓기 위해 작은 거래부터 시작하며 서서히 미끼를 던졌던 것이다.
얼마 후, 그 상담 회사의 전무는 자신들이 대형 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유력 벤더 회사라며, “물건만 좋으면 선불로 지불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몇 개월 후, 전무는 우리 제품이 훌륭하다며 2억 원 상당의 주문했다. 그는 큰 금액은 어음으로 해야 한다며, 절반은 선수금으로 3개월짜리 어음을, 나머지 절반은 납품 시 현금으로 지불하겠다고 했다. 우리 회사의 영업 원칙상 상장사가 아니면 신용 거래를 하지 않았지만, 놓치기 아까운 대량 주문이었다. 당시 회사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기에, 나 역시 잠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몇 가지 의심스러운 점들이 있었으나, 일단 주문 제품의 생산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곧바로 회사 부장에게 구매자 회사의 신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방문해 보라고 지시했다.
부장이 방문 약속을 잡고 그곳에 도착했을 때, 회사 입구부터 회계 창구까지 결제를 받으러 온 약 10명의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고 한다. 부장이 그들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현대건설이나 엘지건설 같은 대기업 직원들이었고, 결제 어음을 받으러 왔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부장은 ‘대기업이 어음 받을 정도면 이 회사는 최고의 신용도를 가진 회사’라고 판단하여 나에게 긍정적인 보고를 했다.
그러나 나는 직감적으로 뭔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대기업 직원들이 왜 직접 와서 어음을 받으러 기다릴까? 전화로 확인하면 될 일인데. 나는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회사 대표는 전문적인 ‘바지사장’이었으며, 그의 이름으로 13건의 범죄 기록(폭행, 사기, 결혼 빙자 사기, 공문서 위조 등)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명백한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는 즉시 제품 생산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납품 기한을 늦추자 전무는 초조해하며 “납품만 하면 다음 날 현금을 모두 지급하겠다”며 납품을 재촉했다. 우리는 이미 사기임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약속대로 선수금 없이는 제작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그들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납품 예정일 이틀 후, 놀랍게도 뉴스에서 우리가 겪을 뻔했던 유형의 ‘딱지 어음 사기 사건’이 톱뉴스로 보도되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업체가 동일한 수법에 당했다. 그 사기꾼들은 우리에게 완벽한 계획 사기를 위해 약 10명의 사람들을 동원하여 마치 한 편의 치밀한 연극을 펼쳤던 것이다. 이는 영화 ‘스팅’보다 더 실감 나는 현실이었다. 사기꾼들은 보통 2~3년에 걸쳐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작은 돈을 들여 신뢰를 쌓은 다음 한 번에 큰 건수를 노린다. 상거래에서 이러한 사기 행위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불법적 행위와는 달리 법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사기꾼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을 가장하여 치밀하게 준비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의 사기 수법이라면 웬만한 초보 사업자는 한방에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현금을 급하게 필요로 하는 사업자에게는 달콤한 조건으로 접근하니,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경영 상황에 따라 파산할 수 있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이다. 대기업 직원들이 수백억 원, 심지어 천억 원대의 횡령을 당하거나, 여러 기업이 외국인 바이어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부지기수다.
공짜의 함정, 그리고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사업 자금 사정이 어려울 때 접근하는 큰 거래의 유혹은 평상시의 원칙을 흔들리게 만든다. 겉으로 큰소리치며 대접하고, ‘공짜’를 강조하며 무료 샘플을 챙기려는 사람과 거래는 신중해야 한다. 정상적인 바이어는 샘플비를 아끼지 않는다. 오히려 샘플이 필요할 때 기꺼이 샘플비를 지급하는 것이 좋다. 샘플비를 아끼려 하면 차후에 더 중요한 샘플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사기를 당하지 않고 정직한 사람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사기꾼들은 항상 ‘공짜’라는 달콤한 미끼를 강조한다. 협회나 산행 모임 등을 하다 보면, 모인 회원들에게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할 테니 5분만 시간을 달라고 하는 장사꾼들이 많다. 나는 그런 장사꾼들의 속셈을 잘 알았기에, 미리 회원들에게 ‘장사꾼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원가 10%짜리 엉터리 제품이니 절대로 물건을 사지 말라’고 사전에 알려주곤 했다. 그러나 장사꾼의 10분짜리 교묘한 광고 유혹에 여러 사람이 그런 물건을 사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많다. 장사꾼은 이미 상대방이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고 한 단계 더 높은 심리적 유혹을 준비해 오기 때문에, 아무리 듣고 배웠다고 해도 상대방은 더 교활한 사기 수법으로 접근한다.
누구나 자신은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 여기지만, 경험자들은 자신도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실제로 나 역시도 크게 작게 사기를 당했고, 남에게 창피하여 이 사실을 말도 못 한 적이 여러 번이다. 심지어는 ‘10배의 투자 이익을 준다’는 변호사에게도 사기를 당했다. 경찰, 판사,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마저 사기를 당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내가 아는 성공한 CEO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부지기수다. 사기꾼은 똑똑한 사람에게 더 사기 치기 쉽다고 한다. 왜냐하면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력을 과신하고, ‘이 정도는 내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사기 사건을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가 막히지만, 많은 사람이 당했다는 소식은 쉽게 들린다.
원칙과 검증, 사기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패
아무리 좋은 조건의 거래라 하더라도 정확한 검증과 원칙 준수, 그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나의 사업 원칙 중 하나는 ‘A급회사외에는 납품 전 전액 현금거래”이다. (A급: 상장사 및 10년이상 업력회사등) 이런 원칙에 가끔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가끔 영업부에서 외상거래를 해도 좋을 거래처라는 보고가 있을 경우에도 나는 거래를 안했다. 나의 원칙을 접고 10번거래가 되다가 단 한 번이라도 사기를 당한다면, 나머지 9번에서 얻은 이익이 모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불신은 오히려 사업 기회를 놓치게 만들 수 있지만, 사업가라면 건전한 의심을 갖되 이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상대방의 신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계약 조건을 마련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사기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와 인간 관계, 그리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끊임없이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 과거의 실패는 값비싼 수업료였지만, 이를 통해 배운 지혜는 미래의 더 큰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사기는 항상 존재하며,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겸손한 인식이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들 것이다.
"신뢰는 깨지기 쉬운 거울과 같다.
일단 깨지면 다시 붙일 수는 있지만, 실금은 영원히 남는다."
- 익명 (Anonymous)
신용,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
신용은 단순한 경제적 개념을 넘어, 비즈니스와 인간관계의 핵심적인 기반이 된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우리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익명의 격언처럼, 신뢰는 깨지기 쉬운 거울과 같다. 한번 금이 가면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게 되돌릴 수 없기에, 처음부터 쌓는 과정이 중요하고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 장에서는 신용이 어떻게 최고의 자산이 되어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글로벌 무역의 초석, 국제적 신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그곳은 세계적인 자유무역항으로서 거래에 대한 최고의 신용 검증 시스템을 갖춘 도시였다. 홍콩은 매년 수많은 세계적인 무역 전시회를 개최했고, 전 세계 무역업자들이 제품을 판매하거나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우리나라의 업체들도 제품 판매를 위해 국내 전시회보다 홍콩 전시회에 참여해야만 더 효과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곳의 무역 에이전트들은 바이어와 공급업체에 대한 정확한 신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하여 무역 거래에 제공했다. 홍콩 전시장에서 나와 처음 거래하는 경우에도, 그들은 홍콩 무역 시스템을 통해 나의 신용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신용 상태를 확인한 후에는 첫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진지하고 심도 있는 상담이 가능했다. 나 역시 그 회사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에, 서로 믿고 상담과 거래를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홍콩의 거래처와는 거의 30년 이상을 이어온 업체가 많다. 이러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그들은 나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으면 좋아질 때까지 거래 결제를 기꺼이 미뤄주기도 했고, 나 역시 그들이 자금 사정이 나쁠 때는 선수금을 미리 송금하여 어려움을 덜어주었다. 국제 무역에서 이처럼 서로 믿고 협력하는 거래 관계는 상호 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진정한 윈윈(Win-Win)을 가능하게 한다. 신뢰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갚는 것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굳건한 파트너십을 형성한다.
타인의 보증, 신뢰가 만든 성공의 발판
나의 첫 사업은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무역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상품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일을 하였다. 1980년대와 90년대는 한국의 수출 전성기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여러 거래처를 알고 있었기에 사업 시작이 아주 어렵지는 않았지만, 당시 나의 신용도를 모르는 A회사에는 처음부터 신용 거래를 할 수 없었다. A 미국 회사는 예약 주문 시에도 선수금으로 전액을 요구할 정도로 신용 거래에 엄격했다. 나는 그 제품이 꼭 필요했기에, 그 조건으로 거래를 시작하였다.
몇 번의 성공적인 현금 거래 후, A 회사에서 갑자기 신용 거래가 가능하다고 통보해왔기에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A 사장은 자신의 큰 거래처인 B사로부터 내가 매우 성실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B사에서 나를 적극적으로 보증해주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 나에 대한 태도가 확 달라진 것이다. 그는 B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나에 대한 신뢰를 굳힌 것이다. A 사장은 내가 원하는 대로 외상 거래를 허용해주고, 그 외에도 신제품 정보를 먼저 공유해주거나 유리한 납기 일정을 제안하는 등 여러 좋은 조건을 먼저 제안해주었다. 그 후 A 업체는 나의 가장 큰 거래처가 되었고, 나의 사업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신뢰’가 나를 사업가로서 키워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은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고, 사업 확장의 강력한 동력이 된다.
가격을 넘어선 가치: H선풍기 사례
국내 유명 기업으로부터 H선풍기 3000대 주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선풍기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제품이었고,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었으며 가격 또한 공개되어 있었다. 더욱이 누구든 H 선풍기 제조 회사에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풍기는 우리의 주요 품목이 아니었기에, 왜 우리에게 주문하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제조 회사보다 15% 비싼 가격을 제시했지만, 그들은 상관없다는 대답이었다. 금액이 적지 않았던 터라 직접 담당 부장을 만났다.
그 부장은 여러 회사와 거래해봤지만 우리 회사만큼 철저하게 제품을 관리하고 납품한 회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회사가 제품의 입고부터 검수, 보관,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관리해주면 자신들이 안심이 되고, 임원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는 항상 문제가 생겨 골치가 아픈 적이 많았지만, 우리 회사의 진행 업무 처리가 정확하고 신속하여 자신들이 직접 하는 것보다 15% 이상의 관리 비용이 절약되어 오히려 이익이 된다고 했다. 이는 단순히 ‘비싸도 좋다’가 아니라 ‘우리의 신뢰가 그들의 관리 비용을 절감’해주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고객은 눈에 보이는 가격과 보이지 않는 서비스와 신뢰가 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신용, 눈에 보이지 않는 최고의 자산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그 누구라도 상대방의 거래 상태를 더욱 쉽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다. 기업의 재무 상태, 과거 거래 이력, 평판 등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사업에서 신용은 때로 돈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나 역시 ‘신용’을 자본 삼아 사업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믿고 물건을 신용으로 공급해 주었고, 어려울 때도 이해하고 기다려주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경영 상태가 너무 어려워 사업을 접으려던 순간도 있었지만, 나를 믿어준 이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는 정상적으로 되었고, 나를 믿어준 신용은 서로의 사업을 더욱 크게 키워주었다.
신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또 다른 자산이다. 형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값진 재산인 셈이다. 신용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나 행동으로 무너질 수 있으나, 오랜 시간 쌓아온 신용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장기간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마치 단단한 바위처럼, 한번 자리 잡은 신용은 어떠한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 된다.
이렇듯 신용은 사업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요소이다. 신용을 잃으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반면 신용을 지키려 노력한다면 어려운 순간에도 주변의 도움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신용은 단기간에 쌓이지 않는다.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비로소 신용은 견고하게 자리 잡는다. 이는 약속 이행, 투명한 정보 공개, 책임감 있는 태도 등 일관된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앞으로의 사회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신뢰가 더욱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분산원장기술은 개인과 기업의 신용을 더욱 투명하게 기록하고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진실한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신용을 잘 관리하는 것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될 것이다. 견고한 신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협력하고 사업의 규모도 더욱 크게 확장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신용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신용을 무기로 삼아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놀라운 힘, 신용의 위력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외형이 아닌 내면의 가치를 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믿음, 존경심, 신뢰를 그 사람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직책 같은 외형적인 요소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상대방이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는 존경심을 표하다가도,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쉽게 무시하고 인연을 끊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위 ‘돈 떨어지면 사람도 떨어진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나는 모임에서 만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평가할 때, ‘만약 저 사람이 지금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어려움에 처한다면, 나는 과연 저 사람에게 지금과 똑같은 존경심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사회에서 사람들은 상대방을 금전적 크기나 신분의 위치로 존경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거의 경제적으로 추락하거나 퇴직하는 경우 거의 무시당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이처럼 돈이나 직책 같은 외형적인 요소가 아닌,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 즉 ‘신용’과 ‘인성’, ‘인간미’에 기반한 판단은 관계의 깊이를 다르게 만든다. 보이지 않는 신뢰의 자산을 쌓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과정이며,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진다.
"신용은 돈이 아니지만 돈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 – 헨리 포드
"Credit is not money, but it has more power than money." – Henry Ford
"정직은 모든 자본의 시작이다." – 앤드류 카네기
"Honesty is the first chapter in the book of wisdom." – Andrew Carnegie
"신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기는 한순간이다." - 존 마스
"Trust takes years to build, seconds to break." - John Mars
"지식에 대한 투자는 늘 최고의 이자를 지불한다."
"An investment in knowledge pays the best interest."
-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늙고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젊은 것이다."
"Anyone who stops learning is old, whether at twenty or eighty. Anyone who keeps learning stays young."
- 헨리 포드 (Henry Ford)
회계, 경영자의 눈이며 기업의 심장이다.
기업 경영에서 회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나 전문 부서의 업무가 아니다. 회계는 기업의 현재 건강 상태를 비추고 미래를 예측하는 핵심 도구이자, 경영자의 자산을 지키는 가장 견고한 방패이다. 특히 가업 승계를 앞둔 2세 경영인에게 회계 지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역량이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모든 의사결정의 기반이 된다. 회계를 모른다는 것은 지도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다.
무지의 대가, 나의 쓰라린 회계 경험
나는 인생에서 제일 많이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회계’에 대한 지식 부족이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회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고,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한 채 공부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담당 직원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긴 채 무관심했으니, 직원의 회계 능력이 미진해도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회계사가 우리 회사의 재정 상태를 설명해 주어도 그 내용을 제대로 판단하거나 이해할 수 없었다. 재무제표의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흐름을 보여주는지 파악할 수 없었기에 그저 ‘회계사가 알아서 잘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머물렀다.
나중에 심각한 재정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회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서둘렀지만, 이미 많은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회사의 회계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았더라면, 충분히 절세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지출과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매년 손익 계산서를 받아보고 회계사의 의견에 따라 재고 관리나 경비 등을 조정하는 것이 회계의 전부인 줄 알았던 나의 어리석음이었다. 회계사들은 당장의 세금을 줄여주는 것을 고객이 선호하다 보니 회계 조정 시 미래의 부담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단기적인 절세 효과에만 집중하다가 장기적으로 더 큰 세금 폭탄을 맞거나, 예상치 못한 재정적 압박에 시달릴 수 있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결국 그 모든 부담은 나 자신이 해결해야 할 빚이 되어 돌아왔다. 이는 ‘무지의 대가’가 얼마나 비싼 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회계, 기업의 언어를 마스터하라
회계는 곧 기업의 언어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차트이자, 숨겨진 위험을 경고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게 하는 나침반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의 심장 박동을 모르는 채 조종간을 잡는 것과 다름없다. 자신이 가진 재산을 다른 이에게 맡기더라도, 그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안정과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재무 상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외부 회계 전문가에게 의존하더라도, 경영자 스스로 회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숫자의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이 없다면 핵심 통제권을 상실한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이유로 회계 지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일같이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확인하고 검토하는 습관은 리더의 필수적인 의무다. 물론, 최신 시스템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회계 업무의 자동화 및 효율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회계 소프트웨어가 복잡한 계산과 보고서 작성을 대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 완벽하게 회계 관리를 대체하기 전까지, 혹은 대체된 이후에도, 그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숫자의 의미와 흐름을 해석할 수 있는 리더의 통찰력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남는다. 언제 어디서든 기업의 회계 정보를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회계에 대한 확고한 지식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회계 관리는 기업의 모든 업무 단위를 통틀어 가장 중대한 요소이다. 사소해 보이는 서류 한 장의 부실한 관리나, 특정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한 오해는 때로는 기업 전체를 뒤흔드는 치명적인 재무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난해한 문제가 아니라, 경영자 스스로 그 지식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무지의 대가’인 경우가 많다. 회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지만, 경영자가 해당 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간섭으로 비춰질까 우려하여 침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경영인은 외부 회계사나 재무팀이 제시하는 숫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기보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와 발생 원인, 그리고 미래에 미칠 영향까지 정확히 파악하려는 ‘비판적 질문’의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기꺼이 질문하고,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하여 스스로 완전한 이해에 도달할 때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회계를 안다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명확한 길을 이해하는 것이며, 이를 모른다는 것은 기업을 눈 감고 운영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결국 막대한 손실을 넘어, 기업의 미래 가치까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리더는 항상 숫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나는 회계사가 나를 위해 성실하게 최고의 회계 정리를 해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그러나 내가 모르면 아무도 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을 늦게서야 깨달았다. 남들에게는 “무식하면 몸과 마음이 고생한다”며 아는 척 말하고 다녔는데, 정작 그 말이 나 자신에게 해당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회계 공부는 단순히 세금을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건강을 지키고, 미래를 예측하며, 궁극적으로 나의 자산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러한 의미에서 회계 공부는 은퇴에 대한 가장 중요한 준비라고 말할 수 있다.
50세 은퇴, 금융 지식이 좌우한다
누구나 가급적 빠르게 은퇴하여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을 꿈꾼다. 예전에는 60세가 정년퇴직의 표준 연령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개인의 준비 여부에 따라 퇴직 시기는 50세가 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지금부터 50세 은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물론 빠른 은퇴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 여가를 즐기는 법을 아는 사람에게는 빠른 은퇴가 오히려 주도적인 인생의 보람과 즐거움을 더해줄 수 있다.
빠른 은퇴를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제력’이다.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라면, 그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불리는 방식에 대한 지식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금융 지식을 활용해 부를 지키고 더 크게 불리는 것 또한 현대인의 필수적인 능력이다. 금융 지식은 안정적인 경제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금융과 부동산 지식에 대한 무관심과 부족은 이익은 줄고 손실은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 만큼 육체적, 정신적 고생이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교육을 통해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거의 배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금융 지식이 부족하여 수입 관리, 지출 계획, 보험 가입, 효과적인 저축 및 투자 등에 있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큰 손실을 경험하는 일이 흔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학교 교육에 금융 교육을 의무화하여 초등학생 때부터 평생에 걸친 금융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2018년에 조사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중 60%가 금융 문맹으로 분류됐다. 이전 세대나 현재 세대나 금융에 대한 교육이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의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정작 중요한 금융 지식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삶과 국가 경제 전체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시로 변하는 금융 지식을 꾸준히 익히고 업데이트하면 덜 손해 보고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인적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금융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 뉴스, 금융 서적, 전문가 강의 등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분석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찾지 않으면, 나를 위한 진정성 있는 금융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경제적 자유, 학습에서 시작된다
성공적인 경제적 삶을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바로 금융 지식은 현대인의 삶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이다. 개인의 노력과 사회의 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재정적 웰빙(well-being)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금융 지식을 쌓는 것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을 넘어서, 인생의 질을 높이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50세 전에 은퇴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일을 그만두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주체적인 준비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체계적인 재무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축, 투자,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또한,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지, 어디에서 살 것인지, 어떤 취미 생활을 즐길 것인지 등을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은퇴 후에도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금융 지식을 쌓는 것은 평생 학습의 과정이다. 경제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새로운 금융 상품과 투자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학습해야만 한다.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향한 길을 개척하고, 후회 없는 인생을 설계해 나가기를 바란다.
"돈이 주인 노릇을 하면 그건 큰 재앙이다." – 공자
"When money rules disaster follows." – Confucius
"모든 성공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 – 세네카
"Luck is what happens when preparation meets opportunity." – Seneca
"돈에 중독되지 마라.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배움을 위해 일하라." - 로버트 기요사
"Don't be addicted to money. Work to learn don't work for money."
"부동산에 투자하라. 더 이상 만들어내지 않을 테니까."
"Buy land, they're not making any more of it."
- 윌 로저스 (Will Rogers)
부동산, 투기를 넘어선 전략적 자산
사업에 매진하는 많은 경영자들은 종종 ‘부동산업은 투기’라는 인식에 갇혀, 본업에만 충실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곤 한다. 돈은 오로지 열심히 일해서 벌어야 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부동산을 외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과 개인의 자산 증식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은 단순히 땅이나 건물이 아니다. 많은 경우에 사업을 유지 발전하게 하고 개인의 인생을 견고하게 만드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윌 로저스의 말처럼, 땅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기에 그 가치는 희소하며, 이는 곧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를 말해준다.
IMF 위기, 상반된 선택의 결과
십여 년 전, K대표와 B대표라는 두 사업가의 상반된 이야기는 부동산에 대한 이해와 안목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K대표는 20여 년간 본업인 제조업에 혼신의 힘을 다했고, 부동산 투자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의 확고한 지론은 ‘사업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이었고, 심지어 1997년 IMF 외환 위기라는 국가적 경제 위기 속에서도 더욱 열심히 본업에만 매진했다. 20년간 그는 사업장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는 임차인으로 남아 있었다. 만약 그가 IMF 시절 폭락한 가격에 회사용 부동산을 매입했더라면, 이후 부동산 상승으로 인한 막대한 자산 증식은 물론이거니와 매달 나가는 임대료 경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본업 외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고, 그 기회를 놓쳤다.
반면, 가발 사업을 하던 B대표는 IMF 때 오히려 사업 확장보다는 부동산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불황으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기에, 그의 부동산 매입은 주변으로부터 ‘위험한 모험’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감하게 급매로 나온 매물들을 꾸준히 매입했다. 그 후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어려워졌지만, B대표의 회사는 부동산 수익이라는 든든한 버팀목 덕분에 위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 부동산은 그에게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안전 자산’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금융 기관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부동산 투자를 성공시킨 케이스였다. 물론 사업가의 타고난 감각과 일정 부분 운이 따랐을 수도 있지만, 그의 결정이 탁월했음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5~6년이 지난 후, K대표는 경기 불황의 여파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하게 되었다. 반면 B대표는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이어가는 성공적인 경영자로 우뚝 섰다. 고위층 공직자들조차 다주택 문제로 불이익을 받게 되자 아파트를 팔기보다 차라리 사표를 내고 공직을 떠나는 사례를 보면, 부동산이 개인의 자산과 삶에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동산은 더 이상 단순한 재화가 아니라, 삶의 안정과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부동산, 왜 사업과 자산의 핵심일까?
경영자들 모임에 참석하면 사업 이야기보다 부동산 투자 이야기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흔한 풍경이 되었다. 사업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다진 회사들을 보면, 그 배경에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이 큰 역할을 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나라 상위 재벌 기업들을 포함한 수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통해 돈을 벌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부동산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산을 사업 투자에 활용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부동산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사업 투자나 위기 시 자금 조달의 든든한 담보가 된다.
개인 또한 마찬가지이다. 직장인으로 열심히 일해서 월급만으로 돈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내 집 한 채 마련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암호화폐(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역사적으로 많은 이들의 자산 증식에 결정적으로 기여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운영 이익 이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
2000년대부터 산업단지의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된 아파트형 공장(현 지식산업센터)의 사례를 보자. 초창기 아파트형 공장의 분양 가격은 평당 300만 원 선이었다. 그런데 2020년경에는 평당 1200만 원에서 1500만 원까지 치솟았고, 신축 건물의 경우 20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계속 오르는 부동산 가격 앞에서 매수의 기회를 놓친 사업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임대료 부담과 경기 여파로 이중고를 겪으며 사업이 더욱 힘들어지는 반면, 부동산에 투자한 회사들은 오히려 안정된 사업 경영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본업을 잘 하여 부동산 투자 없이도 성공하는 회사도 많고, 반대로 무리한 부동산 구입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회사도 분명 존재한다. 부동산은 그 투자 금액이 크다 보니, 성공만큼이나 실패 시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
부동산 지식, 어떻게 얻고 활용할 것인가?
부동산 지식은 현대인의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도 부동산 투자는 재산을 증식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나는 주장한다. 금융 지식을 쌓는 것만큼이나 부동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꾸준한 공부가 필수적이다.
1. 이론적 지식 습득:
토지, 건물, 공장, 아파트, 농지, 경매, 재개발, 재건축 등 다양한 부동산 분야의 전문 서적을 두루 읽으며 폭넓은 이해의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각 분야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시장을 형성하는지 파악한다면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과 전문적인 이해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투자 기법만을 다룬 책보다는 부동산 경제학, 도시 계획, 부동산 세법 등 기초 지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2. 현장 경험 쌓기:
이론적 지식을 넘어 실전 경험을 쌓고 싶다면, 동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해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당장 원하는 매물이 있든 없든, 여러 공인중개사를 찾아다니며 다양한 매물에 대해 문의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공인중개사들은 매물을 판매하려 할 것이므로, 자금 계획부터 매입 방법, 대출 활용 등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공부한 지식을 실전에 적용해보고,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지역별 특성, 개발 호재, 가격 형성 원리 등을 현장에서 직접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네트워크 구축:
부동산 동호회나 관련 카페 모임에 참석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는 혼자서 모든 정보를 얻고 분석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다 보면,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비공개 매물이나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력과 분석력이 성공을 좌우하기도 한다. 신뢰할 수 있는 멘토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명확한 목표와 위험 관리: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의 재정 상태와 투자 목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동산 투자는 목돈이 들어가므로, 자신의 자금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현실적인 투자 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리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투자는 금물이며, 자신의 위험 감수 수준에 맞는 투자를 해야 지속 가능한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의 기본은 ‘종잣돈’을 모으는 것부터 시작된다. 종잣돈을 모으는 과정에는 자신의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수적이다.
부동산, 미래를 위한 필수 전략
부동산 투자는 정보를 얻는 것에 더 나가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때로는 과감하게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잘 준비하고 지속해서 학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 금액이 큰 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주변에서도 부동산으로 큰 부를 이룬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손해를 본 사람도 많다. 이는 섣부른 투기나 무지에 기반한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부동산 투자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체계적인 공부와 실전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간다면 자신만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재정 상태와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부동산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사업의 성장과 개인의 삶의 안정성,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까지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