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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이야기 Dec 02. 2022

AI 콜센터가 필요할까

콜센터 업계에서도 AI라는 단어가 들리기 시작한지 이제 10년도 되어가는 것 같다.

남들이 다 하는데 우리도 해야할까?



비용을 아끼고 싶어하는 경영진이나 승진을 노리는 기획자들이 관심있어하는 AICC에 대해 생각해보자




■ AICC 의 유혹은 달콤하다


`어이 김과장, 요새 AICC 인가 그거 도입해서 콜센터 비용 많이 줄인다던데 좀 알아봐`


당신이 이렇게 AICC에 대해 직원들에게 이야기 하면


`대표님, AICC 를 도입하면 우리 콜센터 인력 1,000명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인건비와 임대료, 관리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옛날엔 인프라 깔고 시스템 개발 준비하는데 1년은 걸렸는데요. 요새는 SaaS형태로 도입해서 6개월이면 가능합니다.

 우리 회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고 인프라유지비, 유지보수 등을 감안했을때 초기 투자비용은 1년이면 본전 뽑고 2년차부터 바로 수익전환입니다.`


100% 장담하는데 이런 스토리의 비용분석 이 담긴 AICC 도입 기획안 보고서를 받게 된다.


대표는 기쁘다.


그 정도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할 수 있는게 너무 많다.

다른부서 인력충원을 하던가 테헤란로쪽에 새로 인테리어 해서 이사갈 생각도 해본다.

이참에 판관비도 늘리고 법인차도 새로 뽑고 기사도 한명 놔야겠다.

설령 이런데 돈을 안쓰더라도 배당금 늘려서 투자자한테 칭찬도 받고 주주총회도 좀 편하게 넘어가면 좋겠다.



■  AICC 를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1. 위에서도 잠시 얘기했지만 AICC가 비용을 절감 시킨다는 것은 거의 사실이다.

  단순한 문의나 정보조회 등의 업무는 모두 기계가 대신한다.

  그에 필요했던 인력은 이제 없어도 된다.


 2. 준비하는 동안 정리 안된 회사의 프로세스도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고, 단순한 질문들을 하는 고객들에게는 오안내 없이 자동화되고 일원화된 안내를 할 수 있게 된다.


3. 더 적은 인력으로 반드시 사람이 상대해줘야 할 핵심적인 상담을 응대 할 환경이 조성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점이기에 장점으로 표현했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들어하는 부분이다.

  말을 좀 바꿔서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쓸데 없이 상담인력 유지비 들어가게 만드는 사람(고객)들은 은행처럼 ATM앞으로 쫓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4. 데이터가 쌓인다.

 기존에 음성화된 데이터들이 Text화 되면서 분석이 용이해진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발견하ㄱㅓ나 문제점을 발견해서 개선하기 쉬워진다.

 또한 상담중 벌어지는 일도 좀 더 쉽게 모니터링 하고 관리 할 수 있다.

 고객의 문의 패턴을 찾아내기 쉬워진다.



■ 정작 AICC 도입을 고민해야 할 부분은?


 세상이 변해가는 가운데 당신 혼자 고고하게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경영자라면 회사의 생존과 투자자의 수익, 회사의 운영안정성과 미래투자 기타 등등 모두 감안할 때 AICC는 꽤 괜찮은 선택지이다.


 하지만 AICC를 비용의 관점으로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1. 인식률

    STT시스템부터 이어져오는 이야기지만 한국말은 기계가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

    인식률 90%를 넘기기 어렵다는게 아직까지는 정설이다.

    한국말은 사투리, 외래어, 약어, 은어 사용이 많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학습이란걸 시켜서 인식률을 높인다고 하는데 뻥이 좀 많다.

   (STT라는건 Speech To Text라고 하는건데, 사람이 말로하면 글자로 변환해주는 기능이다)

  


   2. 고객은 어떤 기분일까?


   당신은 ATM을 이용하면서 은행사에게 존중 받는 기분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ATM은 내가 아쉬워서 찾는 기계라서 굳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콜센터에 전화하는 고객들은 어떨까?

   용건이 있지만 쉽게 해결이 안되어서 물어보고 답을 찾는 사람들이 아닌가?

   당신이 AICC를 도입해서 고객에게 유쾌한 경험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아라


  3. 고객의 시간도 소중한 시간이다.


   요즘도 그런 회사들이 가끔 보이는데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ARS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가 있다.

   ARS 뺑뺑이라는건 ARS설계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고객이 전화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AICC는 다를까? 더 나쁠 수도 있다.

   필자도 전화기를 30분정도 붙잡고 있다가 열받아서 포기하는 일이 생기는데,

   AICC를 잘못도입하면 이런일이 생긴다.

   과연 그러한 경험을 한 고객이 당신 회사를 좋게 생각 할까?

   그러한 경험을 한 후 당신의 직원들과 통화를 하는 고객은 당신의 직원에게 좋은 이야기를 할까?



■ AICC가 나쁘진 않다.


 ATM을 생각해보면, ATM에게도  장점이 있다.

 굳이 오랜시간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돈 몇만원 뽑는데 창구에 줄 서지 않아도 된다.

 AICC 또한 단순한 용건의 고객들이라면 오히려 AICC가 응대하게 만드는게 서로 속 편한 일이 될 수도 있다.


 

■ 끝맺으며


 필자는 AI 관련 시스템을 도입해놓고 제대로 활용이 안되는 케이스들을 종종 보았다.

 결국 고객들이 이탈하거나 불만을 갖는 경우다.


 STT와 같은 시스템은 고객에게 드러나지 않고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기술이지만,

챗봇시스템이나 음성인식 ARS는 고객의 경험과 직접 연결되는 AICC 서비스들이다.

 인식률이 따라오지 못하고, 고객이 문제 해결을 제대로 찾지 못하게 되는 고객접점 AI 서비스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화면으로 안내하는 ARS도 꽤 도입이 되었지만, Text입력이 필요한 케이스 빼고는 도입 후 고객 사용률이 낮아 오히려 시스템 유지비용 때문에 다시 없애는 케이스도 있다.(헛돈 쓴거지)


당신이 하는 서비스와 고객을 살펴보고, 고객을 위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P.S : 참고로 ARS라는 표현은 필자가 멍청해서 쓴게 아니라 읽는이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것이니 이해해주자

        현재는 ARS 시스템 아무도 안쓴다. IVR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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