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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이야기 Jul 17. 2022

사장님 전화받는 직원 뽑아주세요.

고객센터가 가진 기능과 의미를 생각하면서

 CS와 관련된 두 번째 이야기는 고객센터가 필요해지는 시점에서 경영자가 고민하게 되는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가 고민이지만 정작 당신이 고민해야하는 것은 어쩌면 고객센터의 본질일 것이다.


뻔한 내용 같지만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수많은 경영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 전화받는 직원이 필요하게 되는 아주 일반적인 상황


 모기업의 든든한 재정적 후원이나 몇십/몇백억 이상 투자를 받은 유망한 벤처회사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회사는 적은 인력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며 시장검증을 해나가고 있을 상황이다.

 정말 정말 너무나 다행히도 우리 회사가 데스밸리에 빠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나고 이와 함께 고객의 문의도 정비례 해서 늘어나기 시작한다.


 마음씨 좋은? 대표라면 우리 직원들은 다른 일을 해야하니 으로 해야하니 직접 소비자 목소리도 들을겸, 비용도 아낄겸 뭐 여려가지 겸사 겸사 대표가 전화도 받고 영업도 하고 운영도 하고 있을 것이다. 뭐 이쯤 되면 이사, 부장들도 전화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전화받기도 점점 힘들고 다른일도 너무 바쁘다. 점점 어린 직원들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하고 싶어진다 (이미 받으라고 했다).


  처음엔 직원들도 윗사람이 하라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받으면서 일을 한다. 확실히 직원들이 직접 전화를 받으니 처리속도는 좀 더 빠른것 같고 나도 편하고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제품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전화는 어느새 하루에 50통 100통, 게시판과 이메일로 문의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전화와 다른 업무를 같이하던 직원 몇몇에게서 볼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앓는 소리 한다고 무심코 넘겼는데 며칠 표정이 어둡던 직원이 전화 받을 사람을 따로 안뽑으면 회사를 나가겠다고 한다.

 이 친구가 나가면 앞으로 일은 누가 하고 그동안 히스토리는 어떡하지? 새로 올 사람은 누가 가르치지? 별의 별 걱정과 짜증이 앞서면서 빨리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 고민의 시작


 우리 회사에 문제가 너무 많아서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고객센터에 전화가 많이 오는건 괜찮은 징조로 봐주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좋은 징조라고 웃을 처지가 아니다. 퇴사를 하겠다는 직원을 어르고 달래놓았지만 언제 나갈지 장담을 못한다.

 급한마음으로 사람을 뽑아준다고 했지만 처음으로 상담 직원을 뽑으려니 고민이다. 직원들과도 상의해보았지만 뭔가 명쾌하지가 못하고 마음에도 안든다. 


혹시 당신은 혹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가?

1. 상담일이 뭐 별건가, 일은 적당히 가르치고 전화만 받아주게 해도 한결 나아지겠지?

2. 비용이 부담인데 상담 좀 해본 적당한 연봉인 사람을 뽑아도 되겠지?

3. 아직은 사업 초기라서 회사가 불안정하니까 계약직이나 파견직으로 채용 할 수 없을까?

4. 우리 회사 일이 복잡한데 일반적인 사람으로 될까?

5. 전화가 적고 한산할때는 다른일도 같이 시켜야겠다.

6. 우리는 상담 일을 잘 모르는데 아웃소싱 해주는 회사 어디 없나?





■ 바람직한 고민 하기


위에서 다소 극단적인 것 처럼 보이는 예시를 들었지만 체면때문에 말 못하는 경영자들 속마음이기도 하다.

처음 고민하는 주제이니 당연한 생각일수도 있다. 위의 고민에서 잘못된 부분을 하나씩 설명해보고자 한다.


1. 상담일이 뭐 별건가, 일은 적당히 가르치고 전화만 받아주게 해도 한결 나아지겠지?

-> 전화만 받아주는건 다른 직원들의 업무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

   직원들이 원하는건 자동응답기나 교환기가 아니라 자신의 본연업무에 집중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료이다.

   


2. 비용이 부담인데 상담 좀 해본 적당한 연봉인 사람을 뽑아도 되겠지?

-> 전화를 받아줄 상담직원을 뽑을 때 쯤까지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면 아마 당신도 느끼고 있을까?

적당한 돈을 쓰면 그 돈에 맞는 수준의 사람을 뽑을 확률이 높아진다. 적당한 사람들이 한두달 사이에 계속 입퇴사 하는것을 원하는가? 아니면 회사와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원하는가?

사업초기일수록 경험이 많은 사람을 구해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앞으로 당신의 회사 고객상담을 틀을 마련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성장세를 탔을때 업무의 틀을 잡고 고객의 소리를 들으며 제대로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고객센터 담당자가 필요하다.


3. 아직은 사업 초기라서 회사가 불안정하니까 계약직이나 파견직으로 채용 할 수 없을까?

-> 인력 한명을 위해 파견 계약을 맺는 파견회사를 찾는다면 당신은 `행운아` 이다.

 혹시라도 그런 회사에게 `저희 회사가 잘 되고 있으니 앞으로 파견인력이 차근 차근 늘어날 꺼에요`라고 말하고 싶다면 난 당신을 찾아가서 말리고 싶다.

 계약직으로 채용하려는 생각 또한 빨리 내려놓길 바란다. 정규직으로 상담인력을 뽑는 회사가 전국에 수백 수천개가 있다. 만약 계약직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얘기했듯 지금은 당신 회사가 발전하는 시기이다. 위에서 얘기했듯 인력채용의 부담때문에 사 파견직이나 계약직을 고민한다면 그 생각은 빨리 내려놓길 바란다.


4. 우리 회사 일이 복잡한데 일반적인 사람으로 될까?

-> 이 고민이 생긴다면 당신에게는 큰 기회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회사를 다시 뜯어볼 좋은 기회이다.

이럴때 갑자기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뜬금 없는 말도 안되는 송아지가 우는 소리같지만 당신은 경영자이니 고민해야한다.

왜 우리회사 업무가 복잡하지?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게 맞는 것인가? 

어디서 들어본 BPR이라는걸 당신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 만약 BPR을 해야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전문적이거나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다면  돈을 좀 쓸 생각을 하자. 어중간한 사람 뽑아서 임시방편으로 현 상황을 타개 하려고 마음먹는다면 큰 봉변을 당할 것이다.



5. 전화가 적고 한산할때는 다른일도 같이 시켜야겠다.

-> 당신이 경영자이기에 드는 생각이다. 백번 천번 이해한다.

  정작 뽑아놓은 상담 직원도 전화 한통 없는 날이 반복되면 본인의 거취에 대해 걱정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지금부터 하지는 않길 바란다. 이 상황이 된다는건 당신 회사가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는 사실 일 수도 있다.

 조금 한가해보이고 돈이 아까워서 미치겠다면 그건 그때가서 적절히 서로 상의하고 얘기해서 풀면 된다.


6. 우리는 상담 일을 잘 모르는데 아웃소싱 해주는 회사 어디 없나?

-> 사실 이 선택은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다. 유일하게 그나마 칭찬할만한 생각 일 수 있다.

 고객센터 아웃소싱회사가 가진 여러가지 장/단점들이 있지만 처음 상담직원을 채용하고 앞으로 운영을 하는데 어려움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면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파견회사나 계약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1명을 위한 아웃소싱 계약을 하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기관 중 중소기업의 상담인력 비용문제를 덜어주기위해 상담인력 1명이 여러 회사 상담을 도맡아 하는 상담을 운영하는 곳이 있었다. 영세한 전자제품 제조사같은곳들 위주였던 것 같은데 이것은 당신이 알아보길 바란다. 

최근에는 이와 유사한 사업모델로 운영하는 사기업(아웃소싱)을 본 것 같다.


 하지만 아웃소싱을 선택하기 이전에 당신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당신이 바라는 고객센터의 역할이다. 고객센터 아웃소싱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할 것이다.





■ 그럼 누구를 어떻게 뽑아야 한다는것인가?


누굴 뽑아야 할지 생각 해보기 위해 고객센터가 갖는 중요한 기능과 의미라 생각되는 다섯가지를 적어본다.

 

1. 고객센터는 소비자와 대화를 하는 장소이다.

2. 소비자의 속마음을 돈 안들이고 들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장소이다.

3. 우리 회사 제품의 문제점을 가장 빠르게 인식시켜줄 수 있다.

4. 고객센터는 데이터가 쌓인다.

5. 고객센터와의 경험은 리텐션에 영향을 미친다.



 당신도 이미 살면서 고객센터에 수십통 이상 전화를 걸어보았을 것이다. 그 고객센터에서 당신을 상담해주던 상담원들은 대부분 문제해결 잘 해주고, 친절하고 상냥했을 것이다. 

 당신도 그 고객센터 상담원원들 처럼 친절하고 상냥하고 그런 사람을 뽑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었다면 의아해 하고 있을 것이다.

  열심히 돈 써서 광고하고 입소문 태워서 힘들게 데려온 고객들이 크고 작은 문제를 겪거나 정보가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찾는 곳은 당신의 고객센터이다. 이 고객들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냥 문제 해결만 잘 되면 그만인 그런 존재인가?

 당신은 단순히 상담 잘하고 회사 직원들 불평 잠재울 직원을 뽑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단계에서 당신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정보와 회사의 이미지를 제공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 한 것이다.



☆ 요약

고객센터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하며 정보를 얻는 곳이고

쌓이는 정보를 관리하고 회사와 제품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곳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단계에서 당신회사에 필요한 고객센터 직원은, 소비자와 친절하고 상냥하게 소통 할 수 있으면서 데이터를 중심으로 회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미래를 만들어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당부하자면, 상담도 하고 데이터도 관리하는 사람을 뽑아서 일거양득 하겠다는 생각도 버려라. 둘은 다른 존재이고 몸값도 다르다).

 아웃소싱의 경우 지금 당신 회사의 성장 단계에서 그리 추천할만하지 않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하지만 고객센터에 이해도가 모자라서 자신이 없다면 잠시나마 이용해보고 생각의 틀을 잡아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후회를 할지 안할지는 당신과 아웃소싱 파트너가 서로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고 그럴싸한 이야기를 전하더라도 현재 당신과 당신의 회사가 처한 상황이 제일 중요하다. 자금으로 인해 상황이 어렵다면 돈에 맞추어 움직이고 생존을 위해 투자하길 바란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투자 할 여력이 있다면 고객센터가 가진 본질을 잊지 말고 당신의 회사를 성장 시킬 수 있는 밑거름으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고객센터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 또한 이러한 본질적인 요소를 잊지 않고 본인의 성장에 대한 방향을 잡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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