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자기야' 부르는 아이
36개월 첫 아이, 요새 언어 2차 폭발 시기인가 보다.
22개월 즈음, 갑자기 단어랑 문장이 확 트이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또 다른 성장 조짐이 보인다.
일단 약간은 어눌한 듯한 아이의 발음들이 이제는 제법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정황들..
1.
최근에 같이 드라마 화면을 본적이 있는데, (예전엔 절대 안 보여줬으나, 요새는 나도 좀 쉬고 싶어서..)
드라마 내용도 크게 과격한 내용이 없는 일상 학원물 이었다. 그걸 같이 보고 나더니,
엄마, 이거 또 보고 싶어요. ...(대답이 없으니) "죽은거 아냐?" (드라마에서 학생 대사 중 있었음..)
그리고 나서, 자기 전에는 내내 "하루야 보고 싶어.." 반복 (이것도 대사 중에 여러 번 나옴)
그러다가 "엄마, 너무 보고 싶어"..반복.. 어 엄마 옆에 있잖아...
이제 드라마는 절대 같이 보지 말자...뭘 배울지 두렵다.
2.
짝궁이 날 보고 "자기야" 라고 하는 걸 보더니, 나더러 "자기야" 라고 한다.
"자기야, 우유줘..".... "엄마라고 해야지" "왜? 아빠는 자기라고 하잖아"
아빠 왈 "엄마는 아빠가 사랑하는 와이프라서, 아빠만 그렇게 부르는거야"
"나도 엄마 사랑해, 나도 와이프할래.."
그리고 나서 지금도 가끔 "자기야"라고 부르고 있다.
아빠 말투까지 흉내내가면서, 뭔가를 요청하곤 한다.;;
말을 배운거니.. 행동을 배운거
3.
요새 그림책을 읽어줄 때, 글자를 가르키며 "이건 뭐야? 읽어줘"라고 한다.
최근엔 느낌표와 물음표를 보고. 이건 어떻게 읽냐고 해서,
느낌표와 물음표의 뉘앙스를 설명하며 예시를 들어주니 매우매우 즐거워한다.
'잘 먹었습니다-.' vs '잘 먹었습니다!!!' 를 비교해서 과한 억양으로 표현해줬더니
재밌고 신나는지, 계속 다시 해달라며 끊임없이 웃는 아이.
아이가 언어가 늘면서, 대화가 되니 너무 재밌다.
때로는 나름 조리있는 아이의 말에 밀려서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도 한다.
나중에는 눈 부릅뜨고 따박 따박 말대꾸를 하겠지?
그런 때가 왔을 때, 아이의 그 모습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부모이길 바란다.
덧) 왜 부모들이 XX 엄마/ XX 아빠라고 부르는지 이유를 알겠으나, 또 그렇게만 부르기는 싫은 마음이다.
우리는 '자기야'와 'XX엄마/아빠'를 혼용해서 쓰는데,
문득 사용하다 보니, 뭔가 시킬게 있을 때는 'XX엄마/아빠', 그 외의 대화 시에는 '자기야'를 쓰고 있더라.
이 호칭은 문제는 첫째 이름으로 부르기 쉽상이며, 그래서 둘째가 서운해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