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라, 나 자신도 몰라~.
4월 생파를 한 날, 어린이집 하원 시키러 갔더니 아이의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단다.
선생님께 물어봐도, 잘 놀던 아이가 하원시키려 하니 품에 안겨 눈물을 보였다 하고,
'오늘 무슨일 있었어? 왜 기분이 안 좋았어? 물어봐도 '몰라, 기억 안나''잘 모르겠어'
이제 말을 배우고, 의사소통이 되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알 길이 없는,,
아이의 마음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여자아이라 그런건지, 그냥 기질이 그러한 것인지, 아이의 반응이 갑작스러울 때가 종종 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자 하면서, 작년에 감기 걸린 얘길 했는데 울음이 터진다던지.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웃거나 울거나 한다든지.
어느 포인트에 감정이 격해지는지 종종 모르겠다.
말을 배우고, 여러가지 감정이 늘어가는 시기.
아이에게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 안의 감정을 보려고 노력 중이나,,
어린시절이 훌쩍 지나간 나는 도통 그 시절의 일은 잘 기억나질 않고,
그저 이런건가? 저런건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나와 짝궁의 유전자를 합쳐 내게서 나왔지만, 나와는 다른 인격인 아이는,
앞으로 더더욱 많은 걸 보고, 겪고, 자기만의 감정을 쌓아나갈텐데
내가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고, 어디까지 알고자 하는 것이 맞을지..
아이가 홀로 너무 멀리 가버리지는 않을지- 때로는 걱정이 된다.
정말 모르는 걸까..?
아님 벌써 말하고 싶지 않은 일/감정들이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