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대한 여러 고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
38개월과 18개월인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까지 "아 이게 맞아"라는 확신이 들었던 적은 별로 없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더 많이 흔들렸다. 아이는 너무 어렸고, 부모가 챙겨해줘야 할 게 너무 많은데, 무엇이 맞는지 알기 전에 상황을 맞닥뜨렸고, 그 후에야 주변 조언을 듣고, 여기저기 정보를 얻으며 판단하고 선택해야 했다. 그렇게 배워나간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아이가 커나가면서 아이의 기질, 발달 상황에 따라 늘 상황은 바뀌었고, 그래서 고민하고,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 사항들이 계속 바뀌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신생아 때는 고민의 가짓 수가 더 많다 뿐이지, 그 종류가 좀 더 단순하고, 정답에 가까운 답안들이 있었다. 우유를 먹이는 방법, 기저귀를 가는 방법, 잠을 재우는 방법, 여러 가지 아이 용품을 세탁하거나, 소독하거나, 아이의 몸을 관리하는 것 등등은 어느 정도 명확한 답변이 있다. 그러나 성장할수록 마주치는 상황은 점점 다양해지고, 아이의 기질, 성격에 따른 변수가 많아 내가 그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명확한 답변을 얻기가 어렵다.
첫째는 잠이 얕고, 예민한 기질이다. 주변의 변화하는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조심스러우며,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둘째는 잠은 잘 자는 편, 눈치가 빠삭하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적응도 빠르다. 겁이 없어, 일단 행동을 하고 보는 스타일이다. 성격이 급하고,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으면 대번에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다.
내가 낳은 아이들이지만, 뭐 이리 다른가 생각이 들 만큼 서로 다른 아이들이다. 그러니 한 아이를 키워봤다고 해서 두 아이 양육이 수월한 건 결코 아니다. 서로 다른 두 아이의 기질/ 성격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고, 더하여 두 아이 사이에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까지도 해결해야 한다.
도대체 아이를 키우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일인가- 생각해 보면, 분명 구 시대의 양육은 이토록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불과 백 년 전만 하더라도 연약한 아이들은 쉽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고, 그래서 대부분의 가정이 많은 수의 아이들을 낳아 양육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를 낳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키우는 것 자체가 중요했지, 아이들의 정신 건강, 교육 자체가 중요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 지금의 변화는 지난 어떤 시대보다도 격하고, 다양한 트렌드와 '카더라'가 공존하는 시대이다.
정답이 없다. 인터넷 서칭도 해보고 AI의 자문도 구해보고, 주변 경험자의 조언도 들어보고, 책도 뒤져보지만, 그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자라고, 상황도 변화 무쌍이 바뀌고 있다. 이 고민들이 쌓이고, 쌓여, 고민하고 찾아본 정보들이 누적되어 두 아이를 양육해 나가는데 작은 등불이나마 되기를 희망해 본다. 수많은 육아 관련 고민들 속에 유일하게 정답으로 생각되는 건 두 가지다.
1)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1순위다. 아이들을 나보다 선순위에 올려놓으면 안 된다.
2) 일단 내가 똑바로 서야 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내가 건강하고, 올바른 인간이어야 아이들도 그렇게 키울 수 있다.
이 두 가지만은, 언제나 마음속에 새기려 노력하고 있다. 인생의 1순위와 중심축이 아이들에게 옮겨가는 순간, 내 삶, 내 가정의 통제권은 내 손에서 벗어나고, 아이들에게 비중을 두는 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 욕심도 커질 것이다. 언제나 육아의 정도(程度)를 지키고 정도(正道)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