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둘, 현재 9개월, 29개월. 20개월 차이의 아이들이다.
둘째가 생기며, 계획보다 일찍 첫째가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고,
첫째가 어린이집을 가니, 바로 면역력 생성 훈련이 시작되었다. (자주 아프게 되었다는 말..)
첫째가 아프니, 둘째도 아프고, 병원 순례가 잦아졌다.
첫째보다 건강하게 출산한 둘째는, 웬일인지 병치레가 잦다.
첫째가 열심히 여러 균을 나르는 덕분인지, 아니면 본래 약한 건지
첫째 때는 겪어보지 않았은, 이른 감기, 중이염, 요로감염 1,2,3차. 잦은 입원.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못해준 게 있는 걸까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본다.
여러 소아과 관련 책과 관련 유튜브를 찾아봐도 부모 잘못은 없다는데,
크면서 면역 체계가 잡히고 건강해진다는데, 안심도 위안도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이 아프면 늘 마음이 힘들고, 두렵고, 생각이 많아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에 마음이 턱턱 막힌다.
아이 둘이 건강할 때는 온통 햇살이 찬란한 기분이다.
맑고 보송보송한 마음에 아이들과 이번 주엔 뭘 할까 생각하지만,
아이 중 하나라도 아플 땐 온통 먹구름에 비, 때로는 천둥 번개까지 우루루쾅쾅이다.
응급실이라도 가는 날은,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고, 겁이 난다.
어린 몸에 수액바늘을 꽂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펑펑 우는 아기를 달래야 하지만,
괜찮다고 아픈 거 금방이라고 아기를 보며 웃어주는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크느라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힘든 마음이 이러한데,
길게 아픈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
생각만 해도 두렵고 막막하다.
부모가 되어 결코 몰랐던 사랑과 두려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리 큰 두려움에 직면해도 뒤로 물러설 수 없음을
앞으로 나가야만 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경험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몰랐던 것을 너무 많이 알게 되었고,
더 많은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자주 아픈 둘째로 인해 마음이 아프지만, 더 많이 배운다고.
많기 배우기는 하는데 빨리 낫자고, 건강해지자고 속삭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