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lowcarver Jul 03. 2024

엄마의 수면

자도 자도 피곤한 건 왜일까?

첫째 39개월, 둘째 19개월. 요즘 아이 둘과 함께 자고 있다.

어젯밤에 불을 끈 것이 8시 반, 새벽 6시에 일어나기까지 나름 9시간의 수면이지만, 밤새 5번 이상 깼다.

첫째는 심한 기침감기 중이라, 자기 전에도 한참 기침을 하더니 새벽 2시에 갑자기 깨서 기침을 시작했다.

기침은 끝도 없이 계속 이어져, 점점 내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물 마실까? 싫어. 사탕 줄까? 싫어. 앉아서 기침해 볼까? 싫어.

그렇게 기침과 싫어를 반복하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쉬를 했단다.

급하게 이불을 걷어내고, 아이를 씻기고, 거실에 나란히 앉아서도 기침은 이어진다.

약간의 설득 후 간신히 물을 먹이고, 방에 들어가서 다시 잠을 청해 본다.

다시 누워서도 기침은 한없이 이어지고, 심란한 마음으로 생각을 해본다.


- 기침약을 먹었다. (더할 게 없다)

- 네뷸라이져를 했다. (더할 게 없다)

- 따뜻한 물을 마셨다.(더할 게 없다)

- 가습기를 틀었다. (더할 게 없다)

- 에어컨은 꺼진 상태 (더할 게 없다)

- 앉아서 기침을 하게 한다. 거부했다. (더할 게 없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기침에도, 뭔가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곰곰이, 뭔가 빠진 게 있는지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는지 생각하고 있는 동안,

아이의 기침은 조금씩 잦아들었고, 마침내 잠이 든다.

아이는 잠이 들었으나 나는 잠이 깨서, 한참을 이런저런 생각 끝에 얕은 잠에 들었다.

곧 둘째가 샤우팅을 한다. '엄마악' 뒹굴. 화들짝 놀라서 깼으나, 반응은 하지 않고 멈춤 상태.

어둠 속에 둘째를 쳐다본다. 아이는 두어 번 더 소리를 지르고, 자세를 바꾸더니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러기를 몇 차례, 누운 시간만 9시간인 얕은 수면은 어제의 피로를 씻어내지 못한다.


그래도 이만하길 어딘가, 아이들이 신생아일 때는 2,3시간마다 깨서 우유를 달라고 우니,

그때에 비하면야 지금이 낫다-고 생각해 본다.

수면 독립을 몇 차례 시도해 봤으나,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지를 몇 차례 마주했다.

(지난 수면 독립 시도 결과, 두 아이 모두와 함께 자게 됐다..  )

육아 선배들의 조언을 들어보자면,

- 기질 따라 다르다. 어쩔 수 없다.

- 초등학생이지만 같이 잔다.

- 고등학생이지만 때때로 같이 잔다.

- 그냥 포기하고 같이 자라. 등의 조언이 대부분.

나의 숙면은 어디로 간 걸까. 오늘도 좀 막막할 따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약 먹이기 전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