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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수 Jul 21. 2023

비도 안 오는데 ☂️ 쓰고 가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현장에서 피어나는 찰나의 지혜 'UX 인사이트'

숨 막히는 폭염과 자비 없는 폭우의 무차별적인 교차가

잠시 비 그친 흐리지만 숨 맑은 날씨조차 애타게 만든다.


이런 날씨엔 우산을 챙기는 것은 그냥 일상일 테고, 그래서,

애지중지 챙긴 이 우산을 지금 펴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관건!


지하철 출구를 나서며 비가 오지 않음을 잘 확인하고 가는데

어째서, 눈앞에 펼쳐진 길엔 우산 쓴 다수의 무리들이 있는 것일까?


내 감각이 무딘 것 같아 센서 민감도를 최대치로 눈을 감아 본다.

보슬보슬은 커녕 소록소록도 아니라 아냐, 정말로 비는 안 왔다!


그들은 전부 나와 반대편으로 향했고, 그렇게 우산무리를 스쳐 보냈다.

이윽고 빗방울을 느낌과 동시에 내 안에서 ⚡가 번쩍하고 말았다.


비로소 알아챈, 키 큰 플라타너스 꼭대기는 산들바람에 나부끼고 있었고

그 육중한 나무의 잎들이 보관하다 떨구는 방울들은 보슬비나 다름없었다.


비는 그쳤어도 줄지어진 가로수잎에 잠시 머물던 빗물이 떨어져 모이면

그 길을 계속 지나갈 사람 입장에선 우산을 펼쳐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라 비유한 유레카,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이런 게 'UX 인사이트'다!

End User의 입장이 되는 순간 통하듯 번지는 깨달음과 그 순간말이다.


우산을 쓸지 말지, 써야만 하는, 쓰고 싶은 이유는 하나같이 

'우산을 쓸 사람'에게 있는 것임을 잠시 망각해 버렸던 것이다.


그러니 비를 감춘 하늘 따위가 우산을 접어야 할 근거일 순 없었다.

조사와 추론이 지닌 오류가능성, 본시 지혜란 현장에 피어 있는 법이거늘.


불특정다수의 User란, 공감한다고 해서 공감 가능한 쉬운 대상이 아니다.

방금 전 당당히 고객경험을 외친 직후에도 버젓이 놓치는 것이 고객이다.  


가끔 UX 업계 혹은 UX 담당자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질문도 받는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바꿔 놓을 UXer의 일상이 아무렴 왜 없겠는가.


그렇지만 고객중심, 고객을 먼저 생각하자, 이 구호는 어쩌면 영원할 것 같다.

수천 년이나 지난 고전이 출처인 '역지사지'가 아직도 유효한 세상이라면.


이렇듯 'UX 인사이트'란 기본기와 자질이지만 실은 전반전에 불과하다.

후반전인 'UX 엑스큐션', 여기서 UXer의 실력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Cover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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